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지나고 나이는 먹었는데 바로 추석이라 친척들이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 잔뜩 들었지요
나이먹었는데 결혼은 어쩌냐부터 제가 하는 일의 비전 등등등..
얼마전 의대생이 명절때마다 겪는 멘붕에 대한 만화가 떠올랐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그냥 허허허 거리면서 넘어가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속으로는 짜증이 목구멍까지 넘어왔지만요..
그 와중에 먼 지방쪽에 계신 친척분이 올라오셔서 볼일보시는 동안 한동안 계시기에 친척들의 방문이 끊임없어서..
어제도 오늘도 친척분들의 방문을 겪었습니다.
그분들은 절 그냥 냅두지않고 꼭 불러서 옆에 앉혀놓고 한마디씩 하십니다.
'너도 이제 어른이니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좀 나눠보자'
저희 가족중 그나마 나이가 제일 젊으신 아버지 막내동생인 삼촌이 저런식으로 말거시면서 이야기하자 하셨습니다.
결론은 '내가 바보다..저 이야기를 믿고 이야기하려들다니..'였습니다.
친구처럼 이야기하자지만 결론은 '니가 세상을 덜살아서'라면서 저를 구박하고 계시더군요.
세월호..이야기해보라고 해서 조심스럽게 의견이야기했다가 나라에 불만가득한 쌈닭취급을 받았습니다.
제가 다른말을 길게 한것도 아니고 유족들도 참 가족읽고 힘들겠죠-정도만 했습니다..그런데도 유족들이 뭐가 불쌍하다면서 저를 바보취급하시더군요
자신이 생각이 젊고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산다고 자부하던 분이셨지만 저의 의견은 어찌되었든 틀린 의견으로 받아들이시네요.
이러실거면 포부넒게 소통하자는 말이나 하지 마시지..호탕하게 나오시던 태도를 믿고 하라는데로이야기해본 제가 ㅄ입니다..
솔직히 저와 틀린 의견을 가질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의견을 나누다-소통을 하자-하시고서는 저를 그냥 깔아누르시면서 뭐라하시니..
묵묵히 앉아서 그분의 가르침(?)을 듣는데 마치 상사에게 끌려온듯 교무실에 끌려온듯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물론 그와중에 저의 일에 대해 의견을 주시는데..
제가 하시는 일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으신상태에서 그냥 건내시는 본인의 생각이시라면 말해주시는데..
전혀 제 상황에 적합하지않아서 그게 아니다 이러저러하다 설명하면 -넌 왜 한가지쪽만 생각하냐-라고 뭐라고 하시네요.
애초에 밭매는 사람에게 그물던지는 일을 조합하라면서 말을 하시는 모양이니 듣는 저만 답답합니다.
이렇게 반강제로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저는 더더욱 작아지는것같습니다.
결혼도 못하고 애인도 없고 그럴듯한 벌이도 없고 모아둔것도 없는 사람..
계속 참으면서 듣고 밖에서 친구라도 만나서 스트레스라도 풀고 들어와도 다시 집에서 마주치시면 절 앉혀놓고 그러시니..
정말 속터져서 죽겠네요. 부모님은 신경도 안쓰시고 간만에 올라오신 친척이니 예의없게 굴지말라고만 하십니다..
모르겠네요...하루하루 자존감이 깍이는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