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느 중년 남자분이 사무실에 찾아오셔서 상담도 받으시고 의뢰도 하시고 뭐 주문도 하시고 (큰 껀은 아니고 상당히 자잘자잘한 걸로만...3만원 어치 정도? ㅋㅋㅋ) 목소리는 크신데 뭔가.... 쫌...... 뻥이 쎈 스타일의 아저씨...
그러시다가 상담해주는 저와 사사로운 수다를 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주문도 끝나셨는데 뒤늦게 "커피 주실 수 있으세요?"부터 시작된 .....고문.....ㅠㅠ
사무실 들어오실 때부터 이미 큰 목소리로 사람 찾으시며 사무실 사람들의 이목+정신을 뺐으셨기에 커피 대접해드릴 생각을 못 했네요. 호호호 -_- 저야 웃는 얼굴로, 원두로 드릴까요, 믹스로 드릴까요? 라고 답했지요. 손님은 믹스를 원하셨습니다......
볼 일 끝나시고 받으신 커피 덕분에 ㅠㅠ 끝까지 사사로운 얘기만 했습니다.
종교가 뭐냐 -_-부터 시작해서 결혼 여부, 나이는..... 왜 묻는지 ..... 종교 얘기만 10분 했습니다. 와아아아 ...... 초년에 지나친 종교 얘기는 피꺼솟입니다............. 타 종교 비방, 타 지역 종교인 비방, 현 지역 종교인 비방까지.... 하하하! 웃으면서 넘겼습니다. 하하!
결혼 질문에 나이 질문까지, 바보같은 저는 계속 웃는 얼굴로 ^^;;;; "나이는 서른 한 살이예요." 라고 답할 수 밖에 없었고
손님은
"어? 그래요? 내 눈에는 마흔 한 살로 보이는데? 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흐흐흐하흐ㅏ흐ㅏ핳하하하하하하
2차 피꺼솟.
특히 자신의 턱을 만지면서 제 턱.... 제 하관ㅠㅠ을 보면서
"턱을 보니 연륜이 느껴지는데요?"
그래요 .... 제 하관, 잘 발달되어있습니다.... 하하 ㅠㅠ
그때부터 식은땀이 났습니다. 정신줄을 놓고 손님께 욕할까봐.......
ㅎ ㅏ ....
저 조그만한 종이컵에 담긴 믹스커피가 줄지를 않습니다.
신상털기는 계속됩니다.
어디서 사나, 부모님과 같이 사나? -_-까지 갑니다. (ㅠㅠ 제가 너무 다 받아주었나봅니다. 흑흑흑) 부모님과 따로 산다고 답하였더니 -> 부모님은 어디 사시나?
저는 OO에서 살고, 부모님은 XX에 사십니다. (두 지역은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있습니다.)
-> 그럼 부모님 댁에 자주 가는가, 한 달에 한 번은 가는가, 전화는 자주 하는가, 전화는 자주 해야한다. 하루에 한 번 해야 한다. 최소한 사흘에 한 번은 해야한다. 부모님은 자식 목소리 들으며 사는 거다. 부모님은 자식 목소리에 기운을 얻으신다. 부모님 중 한 분과 통화했다고 '부모님'과 통화한 게 아니다. 아버지와 통화하고나서 어머니와 통화해야 한다. 한 분과만 통화하면 나머지 한 분이 섭섭해하신다 기타 등등 솰라솰라~~~
3차 피꺼솟.
제가 부모와 떨어져 지낸지 7년이 넘었습니다. 부모님과의 트러블이 너~무 심해서 일찌감치 멀리 사는 겁니다. 그런 부모님과 전화통화하면... 어색해죽을 것 같습니다. 떨어져 지낸 시간, 무시 못하겠네요. 1년에 3번 통화합니다. 설날, 생신, 추석 .... 아, 이번 추석에도 '카톡'으로 떼웠는데......................
아아......
내가 왜 이런 소리를 듣고있어야 하나 .....
"아, 예... 예...." 몇 번 해주고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버렸습니다.
자려고 침대에 누웠다가 분노오오오오가 솟아나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하관 얘기할 때 그냥 분노할 껄 그랬나 ............. 아아....ㅠㅠ
글로 정리해서 쓰다보니, 아저씨도 저에게 참 좋은 뜻으로 충고해주고 가르치려 했다(.....)는 거 잘~ 알겠네요. 하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어떤 사정을 갖고있는 사람인지도 모른채 가르치려 하면 ㄴ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