남들은 얼마나 힘든 군대를 다녀왔고 얼마나 스펙타클한 스토리가 함께 하였고 자신이 얼마나 전문적인 일을 하였는지 썰을 풀지만

나는 얼마나 등신같고 유머러스하고 환상속에만 존재할 거 같은 등신같은 군대를 다녀왔는지 밖에 할말이 없다.

내 이야기 뿐만 아니라 사실로 확인된 고참들과 인근 부대 썰까지 풀어보려고 한다.

1. 구보 - 대충 분위기 파악용임 재미도 없고 별 내용도 없음 / 패스 권장

남들은 최전방에서 스펙타클하게 군생활을 할 때 나도 그들과 함께 최전방에서 군생활을 하였다.

다만 나는 남쪽 끝이었다..... 전방의 GP나 GOP같은 '해안소초'가 내 자대생활의 시작이었다.

해안부대 경험을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해안소초'는 연병장.... 즉 운동장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아침 구보'나 체력단련을 위한 '구보'를 부대 밖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여름에는 구보를 하다가 인근 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기기도 하였고 소초PX에 항상 부족하던 담배구매를 할 기회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소초에 있을때.... 아침구보는 90%이상은 안했다.

그냥 안했다... 이유가 없었다.... 간부건 병사건 다들 귀찮았고.... 정말로.... 정말 가끔씩.... 산보수준으로 다녀왔었다.

그런데 정작 사고는 여기서 터진게 아니었다.

자주 문제를 일으키던 아빠군번 고참이.... 구보를 매우 멀리~~~ 멀리~~~ 나가서.... 거의 외출수준으로 나가서~~~

지가 민간인 주부도 아닌게 장을 보고 아이스크림 쪽쪽빨다가 그냥 차타고 이동중이던 '대대장'에게 걸렸다.

'파라다이스 소초'에 대해 잘 모르고 있던 대대장은 영창보낼 생각을 하기전에 무슨 사정이 있는가가 궁금했고

이 등신같은 선임은 '소초에 부식(먹을거)이 많이 부족해서 부소초장님 허락받고 주전부리 좀 사러왔습니다' 식으로 간부를 팔았고...

소초는 병사들이 사주는 과자를 엄청나게 먹을 수 있었으며, 중대장과 행보관이 대대장한테 피를보고 소대장(소초장)이랑 부소대장(부소초장)도 내리갈굼으로 피를 봤다.

그래도 우리 간부들이 대단한건 거기서 다른말 없이 자기들이 욕먹고 커버치고 다 끝냈다...

다른 부대에서 악폐습을 이야기 할때.... 구타.... 폭행.... 폭언... 욕설... 등이 주를 이루지만....

우리는 '리니지' 였다.

부소대장이 '리니지' 중독이었고, 나는 '리니지'를 좀 하다 군대에 왔었다...

그래서 진행 된 악폐습....'리니지' 였다.

진짜 내 소초생활 대부분은 '리니지 였다...

소초에는 싸제인터넷이 연결되었고... '싸지방'처럼 계정 같은거 필요없다.... 그냥 PC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부소대장 리니지 캐릭 부주를 돌리게 되었고.... 계약내용은... 먹는 템+아데나 만큼 돈으로 주거나 PX, 혹은 지마켓에서 먹을걸 사주고

나는 경험치만 올려주면 되는거였다....

그당시 라인캐릭에 아크다엘 이었고... 돈이 정말 잘벌렸다....

집행검 만들면 전역할때 차사준다고 해서 미친듯한적도 있지만.... 아무튼 돈은 정말 잘모였다...

축젤 축데이 이런거는 먹으면 그날 그냥 돈 뿜빠이 해달라해서 치킨먹고 피자먹고 그랬다... ㅋㅋㅋㅋ

아크레벨을 만져본적이 없기 때문에 '안타라스' 구경은 괜찮겠지 해서 '안타라스' 구경갔다가 누웠을때...

진짜 이틀 내내 개갈굼 당했다... ㅋㅋㅋㅋㅋ 미친 동기새끼가 조용히 넘어가면 아덴써서 경험치 복구하고 티도 안났을 건데

깐죽깐죽 소리치고 다녀서 걸렸다.

가끔 군대꿈 꿀 때, 나는 '리니지'하다가 캐릭죽거나 템떨구거나 그런꿈꾼다....

그런꿈이 웃길거 같다고요??.... 아무리 친해도 간부의 캐릭터가 눕거나 몇십만원짜리 템을 떨군다고 생각해봐요.... 하...

4. 아이돌

군대에 있을 때, 근처에 공연온 소녀시대를 실제로 본적이 있다.

그리고 난 제시카 팬이었다. 앨범하나도 안사고 생일도 모르고 팬클럽가입도 안했지만... 그냥 팬이었다...

제시카가 제일 이뻤다.... 

암튼... 우리 소초에 모 아이돌이 '위문'을 온적이 있다.

대대나 중대도 아니라 '소초'에~!!!!!

해당 아이돌이 이 내용을 알면 기절할 내용이기 때문에 아이돌이름은 밝히지 않겠다.

그룹명말하면 다들 알만한 아이돌이다....

아무리 편한 부대라도 하나 허락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건 '여자'였다.

그리고 그 욕망이 절정에 달하면 그냥 '변태'가 된다.

진짜 세상을 살다보면 정신나간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상상의 정도를 뛰어넘을 때가 있다...

아이돌이 위문을 왔는데.... 군대는 화장실이 남자화장실 밖에 없다...

아이돌이 화장실을 갈 때, 어깨같은 형들이 화장실 문앞을 지키고... 한번에 볼일 봤다....

그리고 인간의 정말 추악한 모습이 보여지게 됐는데...

이드병은 이제들어와서 이등병이고 일병은 일만해서 일병.... 병신이라서 '병장'이라고 부른다더니...

병장들이 쓰레기통을 뒤졌다....

그리고 '유레카'를 외치더니.... 그리고.... 그걸로... 개 또라이들....

그때 우리소초에서는 간부캐릭 눕혔거나 템 뛀궜나 하고서 우스갯 소리를 했었는데... 지금 쓰면서 생각해보니 거기도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는 막장 부대였다...

군견이 탈영한 적도 있는데... 군견병 좀 교도소 가는거 아니냐고 울고 그랬는데....3일만에 잡고... 간단하게 만창으로 마무리 됐었다.

그냥 기억나는 큰 이야기는 저런것들이고... 작은것들 간단히 써보자면...

- 중대에 사리곰탕 통조림이 많이 남아서 봉지 라면 끓일때 그냥 물이 아니라 '사리곰탕' 육수에 끌이는 걸 강제함.

진심 한두번은 이게 정말 맛있는데.... 이걸 계속 쳐먹이니....

- 소초 부식중에 스파게티가 많이 남아서 그 라면 '스파게티'로 하루 삼시세끼를 다 먹인적 있음

우리 부대에서 부대 부식 맛있게 먹는게 짬찌끄레기의 상징이었음.

우리는 항상 먹을게 풍족했음.....

- 군단장이 헬기타고 온다고 해서 군부대 뿐만 아니라... 인근 해수욕장이랑 둘러볼 수 있다고 일주일동안 해수욕장 근처까지 제초하고 청소하고 도로 아스팔트까지 물청소 했음.... 그리고 군단장 안옴...

- 간부랑 선임들이 군생활 하면서 모은돈으로 팬택&큐리텔 주식에 몰빵함.... 그리고 휴지조각 됨.... 이게 본인 이등병때 일임.... ㅋㅋㅋㅋ 우리 부대만 한 500만원 정도 날아감 내 기억속에 가장 심각했던 군대분위기는 이때임.... 더 가관인건 부소대장은 불안하다고 며칠 빠르게 본인이 가진 주식 팔았고 손해 안봄.. 선임들 대부분이 조금 더 벌어보겠다고 하다가 돈 날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우리부대가 얼마나 당나라 였냐면... 대대장 명령하에 중대장이 병사들을 밖으로 다 내보내고서 내무실이랑 다 점검한 적이 있음... 멀티탭 2개가 휴대폰 충전기를 주렁주렁 달고 나오고... 닌텐도DS와 PSP, 싸지방에서 보려고 만든 야동USB 등..... 너무 많아서 보통 휴가 짤리고 끝났다. 재판받는거 처럼 중대 간부들 다 있는곳에 한명씩 들어가서 결과 듣는데... '포반장'이 웃으면서 "XX는 군종병에 이발병에 일도 많이하고 했으니까 가중처벌 해서 사형시키죠." 하면서 분위기 풀어줘서 군장으로 끝났었는데... 미친 중대장이 군기교육대 수준으로 돌려서 이틀간 군장 도는데 진짜 그냥 영창 다녀오거나 휴가 짤릴걸 그랬나 하고 희망했었다.

- 이런 등신같은 부대였는데, 전투력은 최고였다. 내가 만난 선임들부터 내가 전역할때까지 '선봉중대'를 놓친적이 없었고 분대장파견, 공용화기 파견가면 전원 상위권에 사격대회라던지 무슨 사이보그 뽑는것처럼 뭐더라...그 엘리트 병사들끼리 뽑아서 경쟁하고 대회하는곳에서 우리중대가 항상 상위권이었다. 부대가 등신이라 '일과' 가 없고, 하는거라곤 '플스'나 '운동'이 전부다인데에다가 먹고 싶은만큼 먹고 여유시간도 많아서 몸이 박스그래픽 같은 놈들도 많았고 악폐습도 없어서 이등병때부터 운동하고 공부하다 보니 다들 머리도 잘 돌아갔다. 그러다 보니 휴가증이 넘쳤다.

- 휴가내역 = 부모님 초청휴가 4일 / 100일 휴가 5일 / 해안부대휴가 32일 / 정기휴가 30일 / 이발병 휴가 32일 / 군종병 휴가 32일 / 외축.외박 10일 이 내가 가진 기본휴가 였고 여기에 분파포상 공용화기포상 등이 어마어마 했다. (우리부대는 외출.외박을 휴가에 붙여쓸 수 있었다.)

- 부소대장 한테... "부소대장님 혹시 간첩 아닙니까?" 하고 농담 따먹기 하고 그랬음 ㅋㅋㅋ 진짜 부대 이렇게 돌아갈 정도면 간부들이 간첩 아닌가 하고 의심이 생김 ㅋㅋㅋㅋㅋ

앞뒤 서론본론도 없이 쓰게 됐네요...

그냥 세줄요약하면....

- 자대는 등신부대 가는게 짱

- 악폐습없고 등신짓만 하고 놀고 먹는게 전투력 1등 부대의 지름길

- 등신부대일수록 휴가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