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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이란이런곳이다!(화생방)
게시물ID : humorstory_1006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켓맨
추천 : 12
조회수 : 113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5/07/14 09:43:59
화생방 》 




신병교육 4주차에 들어서면서 

화생방교육이 돌아왔다. 




화생방. 

화학적 생물학적 방사능 공격에 대한 대처능력.. 

..을 기른다는... 




-_- 




맞나? -_-a 

다 까먹었어여 -_- 




군대를 갔다오지 않은 사람이라도 

화생방에 대한 얘기는 들어봤을 것이다. 

화생방 = 죽음 을 의미하는 최악의 훈련. 

뭐 물론 다른 훈련이 힘들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필자는 화생방에 가장 높은 점수를 매기는 바이다. 




가스실 실습은 제일 마지막날 약 1~2분 정도밖에 하지 않지만 

그 1~2분 사이에 지옥을 맛볼 수가 있다. -_- 




학창시절,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한시간 동안 벌서느니 

차라리 몇대 맞고 말겠다고...-_- 




그러나 가스실은 다르다. 

오죽했으면 필자는 가스실에 1~2분 정도 있으면서 

차라리 한 두어시간 죵나게-_- 처맞는게 행복하겠다는 

그런 어이없는 상상도 했었다. 




화생방교육을 하는 주에는 

일주일 내내 적의 화학전술에 대해서 배우고 

방독면 착용 및 기타 화학장비 착용요령, 

제독제 사용법, 화학전시 대처방법 등등에 대해 교육을 마친 후 

교육 마지막날에야 가스실 실습을 하게 되는데 

앞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암것도 아니고 

오로지 고작 1~2분간의 가스실실습을 위한 

폭풍전야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그렇게 약 4일동안 화학전에 대한 기본교육을 마치고 

드디어 찾아오고야 만 가스실실습날... 

그동안 들은게 있어서 그런지 내심 두렵기도 했지만 

모두들 기대하는 모습. 




전우1 : 야...오늘 드디어 가스실실습날이네. 

전우2 : 밖에서 형한테 듣긴 했는데 진짜 어떨까? 

전우3 : 내가 듣기로는 진짜 죽음이라던데... 

전우4 : 야야...그래봤자 한 1~2분 있는건데 뭐...설마 각개전투보다 빡세겠어? 




훗, 모두들 위와 같이 생각은 하지. 

함 들어가봐 이새키야 -_- 




화생방교장에서 번호순으로 차례대로 가스실에 입장을 하고 

나는 134번인지라 차례가 돌아오려면 꽤 멀었다. 

가스실실습을 하는 인원들 외에는 

가스실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금까지 배운 것들을 복습하고 

방독면 쓰는 방법을 수없이 반복한다. 




그리고 조교의 간단한 질문. 


조교 : 자...곧 가스실에 들어가는데...혹시 천식이나 기관지염 있는 사람? 




몇 명이 쭈뼛쭈뼛 손을 든다. 

돌아보니 뭐든지 맨날 열외하려던 약해빠진 녀석들이군. 




이런 말 하기 좀 뭐하지만 

솔직히 저런 녀석들 맘에 안든다. 

남자랍시고 군대까지 왔으면서 약한 모습 보이는 놈들... 

하고싶어 하는 놈이 어디 있냐? 힘든건 다 똑같지. 




조교 : 넌 뭐야? 

약골1 : 아...저...어렸을때부터 천식이 있습니다. 

조교 : 어 괜찮아. 그 옆에 넌? 

약골2 : 저...축농증이랑 비염이 심합니다. 

조교 : 가스실 들어가면 깔끔하게 낫는다. 다음? 

약골3 : 저...폐소공포증이...방독면을 도저히 못쓰겠습니다. 

조교 : 어차피 들어가면 벗을테니 안써도 된다. 다음? 

약골4 : 어제 발목을 삐었습니다. -_- 

조교 : 넌 두번 들어간다 이씨박새캬 -_-; 




하하...-_- 

조교 오랜만에 맘에 든다. 

가스실 앞에선 어떤 핑계도 웬만해선 통하지 않는다. 

남들 다 하는거 그냥 조용히 들어갔다오길 권하는 바이다. -_- 




우리 조 앞쪽에 길게 서 있던 녀석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어느새 앞에는 한개 조도 남지 않았다. 




" 자 다음 조 방독면 착용한다 실시!!" 




우리 조는 모두 방독면을 착용하고 새는지 안새는지 확인을 했다. 

으음...조금 전까지만 해도 멀쩡한거 같았는데 

막상 가스실에 들어가려니 왠지 새는 것도 같다. -_- 




" 자~뛰어~갓!!!" 




-_- 




가스실... 

교장에서 좀 멀다. -_- 




방독면을 써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그거 죵니 갑갑하다. 

방독면이라곤 하지만 숨쉬기도 갑갑하고 

무엇보다 어딘가에 턱 갇혀버린 느낌이 들어서 

폐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절대로 쓰지 못한다. 




그걸 쓰고... 

가스실까지 죵니 뛰었다. -_- 

안그래도 갑갑한데 산을 타고 뛰어가니 

가스실 앞에 도착했을땐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헥헥거리며 가스실 앞에 도착하니 

우리 앞에 갔던 조가 아직도 들어가지 않고... 

가스실 앞에서 졸라게 구르고 있더라. -_- 




조금 있으니 가스실 문이 쾅!!하고 열리며 

걸레가 된듯한 훈련병들이 뛰쳐나온다. 

얼굴은 온통 눈물콧물범벅에.. 

침까지 질질 흘리며 나오는 꼴이 가관이다. -_- 




곧이어 우리 앞조가 가스실에 들어가고... 

조교가 우리 조를 향해 뜻모를 웃음을 흘린다. 




조교 : 흐흐흐흐흐... 

훈련병들 : -_-; 


조교 : 가스실 실습 요령에 대해 알려주겠다. 

조교 : 일단 가스실에 들어가면 교관님의 통제에 따라 방독면을 벗어서 신속하게 휴대낭에 넣는다. 

조교 : 그리고나서 군가 한곡을 부르는데 모두 같이 큰 소리로 불러야 된다. 

조교 : 한놈이라도 안부르거나 목소리가 작거나 쌩쑈를 하면 가스실에 있는 시간은 더 길어질 뿐이다. 




으음...군가 한곡...우리 조는 서로를 돌아보며 

군가 하나만 확실히 하고 빨리 나오자고 서로를 격려했다. 




조교 : 어쭈? 이새키들 봐라? 누가 떠들라고 했지? 이새키들 앞으로 취침 


훈련병들 : 후다닥~! 


조교 : 이새키들 동작봐라 이거..좌로 굴러! 우로 굴러! 뒤로 취침! 앞으로 취침! 빨리빨리 안하지?!! 

훈련병들 : 헥...헥...(개시키...-_-) 

조교 : 엎드려! 기상! 앉아! 일어서!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 좌로 굴러! 우로 굴러! 




-_- 

악마같은 새키...-_- 




가뜩이나 방독면쓰고 뛰어오느라 숨이 가쁜데 

거기다 얼차려까지 받으니 숨쉬기가 힘들다. 




앞에 놈들이 하던게 이거였구나...-_- 




나중에야 느낀 거지만 

이새키들 일부러 그러는거 같다. 

숨찬채로 가스실에 들어가서 

좀더 가스를 듬뿍 마시라고...-_-; 




한동안 구르고 있으려니 

앞조 놈들이 가스실에서 뛰쳐나왔다. 

침을 땅바닥까지 질질 흘리는 놈들, 

나오자마자 오바이트하는 놈들, 

인제 우리도 저렇게 되는건가? -_- 




조교 : 뭐해? 다음 조 들어가라!! 




우리 조는 잔뜩 숨이 찬 채로 가스실에 입장했다. 

방독면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화학가스가 느껴진다. 

얼굴이 죵니 따갑다. 

다행히도 방독면은 새는건 아니었는지 

조금 따가운 공기가 느껴지긴 했지만 

그다지 고통스럽진 않았다. 




그것보다도 지금 쓰고 있는 이 방독면이 너무 갑갑하다. 

아...젠장...조교가 굴리는 바람에...졸라 숨차네..-_- 




우리가 들어서니 밖에서부터 문을 잠그는 소리가 들린다. 

가스실 안에는 교관 한명과 조교 한명이 

방독면을 쓴 채로 서 있었다. 




조교 : 뭐해 이새키들아!!! 똑바로 줄서!!! 




우리는 일정한 간격으로 옆으로 나란히 섰다. 

아악...얼굴이 너무 따갑다. 

간혹 쿨럭거리는 놈들도 있다. 




교관 : 자...방독면을 벗는다 실시!! 




교관의 말에 일제히 방독면을 벗었다. 




꾸..꾸에에에엑~!!! 

카아아아악~~!! 쿨럭!! 

콜록콜록!!! 




이...이런 지옥이...-_-; 

방독면으로 가려져있던 얼굴이 드러나자 

따가운 공기가 얼굴을 강타했다. 

다들 숨이 차고 갑갑했던지라 

방독면을 벗자마자 숨을 크게 들이쉰 듯... 

기침을 하고 발을 동동 구르며 

이상한 소리를 질러댄다.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_- 




교관 : 이새키들 봐라?!!! 똑바로 가만히 안서있지?!! 똑바로 설때까지 군가 안한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죽음의 공기에 

다들 정신이 혼미하고 어쩔 줄을 몰랐으나 

어떻게든 빨리 나가자는 일념에 다시 똑바로 섰다. 




교관 : 자...군가 하나만 끝까지 똑바로 부르면 내보내준다. 한놈이라도 안부르기만 해봐라!! 

교관 : 군가한다~군가는~진짜~사나이~군가시작~하나 둘 셋 넷!! 

훈련병들 : 사나이로~쿨럭!! 태어..쿨럭..할일도..쿨럭!! 많다만...쿨럭쿨럭!!! 




정말..정말로...죽을 힘을 다해 불렀다. 

노래도 제대로 부르지 못하고 계속 기침만 해대는 녀석도 있다. 

여기저기 침을 질질 흘리면서 눈물콧물 다 짜낸다. 

화생방...진짜 지옥이다... 




어렵게어렵게 군가를 마쳤다. 




교관 : 어쭈? 이새키들 누구는 부르고 누구는 안부르지? 이새키들 노래 하나 더해!! 




크아아아악~군가 하나 부르는것도 엄청난 고통이었는데 

또 하나를 더 부르라고? -_ㅜ 




교관 : 한 곡 더 부르고 나간다...이어지는 군가는... 

교관 : ...어머님 은혜...군가시작...하나 둘 셋 넷!!! 




어머님 은혜? 이게 군가였던가? -_- 




훈련병들 : 나~실제...쿨럭!! 괴~로움..쿨럭!! 다아~잊으시고~쿨럭쿨럭!! 

훈련병들 : 기~르실제...쿨럭쿨럭!! 밤~낮으로...쿨럭!! 흑흑...애~쓰는 마음...흑흑..쿨럭!! 




아아...가스실...너무 맵다. 

자꾸만...자꾸만... 

눈물이 난다. 




화생방이 이런 것이구나...이렇게 괴로울 줄이야... 




" 진~자리..쿨럭..마른 자리...쿨럭..갈~아뉘시며..쿨럭...흑흑.."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아래 그 무엇이 높다하리오. 


어머님의 희생은... 




어머님의 희생은... 

어머니... 

어머니... 




가스실은 정말로...너무나 맵다. 

자꾸만 자꾸만 눈물이 난다. 

눈물이... 

눈물이... 

쉴새없이 흘러내린다.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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