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에 첫 만남 가졌고 오늘이 두번째 만남입니다. 아직 친해지는 걸 우선과제로 삼은터라 멘티가 좋아하는 주제로 잡담을 하고 있었죠.
제목에도 적었듯 장애인 멘토링이고, 저와 같이 하는 멘토의 멘티는 중증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어 활동이 힘들다고 하소연을 듣고 왔던 참에 제가 맡은 학생은 생각보다 지적수준이 낮지 않아 무리없이 대화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활동하는데 범위를 넓힐 수 있겠다 싶어서 내심 기쁘기도 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즐기며 관련 그림을 검색하기 위해 해외 사이트도 찾고, 관련 물건을 구매할 정도이니 얼마나 지적수준이 높은지 짐작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말이 좀 샜는데 대화를 진행하는 도중 인터넷에서 많이 본 단어들이 들리는 겁니다.
낌새를 느꼈습니다. 하지만 요즘 중학생들(장애학생이지만 통합학급하고 있습니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 쓸 가능성도 있고하니 더 관찰해보고자 했죠. 마침 새로나온 게임을 어떻게 생각하냐며 인벤을 키더군요. 능숙하게 인벤에 로그인하니 아이디가 노란딱지, 커뮤니티 레벨 40대. 이때는 조금 안도했습니다. 커뮤니티 사용시간은 짐작가지 않지만 인벤은 게임사이트다 보니 학생들이 모르고 쓰는 과격한 언어들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이디를 기억해두었다가 멘토링이 끝나고 나서 구글링했습니다.
예. 확실히 일베였습니다. 관련 글을 검색하며 입이 떨어지질 않았습니다.
담당교사에게 물어보니 일베단어를 무차별적으로 사용하며 여자에게 폭언한 것에대한 문제행동도 있더군요. 조금 멘붕에 빠졌습니다. 중학생이 일베, 사용시간도 꽤 길다니. 아무래도 비장애인들 보다야 지적수준이 떨어지니 무비판적으로 일베의 행동을 학습한 모양이였습니다. 지적장애를 가진 학생들의 조금 삐뚤어진 가치관이나 생각을 바꾸는 것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고쳐야할 가치관이 일베의 가치관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