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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추대에 반대하며..
게시물ID : sisa_7264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구지만2번
추천 : 8
조회수 : 37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4/17 23: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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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맞상대는 김종인이 제격이다" => 우리나라 국민들, 특히 중장년층들은 괜히 '젊어 진보, 나이들면 보수'라는 말이 있는게 아니구나 하는 걸 느끼게 하듯 화법에서 상대를 무시하거나 격하하는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여성 포함 남자들도 국민성 자체가 감성적인 경향이 있어 약자에 대해 동정하고 옳고 그름을 떠나 수세로 몰아넣으면 오히려 그 행태 자체에 대해 비판적 시선을 보냅니다. 

김종인 특유의 워딩은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을 때는 그 자체로 너무 윤색 없이 기사 타이틀화시킬 만큼 함축적이고 좋지만 국민의 당이나 안철수에 대해 지나치게 공격적인 언사를 보낼 때는 더민주 지지자들은 좋아할지 모르나 중도 보수층들은 오히려 피로감을 느끼게 됩니다. 기자들이야 좋아하겠죠. 흥정은 말리고 싸움을 붙이랬다고 기삿거리 자꾸 던져주니까 좋아하고 잘 모르는 더민주 지지자들도 언론 노출 빈도가 늘어나니 좋은 거라 착각하는데 이게 무조건 좋아할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총선 직후 '국민의 당은 쪼개질 정당'식 언급은 당에 아무 도움이 안돼요. 정당 득표에서 예상외로 더 많은 표를 받은 당이고 이쪽으로 표를 갖고와야하는데 이런식의 멘트는 국민의 당에 투표한 사람들에게 굉장히 거부감 일으킵니다. 지금은 전략적으로 야권 공조 통해 치명상 입은 새누리와 레임덕 시작한 대통령을 표적으로 법안 공조 등 해야할 일이 많은 상태이고 야당끼리 경쟁은 나중에 해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김종인과 문재인은 한몸이다" => 총선 직전 문전대표에게 언론이 김종인체제 총선 이후 지속 여부 물었을 때 짧게 "임시체제"라고 답변한 바 있습니다. 공천과정에서 문전대표가 이해찬,정청래 컷오프에 반대하고 통화하며 공천 요청했고 김종인이 거부했다는 기사도 여러군데 있었고. 비례대표 파동에서 문전대표가 중앙위의 반란(?)에 대해 아주 잘했다는 식의 트윗 멘션 날린 적이 있는 반면, 김종인은 비대위 뿐아니라 중앙위에 대해 모욕감을 느꼈다고 인터뷰에 남겼었죠. 

두 사람의 살아온 길이 너무나 다른만큼 사안에 대한 시각과 판단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김종인은 문전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야하는 때에 당 중진 몇명과 손혜원의 추천에 응해 본인이 마지막으로 요청했던거고, 김종인은 새누리에서 행복추진위원장이라는 직함에 머무르며 경제민주화 공약이 물거품 되는 과정을 겪었기에 단독 대표에 전권을 주지 않으면 응하지 않겠다고 딜 한 후에 응했던 겁니다. 

총선 후 김종인의 최근 문재인 관련 발언을 보면 

"대선주자 아직은 보이지 않아...연말까지는 부각돼야 할 것" 

文에 쓴소리 "선거 결과 보고 현실 냉엄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文, 구체적 집권 비젼 있으면 협조해줄 수 있지만..." 

"文, 내 말 안들어..." 이런 식입니다. 

결국 '내 말을 잘 들으면, 날 대우해주면'이라는 조건부 협력자일 뿐, 내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민주주의'와 '정권교체'가 일체화된 인물은 아니라는거죠.  

김종인의 공이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탈탕 과정에서 당을 안정화시키고 북한 괘멸 발언, 정의당과의 절연, 운동권 배제 발언 등으로 북풍을 차단했던 점은 논란의 소지는 있지만 공으로 쳐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선거 결과를 놓고 봤을 때, 의석수를 차치하고 더민주의 득표가 문재인 은퇴 불사 발언으로 2~40대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에 의한 점, 새누리의 폭망과 당일 우천으로 인해 새누리 지지층과 노인층의 투표 포기, 보수층의 국민의 당으로의 이반 현상 등에 의한 점이라고 봤을 때 수도권과 부산 경남의 선전에 김종인의 기여도가 얼마나 될지는 의문인 것 또한 현실입니다.

 지금껏 안철수 전에도 박찬종, 문국현 등 정치에 관심없는 무당층, 소위 중도 유권자들의 지지를 많이 받았던 정치인들은 있었지만 한순간의 바람일 뿐 오래 가지는 않았습니다. 

중도파들은 적극적 표심이 없기에 투표율도 높지 않고 대세에 순응하는 경향이 있어 안철수 또한 전례에 따라 꺾이고 말 것이라 봤는데 이제 안철수는 그들과는 다른 길을 밟을 확율이 커졌다고 봐야합니다. 
새누리 지지해온 보수층의 표를 더많이 갖고올 것이라 호언한 대로 이뤄졌기에 자신감을 가질 것이고 호남이라는 강력한 지역 기반을 차지했기 때문이죠. 게다가 의석수는 절반에도 못미치나 수도권에서의 정당 득표율은 더민주에 앞서기에 이번만은 결단코 양보 없는 완주에 대한 욕심을 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박지원,천정배,정동영이 어떤 사람인데? 하는 시각도 있지만 개인적으론 이들이 안철수와 손을 놓을 확율은 대단히 낮다고 봅니다. 순망치한이라고 안철수에겐 호남이,이들 호남 토호정치배들에겐 대선주자가 필요합니다. 천정배,정동영가 야심이 있다곤하나 호남 지역민들도 이들이 대선주자라고 여기진않을 것이기에 둘의 이해관계가 끊어지지 않는한 계속 갈 것이라 봅니다. 

 따라서 끊임없이 국민의당과 대립각을 세우고 우향우 보수화로 갔을 때 과연 새누리나 국민의당 지지자를 이쪽으로 데려올 수 있는 부분 [득(得)이 얼마나 될 것인가? 총선에서 중도 보수층이 더민주로 얼마나 왔는가? 우경화로 간다고 해서 이들이 더민주를 찍을 것인가?]와 

현재처럼 당 내에서 전횡하는 방식의 당 운영으로 당내 친문+민주화세력과의 갈등 양상을 띄게 됐을 때 지지층의 실망과 이탈, 혹여나 독자세력화를 통해 본인의 말을 보다 잘 듣는 후보, 운동권에서 거리가 멀고 보수층의 입맛에 맞을 후보와의 연대를 도모할 가능성 [실(失)이 얼마나 될 것인가? 문재인이 2선에 있을 수 밖에 없는 기간동안 '김종인당'으로 간판을 걸었을 때의 흥행 실패]까지 염두에 두고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김종인에 반대한다고 당장 물러나길 바라는 건 아닙니다.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까지는 맡아야죠. 김종인 특유의 화법을 들여다보면 본인은 추대를 해주길 바라고 있으니 이게 문제라는거죠. 

김종인이 더민주 내에 들어온 이상 자진사퇴가 아니라 경질 형식이 되면 이 사람 스타일상 언론에 오만가지 불평불만에 안좋은 이야기 늘어놓을거고 그건 당에 득될 게 없죠. 

야신으로 불리던 김성근감독이 지금 어떤 존재가 돼있는지 야구 좀 보는 분들은 다들 알텐데 시대에 뒤쳐진 야구 스타일에 젊은 유망주와 타팀의 노장과의 트레이드로 팀의 미래를 바꾸고 특정 선수 혹사로 엄청난 비난에 직면해있죠.  

반면 잘나가는 팀을 보면 두산은 김태형감독으로 바꾼 후 작년에 예상을 뒤엎고 작년 우승, 삼성은 도박파문 때문에 준우승 그쳤으나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 넥센은 주축선수 대거 유출로 꼴지 예상했으나 금년에도 예상외의 선전. 이들 팀의 공통점은 최신 야구 트렌드를 끊임없이 공부하고 수용하는 젊은 감독이 있다는 점입니다. 

 새누리도 싫고 더민주도 싫은, 정치에 적극적 관심이 없는 젊은층, 중도 무당파에겐 선거 전략적으로 다가서기 위해선 '경제민주화'도 좋지만, 스마트세대에 걸맞는 보다 트렌디한 공약 개발, 서민 경제의 추락에 대한 추상적이지 않은 확실히 와닿을 수 있는 경제 정책 개발, 중도층과 호남을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 있는 지도부의 구성, 이를 통해 새누리와 국민의 당을 상대적으로 구태 이미지로 보이게끔 만들 수 있는 역동적인 당의 모습, 세월호 같은 이슈가 터졌을 때 조중동의 비난을 두려워해 기계적으로 거리를 두기 보다 오히려 한발 더 먼저 다가가 국민의 아픔을 보듬을 수 있는, 기득권 입맛에 맞춤으로써 정치공학적인 덧셈 뺄셈으로 표를 얻으려 하기 보다 정말 대중에게 공감하고 대중에게 지지받을 수 있는 정당. 이게 대선에서 다수의 국민이 바라는 정당의 모습에 대한 정답이 아닐까요? 


 
 ps. 김종인 외에 누가 있냐?는 반박은 제발 ㅜ. 더민주 내에 세균맨도 있고 자천타천 인물들이 많습니다. 김종인도 경선에 나와서 선출되면 인정해드립니다. 그게 민주 정당 아닙니까? 그러니 추대하자는 말만은 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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