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먹고 헤롱거리므로 음슴체
본인 결혼 4년 차
평범한 맞벌이 30대 직장인 유부녀
아이는 아직 없음
올해나 내년에 가질 생각
신랑의 취미는 게임
게임 인생만 어언 20여년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자기 방에서 게임 중
집에 하여간 게임에 관련된 어지간한 건 다 있음
ps2
ps3
ps4
ps vita 1, 2
ps vita tv
ps 전용 헤드셋
닌텐도 ds 한국판&일본판 각 1대씩
고사양 pc
32인치 모니터*듀얼
목받침 있는 편안한 고급 의자
각종 게임 소프트들(한정판 다수)
그밖에 일본 및 국내에서 공수해온 다양한 굿즈들
주변의 많은 분들이
힘들겠다 싫겠다 하시는데
전혀 네버네버
본인은 전혀 불만이나 힘든 것 없음
아니 애초에
왜 힘들어야 하지? 싫어야 하지?
이런 생각이 있음
사람은 누구든 자신을 믿고 응원해주고 신뢰해주면
어지간한 ㅆㄴ이 아닌 이상에야
그 기대에 보답하고 부응하려 노력함
본인은 신랑에 대한 무한신뢰와 애정이 있고
신랑 역시 스스로 컨트롤하며 일상생활에 무리 없는 선에서 즐겁게 즐기므로
저 취미를 막거나 중단시킬 생각은 추호도 없음
오히려 독려하는 편임
예판 정보 뜨면 같이 공유하고 예판 도전하고
내가 건지면 울 신랑 좋아라 기뻐하고
고맙다고 스타벅스 기프티콘 쏴줌
집에 돌아오면 포상으로 치킨 시켜줘서 같이 뜯으며 게임 얘기함
사실 본인은 게임 뭔지도 잘 모르고 1도 관심 없는 사람이지만
어쨌든 내가 사랑하는 신랑이 좋아하는 분야이니 열심히 들어줌
어차피 신랑도 내가 잘 모르는 거 알고 말하는거지만
게이머들이 구박받는 세상에 누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썩 고마운 눈치
주변에서 왜
신랑 게임하게 냅두냐고들 묻는데
내 대답은 이렇다
난 게임만큼 재밌게 신랑하고 놀아줄 자신이 없다...
솔직히
내가 아무리 이국주 박나래 김숙이래도
몇 시간 동안 누군가를 끊임없이 재밌게 하긴 불가능하다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재밌고 즐거운 건 환상이고
실제로는 다 자기 생활 속에 빠져있다가
집이라는 공간에서 한 곳에 모이기로 약속한거고 그렇게 따른 것 뿐
우리들 결혼 전에도 부모님 형제자매랑 일상 다 공유하며 알콩달콩 매일 수다 떨고 그러진 않았잖음?
(있을 수도 있지만..)
그래서
신랑은 신랑 나름의 건전하고 익숙한 방식으로 스트레스 풀게 하고
난 내 나름의 방식으로 각자 시간을 보내는 걸 택했는데
결론적으로 이게 좋은 게
신랑도 혼자만 재밌게 노니까 좀 미안했던지
나하고 있는 시간엔 정말 잘해주고
그럼 나도 기분 좋고
이런 식으로 살다 보니 딱히 싸울 일도 없고
잘 살게 되더라는...
(실제로 결혼 후 부부싸움한게 다섯손가락에 꼽을 정도)
나는 그래서 내 주변 유부녀들에게
신랑 취미생활을 존중해주라 말함
딴 건 다 되도 게임만은 안 돼~ 라고 하는 사람들에겐
세상에 게임만큼 건전한 취미가 어딨냐고 말함
혹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어떨까 싶지만
일단 지금으로선 아이가 생긴다고 신랑 취미활동을 막을 생각은 1도 없음
대신, 이게 성립되려면 조건이 있음
남자분들도, 본인 취미생활을 존중받고 싶다면
그에 따른 책임과 조절을 해야 함
이거 못할 것 같으면 아내에게 잔소리 들어도 할 말 없음
게임 뿐만 아니라 모든 취미가 마찬가지라고 생각함
그런 의미에서 우리 신랑은 참 잘하고 있고
자기 취미생활 잘 즐기고 내게도 잘 해주는 멋진 남자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