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접니다. (42세 유부징남)
때는 바야흐로 1998년. 삐삐와 PCS가 공존하던 빗살무늬토기시절
막 제대하고 정신없던 시절.
꿈을 꾸면 다시 군대를 가던 시절. 악!!!~~~~하고 일어나면 옷걸이에 개구리마크달린 전투모가 보이면서
아련한 뿌듯함에 다시 잠을 청하다가 이새끼가 아직도 늦잠이라고, 정신을 못차렸다며 어머니께 등짝을 얻어맞던 시절.
정신을 차리려 영어회화학원을 등록했는데 수업때보다 캐나다 선생이랑 감자탕에 소주마시면서 더 많은 실전회화를
익혔던 시절(지금은 영어고자)
그러던 시절 집으로 걸려온 전화
"거기 94학번 OO선배님 댁인가요?"
"충성 통신보....아....네 제가 OO입니다"
"네 저는 97학번 2학년 과대 OO입니다. 몇일 후 있을 학년견학관련해서 회의를 좀 하려하는데
괜챦으시면 학교에 잠깐 나와주실 수 있을까요?"
그렇게 오랜만에 찾아간 학교.
막 꽃이 피던 캠퍼스는 그야말로 반합으로 모포 각잡던 시절을 잊게해줄 만큼의 싱그러움으로 가득차있...
회의를 한다고 하던 빈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90도로 인사하던 2학년 과대 여자후배, 남자후배.
순간
"아....이 여자후배랑 결혼하게 되겠구나" 라고 생각이...아니 확신이 들었습니다.
여자후배에게 "그래 어떤 내용으로 회의를 할꺼야?" 라고 묻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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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프라이즈호 워프하듯...
지금 초6남, 초3녀의 학부형이 되있더군요.
물론 옆에 누워있는 그 여자후배는 21살에서 39살로 변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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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행복합니다. 갑자기 노래가 생각나는군요.
나까부시 츠요시가 부릅니다. "R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