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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방쓰는 부모님이 많으시네요 (feat. 우리집 썰)
게시물ID : wedlock_10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랑놀아요
추천 : 11
조회수 : 1057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4/25 22: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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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모님도 각방을 씁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아요.
저랑 동생까지 가족은 네 명인데 방은 늘 4개인 집이었거든요. 동생이랑 제 방 하나씩 하고, 그럼 안방이랑 작은방이 남잖아요.  그 안방을 아빠가 작은방을 엄마가 쓰고 있어요.

이게 제가 기억하는 처음에는 잠만 따로 자는 사이 정도였는데, 커 보니까 그게 아니더라구요. 사소한 말 하나, 행동 하나에서부터 엄마아빠 사이에는 더 이상 서로를 한한 사랑이 안 느껴져요.
 
안방은 어디까지나 안방이잖아요?
부부의 방인데 그 곳에 있는 더블침대는 아빠 차지예요. 집이 좀 큰 편인데 안방 한쪽 벽을 다 붙방이장으로 만들었거든요. 그리고 그 붙박이 장도 아빠 차지. 전부 아빠 옷 아빠 물건밖에 없어요.
빨래한 거 개서 엄마가 거실에 놓으면 아빤 그걸 안방으로 들고가서 자신의 방인 것 마냥 정리해요.

엄마. 엄마는 하나 남은 작은 방. 침대도 없는 방에서 이불 펴고 자요. 엄마가 허리가 안 좋은데, 이불 펴는 거 개는 거 아빠는 신경도 안써요. 각방 쓰는 건 그렇다 치고 "바닥에서 자는 거 힘들텐데 내가 작은 방 갈까?" 이런 말을 절대 안하구요 ㅋㅋㅋㅋ 엄마도 기대도 안한대요.

저렇게 오래 각방 쓸만큼 사이가 안 좋으니 싸울 일도 많겠죠. 엄마가 아침마다 가족들을 위해 토마토를 삶아서 직접 쥬스를 만들어 주시는데요. 어느 날은 시장에서 토마토를 배달 안 해준대서 들고 왔더니 너무 허리가 아프다고, 마시면서 고맙다는 말 정도는 해줘야되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 아빠가 뭐라고 한 줄 알아요?

그깟 토마토 가지고 ㅈㄴ 유세 떤다고 앞으로 다시는 토마토 안 먹겠대요. 그리고 한 며칠 진짜 안 먹더니 요즘은 다시 아무 말 없이 먹는다더라구요ㅋㅋㅋㅋ

제가 지금 독립한지 좀 돼서 세세한 부분까지는 모르지만, 동생이랑 카톡하면서 물어보면 10일 중에 9일이 냉전이에요. 제가 여자라서 아빠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전엔 했었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애교많은 우리 엄마가 일부러 자존심 다 버리고 아빠한테 말 걸어도 오늘은 혼자 잘래 하고 안 방 문 콱 닫고 들어가버리거든요. 마치 자기 방인 것 마냥ㅋㅋㅋㅋ

지금은 제가 나와서 산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전 자취방에 있고 엄마가 제 방 써요. 다행히 침대도 있고 안방처럼 넓지는 않지만 그래도  좋대요 엄마는.

진짜 다 쓰려면 밤을 새야할 분량이지만 간단히 말하면 제가 바라보는 제 부모님은 서로에 대한 애정이 전혀 없어요.  싸우다 이혼 이야기 나오면 아빤 또 흥분해서 누가 못 할 줄 아냐고 버럭하시고, 엄마는 외할머니 때문에 참는다고ㅠㅠ

전 진짜 이렇게 안맞는 두 사람이 계속 같이 사느니 이혼이 답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엄마위아래로(그러니까 이모삼촌들) 넷 중에 셋이 이혼했거든요. 외할머니가 더 이상 마음아파하는 거 싫다고 할머니 돌아가시기 전엔 이혼 못 하겠대요ㅠㅠ

제가 결혼 안하겠다고 마음 굳힌 것도 어쩌면 부모님 탓이 클 수 있어요. 분명히 처음엔 서로 사랑해서 시작했을텐데 이게 뭐예요. 룸메이트도 아니고 그것도 애딸린 룸메이트 관계라니.

주절주절 해봤는데 아무튼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한 결혼 생활 중이신 분들 다 부러워양
결게 보면서 우와앙 하는 것도 어려번임 요즘은!
다들  오래오래 행복하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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