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3월 1일을 알고 있다고 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자작글)
게시물ID : readers_120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곡두
추천 : 0
조회수 : 28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2/28 20:57:20


무려 백년이 되어버릴 일이다.
태어나서도 민주화의 정신조차 모르는 삶이다.
낡고 낡은 것은 그냥 내 발목을 잡고 사는 족쇄에 불과하다.

그러면서 태극기 앞에 서는 것이 강요라 억지라 살았다 한다.
나는 아직도 그 앞에서 선명하게 붉어진 입술로 산다.
그 기름칠한 입으로 나의 걱정은 오직 그 날로서 비롯되었다 한다.

이제 스물을 넘겼을까, 서른을 넘겼을까.
그런 삶조차 살지 못한 삶에 대한 동정이 지나치어
나는 그 삶에 대한 존경심이라 포장하고 살고 있다.

아직도 기름칠한 붉은 입술은 거짓 속에 산다.
그 무렵에 삶은 무엇인지 모른채로 잊혀질 오늘을 산다.
나는 3월 1일이 1919년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곳에 태극기를 들고 있던 이들을 모르며
나의 마음을 포장하는 짓거리로 사람들의 눈치를 본다.
조금만 엇나가면 밀려나갈 것에 겁을 낸다.

그날의 핏자국이 아직 지워지지 않은 곳은
그저 콘크리트로 감싸져있을 뿐인데도.
그저 멍하니 그 곳을 밟고 살고 있을 뿐이다.

그런 곳에 살고 있다. 
지금은 그렇게 살고 있다. 
나는 아직 위선과도 같은 나의 3.1절을 지낸다.

길 가에 휘날리는 태극기를 넘을 수 있을까.
그것은 족쇄가 풀릴 날일까.
진정으로 마음으로서  그들과 함께 할 때일까.

부디 나의 거짓말이 그 날에 먹칠하지 말기를
이보다 힘든 삶에 대한 보답이 더럽혀지지 않기를
거짓이라도 좋으니 오늘은 그렇게 바램하여 본다.


70055_52306_1123.jpg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