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한숨도 못자고 있다가 혹시나 다시 갖다놓지않을까해서 아침 5시부터 아파트 입구에 집 차를 세워놓고 봤습니다. 워낙에 오래된 아파트라 씨씨티비가 없을 수도 있겠다싶기도 했고 처음 타기에 익숙지 않아 도로 갖다놓지않을까해서요.
한시간정도 지나니 누군가가 두리번거리면서 제 눈에 익숙한 자전거를 끌고 오고있는걸보고 바로 차에서 내려서 붙잡았습니다. 다가가 보니 다소 어려보이는 사람이었습니다. 숨이 턱 막혀서 말을 못하다가 자전거 본인꺼냐고 하니까 죄송하다고 말하더라구요. 호기심에 꺼내서 타봤다. 이뻐서 탐이 났다는 말을 늘어놓길래..
밤새 걱정했던 것도 생각나고.. 이 사람을 어떻게 할까싶었습니다. 제가 너무 화가 난 상태라 이 사람 말을 더 듣다간 큰일날것같아서 일단 지금 집에 부모님 계시냐고 물어봤습니다.
"보호자한테 나는 말을 해야겠다. 자식이 도둑질했는데 보호자가 책임을 져야할것 아니냐고.." 바로 무릎꿇고 빌더라구요.....
그럴거면 차라리 걸리지나 말던가... 동이랑 호수 말을 안하면 난 경찰서에 가서 당신 신고를 할거라고 하니 그제서야 말을 하더라구요.
바로 옆집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바로 그 사람을 데리고 가서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그 사람 어머니가 나오시더라구요. "저는 옆집에 사는 사람인데 갑작스레 방문해서 죄송하다. 다름이 아니고 자녀분이 제 자전거를 몰래 타고 가져다 놓은걸 제가 발견해서 데리고 왔다. 자전거 가격을 떠나 다른 사람물건을 가져가면 안되지 않냐. 경찰서에 도난신고를 해놨으면 어쩔뻔했냐. 저도 이쁜 물건보면 갖고싶고 그렇다. 그렇다해서 제 맘대로 가져가진 않는다." 이렇게 말을 하니 그 사람 어머님께서 정말 죄송하다. 변상해드리겠다. 자식교육 잘못 시켰다. 라고 말씀하시면서 우시더라구요..
.... 그걸 보면서도 저도 마음이 좋지 않기도 해서 저는 "물건이 돌아온걸로 됐다. 오다가다 마주칠건데 제가 변상 받는 것도 그렇고.. 그냥 재발방지만 해주셨으면한다. 저도 아침에 다짜고짜 방문을 해서 죄송하다. 너무 다그치지마시고 잘 타일러주시면좋겠다"라고 말을 하고 나왔네요.. 밤에 급한 마음에 글을 올렸는데 신경써주신분들께 감사드리고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