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워낙 집에서 내놓은 자식에다가,
아들처럼 자라기도 했고,
아부지한테 (딸인데도) 정말 개처럼 쳐맞기도 했고
쌍욕도 듣고,
뭐 암튼 아버지랑은 정말 사이가 더럽게 안좋았다가
결혼하기 몇년전부터 갑자기 급 사이가 좋아졌드랬죠.
왜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아마 고향 떠나
타지방에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인 듯 합니다.
그래서 결혼식 당일에서도 아빠 보면 눈물이 안나고
오히려 엄마를 보면 눈물이 날 것 같았죠
하도 아빠한테 내놓은자식 취급 받아서 엄마랑 관계가 무척 두텁다보니...
그러다가 본식이 시작되고
신부입장 하기 바로 전에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몇십년전부터 상상해왔던 그 장면이 드디어 다가왔구나" 라구요
신부입장하면서 아버지와 함께 동반입장했는데
아버지 얼굴을 못보겠더라구요
계속 땅만 보고 걸었어요
신랑에게 넘겨지고 나서도 아부지 얼굴을 쳐다도 못보다가
"부모님께 감사의 인사"
를 할때 어쩔수없이 살짝 부모님 얼굴을 보자마자
망설임없이 눈물이 터져나왔었습니다
무슨 감정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시원섭섭한 마음이 좀더 컸었던 것 같아요
부캐던지고 마지막 사진찍을때까지도 계속 울었네요
겨우 진정하고 나니
한복입고 식사하는 장소에서 탕수육 하나 입에 물고 있더군요 ㅋㅋㅋㅋ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감정이었던 거 같기도 해요
딸가진 부모는 다 이런 마음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