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당일 바로 지른 배틀플릿 고딕 아르마다의 간략한 개인적인 장단점 위주의 평 써봅니다.

<장점>

 - 소수 유닛을 컨트롤하는 마이크로 RTS를 거의 처음 접했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적응되니 플레이 자체가 굉장히 재밌습니다. 포격 거리를 계산하고 어뢰 발사각을 맞춰 화력을 쏟아 붓는 것, 은폐하려는 쪽과 탐지하려는 쪽의 심리전, 그리고 결정적인 타이밍의 충각 전술까지 굉장히 다양한 게임적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 각 종족별로 다양하게 구현된 함선의 디테일이 대단합니다. 실제 게임에서는 워낙 신경써야 할 것이 많은지라 구경할 시간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가끔씩 카메라를 줌인해서 함선들을 살펴보다 보면 굉장한 디테일에 놀라게 됩니다. 비단 함선 뿐만 아니라 어뢰나 함재기들도 꽤 높은 디테일로 구현되어 있죠(물론 대부분의 게임 상에서는 그냥 점으로 보이지만요).

 - 중장갑, 화력, 느린 속도를 갖춘 제국과 근접전 및 육박공격 최강이나 기동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옼스, 원거리 포격전으로 승부를 보는 카오스와 최고의 이속과 한 방을 가졌지만 유리몸인 40세기말 우주 죽창 엘다 등, 각 종족별 특성이 굉장히 잘 구현되어 있고, 이에 따라 종족별로 굉장히 상이한 플레이 경험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제국으로 플레이시에는 육중한 전열함들의 함포전을 세팅하는 느낌이라면, 엘다는 얼음판에서 스케이트 타듯이 미끄러지면서 타격과 이탈을 반복하는 느낌으로 플레이하게 됩니다.

 - 다양한 종류의 함급이 있고, 그 내에서 스킬과 업그레이드, 승무원 선택, 선호 팩션(강습 성공 확률 증대나 정지시 스텔스화 등 각 종족 / 팩션별로 유용한 특성 부여) 설정, 무기 변경(옼스 한정) 등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옵션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실제 커스터마이징의 방향성에 따라 게임 플레이 양상이 굉장히 많이 변하게 됩니다.

 - 종족 / 게임 모드에 따른 밸런스가 이미 산을 넘어 우주 저 편으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종족간 밸런스는 엘다 >>>>>> 아이 오브 테러 >>>>>>제국 > 카오스 >>옼스 정도인데요, 

엘다의 경우 저티어에서는 그닥이지만 순양전함 이상급이 나오는 순간부터 도무지 범접할 수 없는 포스를 뿜어냅니다. 펄사 무기의 화력이 무시무시한데다 함 자체의 기동성도 좋아서(엘다 전함급의 이속이 그나마 빠르다는 카오스의 경순양함급) 조금만 잘 하는 엘다 고티어 유저를 만나면 그야말로 일방적으로 조리돌림 당하기 일쑤죠. 게다가 게임 모드별 특성과 밸런스의 시너지를 통한 환상적인 밸붕이 종종 일어나는데요, 예를 들어 암살이나 데이터 탈취와 같은 미션에서 방어측 엘다는 느려터진 다른 종족의 특성상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합니다.

 - 캠페인의 플레이타임은 길지만, 사실 멀티의 모드들을 반복 플레이하는데 그치고 있습니다. 그나마 중간중간 괜찮은 컷씬 영상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콘텐츠 볼륨이 꽤 빈약한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 일단 친구끼리의 대전이 안 되고, 무조건 랜덤 매치만 가능합니다. 멀티플레이 모드는 함대전, 돌파, 수송선 호위, 우주정거장 파괴, 행성포격, 데이터 탈취 정도인데요, 게임 모드마저 랜덤 매치입니다. 앞서 언급한 밸런스 문제와 더불어 멀티플레이 측면에서는 좀 많이 아쉬움이 남네요.

그래서 저의 전반적인 평점은 3.5 / 5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몇가지 심각한 단점이 좀 있지만 그래도 저는 굉장히 재밌게 즐기고 있습니다. 

발매 후 2달 내 구매한 유저들에게는 스페이스 마린 & 1종족 추가 DLC를 준다고 하니 워해머 40K 세계관을 좋아하시는 분은 질러볼 만 한 타이틀이라고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