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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스포주의] 시빌워 - 캡아의 캐릭붕괴 해석에 대하여..
게시물ID : movie_558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푸름글
추천 : 11
조회수 : 1813회
댓글수 : 61개
등록시간 : 2016/04/27 20:33:54
안녕하세여 오늘 아침에 시빌워를 보고 온 푸름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마블의 역대급 영화였다고 생각하는데
여러 개인적인 해석들 중 하나인 캡아의 캐릭붕괴가 눈에 띄더라고요
(이것과 붙어있는 아이언맨 위주의 시빌워라는 해석까지)
그래서 예기치 않게 시빌워를 옹호하는 해석을 몇 가지 적고자 합니다.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해석이고, 정답도 아니며, 영화를 너무 재밌게 본 나머지 주절대는 것이라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첨언: 저는 마블 원작을 두루두루 섭렵한 팬이라기 보단 마블 영화만 빠짐없이 몇번 씩 본 영화매니아입니다.
         적어도 제가 볼때는 이번 시빌워는 모티브만 따온 다원적 각색에 가깝지 않나 봅니다. 그래서 충실한 각색도 아닌 다원적 각색의 부분에서 원작과 비교해 너무 다르다하는 것은 조금 잘못된 해석이 아닐까 싶네여.)
 
- 세줄 요약을 해볼 생각이지만 전부 읽어 볼 것을 추천드립니당. 그래야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 지겠죠.
 
Q. 캡틴 아메리카의 캐릭터란?
A. 제가 봤을 때 캡틴 아메리카(이하 캡아)의 캐릭터는 '언제나 올바른 것만 추구하는' 이상적인 전사가 아닙니다.
    오히려 캡아의 캐릭터는 '때때로 고지식할 수도, 터무니 없어 보일 수도 있는' 자기신념에 투철한 군인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캡아의 명대사를 들 수 있겠네요.
    '하루 종일 할 수도 있어.'(전 이 부분에서 가끔 카타르시스를 느끼곤 합니다.)
    이 대사는 그가 언제나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닌 자기가 믿고, 옳다고 생각하는 어떤 일에 대해선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이러한 신념과 끈기는 깡마른 브룩클린 소년이였을 때부터 지금까지 변치 않죠. 물론 순수한 측면도 있습니다. 토르의 망치를 조금이나마 든 것으로도 증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순수한 것과 옳은 것은 다르죠. 결론은 캡틴 아메리카는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을 가진 자기신념에 투철한 군인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아, 그리고 첨언하자면, 캡아가 '군인'이기 때문에 이번 시빌워에서 할 수 있는 발언들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자신이 저지른 실수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스칼렛위치에게 캡아는 인류를 지키기 위해선 소수의 피해는 어쩔 수 없다, 그리고 그런 피해자들에 대한 책임 역시 피하지마라. 그건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하는 짐이다. 라는 식의 대사를 치는데요. 이 부분은 군인들이 흔히 가질 수 있는 마인드라고 추측해봅니다. 전쟁상황에서 피해자는 언제나 생기기 마련이고, 그런 피해자에 대해 항상 죄책감에 빠져 산다면, 군인은 자기 임무를 제대로 수행해내지 못할테니까요. 이런 상황에 많은 노출이 이루어졌던 캡아와 처음 겪어보는 일반인의 가치관 차이 정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캡틴 아메리카가 시빌워에서 답도 없이 '친구', '우정'만을 외치며 타당성 없이 피해를 준다?
A. 기본적으로 아주 틀린 말은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면 버키라는 존재는 영화의 대립을 이끌어가는 기폭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가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은 캡아가 반대편 진영에 서는 이유가 고작 버키 하나때문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우선 버키의 기폭제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그 뒤로 캡아가 반대편 진영에 서는 근거들이 어느 부분에서 추측될 수 있는 지 살펴보겠습니다.
 
01. 버키 = 영화의 기폭제
  영화지식은 짧지만 쉽게 설명하자면, 영화에선 초반(설정) - 중반(대립) - 후반(결말)의 구도가 통상적인 구도입니다. 다들 아시는 부분이시겠죠
특히 초반의 설정부분에서 치밀하게 짜여지는가, 감독의 의도가 드러나는가, 영화의 흐름이 예측되는가를 잘 보여주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리고 초반의 설정부분이 끝나고 대립상황으로 치닫을 때, 흐름을 바꿔줄 '무언가'가 필요한데 그걸 구성점이라고 합니다. 쉽게 얘기해서 기폭제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올바른 표현은 아닙니다.)
  다시 시빌워로 돌아가서, 시빌워에서 초반 설정부분은 히어로들이 활동하면서 생기는 피해자들, 히어로 등록제 찬반등으로 흘러갑니다. 그때까지는 캡아나 아이언맨도 말그대로 토론을 할 뿐, 감정싸움으로 가지 않습니다. '명확한 대립'이 없으니까요. 만약 초반부터 캡아가 '인류평화를 위해 우리는 싸운다. 결코 물러나지 않는다.'라는 식의 무대포 주장을 했더라면, 그것 나름대로 엉성하게 짝이 없는 설정이 되었을 것입니다. 결국 초반 설정에서는 간보기로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는데, 중반 대립으로 넘어갈 기폭제가 영화에서는 필요합니다. 그게 바로 '버키'의 존재이죠. 정확히 말하면 UN 히어로 등록제 비준을 위해 모인 이사회에서 테러가 일어난 것이 구성점이 될 수 있겠습니다.(1회밖에 보지 않아서 구성점 구간이 명확치 않지만 큰 구성점쯤은 될 것 같습니다.)
 결국 '버키'가 캡아의 친구이고, 캡아는 무조건 지키러 간다. 라는 행동패턴을 아는 지모??(그 암살자 이름이..)박사의 승리죠.
또한 중요한 점은 버키를 캡아는 무작정 보호하려 간 것이 아닙니다. 캡아 입장에서는 버키가 조종당해 살인병기가 되었던 전적도 알고 있기 때문에
우선 버키를 만나 얘기를 들어보려 간 것으로 추측됩니다. 가자마자 캡아는 버키에게 빨리 도망쳐! 라고 얘기하기보단 왜그랬어? 니가 그랬어? 라는 식의 대사를 이어가죠. 가장 친한 친구이자, 적의 살인병기였던 버키가 테러용의자로 지목되자 의심을 살 것을 알면서도 대화를 하려 간 것은 캡아의 캐릭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가장 캡아다운 선택이죠.
 
02. 캡아는 왜 버키를 끝까지 그렇게 감싸고 도는 것일까?
 이 부분은 캡아 캐릭붕괴 해석과 캡아가 아이언맨과는 반대의 진영에 서게되는 이유와 어느정도 일맥상통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짚어야 할 점은 캡아는 단순히 자기의 친구인 '버키'를 무조건적으로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린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캡아의 신념중에는, 제가 추측하기로는, '인류를 위협하는 적을 막아야 한다.' 와 '잘못된 다수의 생각이 힘으로 정당화 하려는 것은 잘못되었다.' 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자의 신념은 아이언맨과 같은 신념이고, 후자의 신념은 아이언맨과 정 반대의 신념이겠네요. 아이언맨은 인류의 막대한 피해도 입힌 전과도 있기 때문에 다수가 찬성하는 히어로 등록제라는 그물망으로 자진해서 들어가려 합니다. 하지만 캡아는 자신이 겪어온 상황들을 비추어 보았을때, 이 히어로 등록제라는 것이 원천적으로 해결책이 될 수도 없고, 오히려 이 등록제로 인하여 생길 탄압과 부작용에 대해 우려를 표합니다.
 
- 캡아의 연인 페기의 장례식에서의 추도문 씬-
 위의 신념을 굳히게 되는 계기 중 가장 처음이라고 생각되는 장면인데요. 캡아는 이 장면 이전까지는 표정에서 많은 고뇌와 혼란을 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조카(연..인)의 추도문을 듣고나서 눈동자가 또렷해지는 인상을 받는데, 이것은 추도문을 듣고 생각을 정리하는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두가 잘못되었다고 해도 내가 옳다고 생각하면 밀고 나가라. 라는 추도문의 내용이라고 기억되는데.) 여기서 한번 캡아의 신념이 강화됩니다.
 
-버키가 잡히고, 심문과정에서 이 사건이 조작되었다는 것을 알게된 씬-
 이 사건이 조작되었고, 버키는 피해자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는 사람이 캡아입니다. 이건 캡아의 신념에 강화 수준이 아니라 자신이 객관적으로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장면이죠. 모든 사람들이 버키가 가해자라고 알고 있고 자신만 알고 있다. 심지어 버키가 피해자라는 주장을 아이언맨에게 해야되는데 그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많은 상황들이 비록 그 당시에는 같은 범죄자나 다름없지만, 캡아에게 버키를 구출하게 되는 계기를 주게 됩니다.
 
-버키가 자신의 부모님을 죽인 것을 안 아이언맨의 복수 시퀀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참 밸런싱을 잘했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이유는 상대에게 모두 각 진영에서 수긍할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 줬기 때문입니다.
아이언맨에게는 자신의 친부모를 죽인 범인이 눈앞에 있다는 이유와 캡아에게는 자신의 친구가 죽인 것을 알지만 그 역시 조종당한 피해자에 불과하고, 죽임으로써의 복수는 의미없다는 생각하는 이유를 주는데, 이러한 각자의 정당성은 둘의 대립에 어느 누가 더 잘못했는가가 의미없게 되죠.
 
-캡아의 마지막 편지-
 저는 이부분에서 오히려 캡아가 더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의 잘못들과 서로의 오해들을 적고, 우리는 그쪽과 같은 목표이지만 다른 길을 걷겠다고 얘기하고, 그리고 도움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불러달라는 얘기까지. 그렇게까지 치고박고 싸웠는데도 이런 편지를 보내며 화해라기보다는 서로의 이해를 구하는 캡아의 마음씨가 저는 참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영화를 한번밖에 안봤고, 어떤 자료도 없이 기억에 의존해서 글을 쓰다보니 완전 엉망이긴 하지만 결국 제가 하고싶은 말은
캡아의 캐릭붕괴라기보단 오히려 캡아스러웠고, 중간중간에 캡아의 신념에 근거를 주는 영화적 장치들도 많았다는 이야기 입니다.
횡설수설하고, 의식의 흐름대로 써서 만약 댓글을 다시면 댓글로 정리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블랙팬서 너무멋있어요...섹시해요...저 남잔데..)
 
세줄 요약.
1. 캡아 캐릭붕괴는 아니고 오히려 캡아스럽게 우직하게 잘 밀고 들어갔다.
2. 캡아가 아이언맨과 같은 편이 될 수 없는 근거들이 영화적 장치를 통해 충분히 나왔다.
3. 블랙팬서...미치겠다. 얼굴, 목소리, 슈트  삼위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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