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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의원께 드리는 글
게시물ID : sisa_7291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구지만2번
추천 : 2
조회수 : 610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4/21 17:07:21
 
   마키아벨리는 정치인이 대중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 외양의 조작을 구사해야 된다는 점, 즉 위선의 가면을 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마키아벨리의 후예들이라 민낯을 숨기고 교묘한 말로 속내를 감추며 자신을 포장해왔습니다. 

  우리 역사에 속내를 숨기지도, 가공하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대중의 열광적 지지를 이끌어냈던 정치인을 꼽으라면, 단 한명 노무현대통령을 꼽겠습니다. 역사적 순간에서, 개인사로서도 질곡을 넘나들 고비마다 그는 민낯을 드러냈지만 그걸 부끄러워하진 않았습니다. 

노무현의 도전은 실리를 좋아 이합집산하고 배신과 변절을 밥 먹듯이하는 정치판에서 기이한 행동처럼 여겨져 '바보 노무현'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만 오히려 그런 우직함이 대중적 지지를 불러온 그의 자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정신분석학자인 정혜신박사는 글에서 '상대방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있는 두 사람이 있다. 여차하면 두 사람이 모두 죽을 수 있는 팽팽한 긴장상태다. 서로 총을 내려놓자고 말을 해보지만 상대방을 믿을 수가 없다. 나는 내렸는데 상대방이 나를 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다. '나는 믿을 수 있는데 네가 문제' 라는 것이다. 이럴 때 상대방을 신뢰하고 먼저 총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의 배짱은 범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노무현이 바로 그런 배짱을 가진 사람이다.' - 정혜신, '바보vs배짱좋은 남자' 中 (p94)

 정혜신은 이 글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무모한' 게 아니라 '대담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승산 없는 게임에 무조건 달려드는게 '무모한' 사람이라면, 가능성은 적지만 그래도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을 시도할 줄 아는 것은 '대담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수 많은 실패를 겪었지만, 언제나 도전할 때는 상식과 진정성이 가져올 승리를 꿈꿨고 유리하진 않았지만 합리적인 결정이었기에 실패해도 도전 그 자체로 의의를 두었고, 그것이 차츰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그의 곁에 정치인이 아닌 국민을 모이게 만들어 당선보다 더 많은 낙선을 한 정치인을 대통령이 되게만든 결정적 이유라 봅니다. 

정청래의원을 지지합니다. 하지만 정청래가 노무현의 길을 걸을 필요도 없고 닮을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노무현은 '바보'라서 국민에게 사랑받았지만, 한편으로는 '바보'였기에 버림받기도 했습니다. 

공당이 오랜기간 진통을 겪으며, 대표 물러나라는 압박에도 버텨내며 겨우 마련한 공천 시스템이, 외부에서 후임으로 온 객원 군주의 초법적 전횡으로 박살이 나고 본인도 단지 그 사람의 주관적 판단으로 공천받지 못했음에도 당을 지키고 선거운동에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뛰어다닌 점은 아무리 높게 평가해도 모자를 것입니다. 

그런데도 선거 후 단지 직설적인 화법으로, 당내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공세적 자세를 취했다해서 비판하는 것은 뭔가 이치에 맞지않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고해서 정청래가 무조건 맞다는건 아닙니다. 비슷한 시기 손혜원의 페이스북도 공개됐는데 문장은 함축적이었습니다만 함의는 비판의 날이 서 있는 글이었습니다. 문제는 정청래의 트윗은 비판하는 사람들도 손혜원 글을 비판하지는 않았다는겁니다. 
     
 '리더의 품성과 인격, 능력과 가치와 철학, 비전이 총체적으로 어우러져 발휘되는 몸통이자 근원적인 힘이 중요한 것이다. 그 몸통이 바로 워딩파워다.  '  

'일본 리더들은 일찌감치 ‘언력 정치(word politics)’란 용어를 사용하며 워딩파워에 눈떴다. 도쿄대 다나카 이키히코 교수는 ‘언력 정치’라는 말을 주창하면서 남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고 상식과 통설이 될 수 있는 말을 골라 쓰는 힘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워딩파워가 정치인의 이미지와 경쟁력을 얼마나 크게 좌우하는가를 역설하며, 정치와 외교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일수록 그 힘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킹 목사가 “나에게 꿈이 있습니다”라고 하지 않고 "흑인을 차별하는 백인은 처벌해야만 합니다" 고 했을 때, 그 연설이 그만한 파급력을 가질 수 있었겠습니까? 

말로 지지자들을 결집시켰던 노무현대통령이 취임 후 말로 구설에 오르내리는걸 목도한 입장에서 정청래의 진정성은 감히 거친 말에 의해 희석되지 않음을 잘 알고 있음에도 충정에서 조언드립니다. 

선거 전에도 후에도 손혜원위원장과 자주 식사를 한다고, 말 없이 밥만 먹는다 했는데, 손위원장이 정치 문외한이었고 경력 또한 정의원님에 비하면 일천합니다만 이미지메이킹, 홍보, 언론 활용, 워딩.. 배우시길, 곶감처럼 빼먹으시길... 이런 방면에선 그 누님이 정의원님보다 두수는 위라고 봅니다. 

 정청래가 야권 일부 지지자들에게 절대적 지지를 받기보다 더많은 국민의 보편적 지지를 받도록, 마포 지역구 의원이 아니라 서울시장, 당 대표, 대통령....더 큰 포부를 실현하기 위해선 변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을 위해 변할 건 변해야하듯. 내 뜻은 이런데 의미는 알아주지않는다고 불평해봐야 ? 달을 가르키는데 손가락만 쳐다본다면 그 사람의 손을 들어 달을 보게 해야죠. 아이와 얘기하며 자세를 낮추듯이. 보수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진정성을 더 많은 국민에게 알리고 소통하기 위해서. 

 PS. 트윗을 보며 정의원님 의중에 적극 지지하면서도 일견 논란에 대한 안타까움에 몇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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