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초창기에 차기 민주당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건 넷 정도였음. 박원순, 안희정, 이재명, 김두관.
박원순은 민선 최초의 3선 서울시장이자 참여연대 원년멤버로서 넷 중 가장 무게감이 있었고, 안희정은 19대 대선 경선에서 간발의 차로 이재명을 제치고 2위를 했을 정도로 당내 기반이 탄탄했으며, 이재명은 경기지역에서 꾸준히 세를 확장하여 팬덤(당시에는 손가혁)을 확보했었고, 김두관은 참여정부 장관 출신으로 영남에서 이장-군수-지사를 두루 지낸 지방자치 민주주의의 상징 같은 정치인이었음.
박원순, 안희정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음. 사실여부를 떠나 정치적으로는 끝나버렸음.
김두관은 이미 18대 대선경선 때 지사직을 사퇴하면서 욕을 바가지로 먹으며 지지층을 잃었기에 넷 중에 가장 가능성 없는 후보였고, 실제로 20대 대선 경선에는 이재명 캠프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경선에서 사퇴함. 현재 재선의원이지만 처음 당선된 곳은 뜬금없이 출마한 김포였고, 지금은 양산이긴 하지만 어쨌든 과거 영남에서 독보적이였던 영향력이 사라지고 독자세력화에 실패했음.
이재명은 19대 대선 경선에서 너무 무리하게 문재인을 공격하다 2위도 아닌 3위로 떨어졌고, 20대 대선 경선에서는 0.3%차로 결승투표를 피하더니 본선에서는 0.7% 차로 낙선한 후 뜬금없이 인천으로 가는 바람에 당내외에 상당한 반발을 불러일으켰음. 현재도 당대표 출마를 가지고 잡음이 큰 상태.
이처럼 당내 리더십이 실종되어 보이는 근본적인 이유는 포스트 문재인으로 기대받았던 4인 중 단 한명도 긍정할만한 리더십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임. 20대 대선에서 낙선한 이재명을 계속 내세우든,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빠르게 대체하든지 해야 하는데, 이재명은 대선 직전과 비교해 보더라도 당내 입지를 스스로 축소하는 악수를 두었고, 그렇다고 그 빈 공백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다른 이가 있는 것도 아님. 민주당에 좋은 정치인 많지만, 차차기 정도만 보이지, 차기는 딱히 보이지가 않음. 그게 지금의 혼란상을 가중시키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