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같이 먹을때나 바깥에서 먹을때는 남들이 먹는것처럼! 최대한 깔끔하고 남기지 않게! 를 되뇌이며 먹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나홀로 마이웨이로 먹을때가 제일 맛있고 기쁩니다.
친한 친구들은 제 식성을 '들어서만' 알고 있음에도 처음 들을때는 기겁하더군요.
1. 라면
휴일 아침. 눈을 떴는데 집에 혼자 있다.
밥과 반찬이 있지만 라면도 있다!
가공식품을 싫어하시는 부모님 덕에 라면이 집에 있는것은 정말 손에 꼽을 일인지라 냉큼 라면을 끓입니다.
건더기수프와 양념가루도 남김없이 탈탈 털어 물에 녹여 끓이고, 면이 꼬들하게 익을 즈음 불을 끕니다.
면을 그릇에 옮겨담고 남은 냄비속 라면물은 개수대에 버립니다.
찬물을 한잔 가득 담아 면이 든 그릇에 붓습니다.
김치와 라면을 들고 티비 앞으로 고고씽해 라면을 챱챱 먹습니다.
맛은.. 담백한 라면맛입니다.
뜨거운걸 정말정말 싫어해서 먹게 된 방법인데 이게 은근히 맛있습니다.
친구 왈 그럴거면 면만 삶아먹으라는데, 면 속에 배어든 국물맛이 이 요리의 이유라고 말해주자 해수욕장에서 몸에 소금뿌리고 샤워장갈새끼라는 소리를 들은 이후로는 그냥 그렇게 먹는다는 말을 잘 안하게됐습니다.
2. 햄버거
저희집은 햄버거를 항상 세트메뉴로 시킵니다.
이유는 모릅니다만 단 한번도 햄버거만 먹은 기억이 없는걸로 봐서는
단품의 존재를 모르는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일단 햄버거세트를 획득하면 조용히 방으로 들어갑니다.
햄버거를 열고 안의 패티를 뺍니다.
감자칩을 절반가량 패티가 있던 곳에 넣습니다.
햄버거와 콜라를 챱챱 먹습니다.
남은 감자칩과 콜라를 챱챱 먹습니다.
쓰레기들을 치우고 경건한 마음으로 패티를 나무젓가락으로 푹 찍어 조금씩 뜯어먹습니다.
엎드려서 만화보면서 뜯어먹으면 꿀맛.
이건 가족들도 모릅니다. 평생 주위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는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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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게분들은 자신만의 특이한 식습관이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