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글이라고까지 하시니까 기분이 매우 안좋아서 아침에 일어나서 리플레이도 다시보고, 규정도 다시 봤습니다.
7.13(b) 포수는 자신이 공을 갖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득점을 시도하는 주자의 주로를 막을수 없다. 만약 심판의 판단으로 공을 갖고 있지 않은 포수가 주로를 막는 경우, 심판은 주자에게 세이프를 선언한다. 여기까지가 일단 규정입니다.
1. 일단 공을 잡기 전에 홈플레이트를 막고 있으니까 홈플레이트 충돌 규정 위반한거 까지는 인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전제부터 아니라고 말씀하시면... 더 이상 논의를 이어가는게 무의미하죠.)
2. 제 생각에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지금 상황이 바로 예외조항에 드는지 문제입니다.
포수가 홈플레이트를 봉쇄했지만, "심판의 판단으로 주자가 원래 아웃이 될 상황이었다면" 포수가 해당 주자의 주루를 방해 또는 저지했다고 간주되지 아니한다. 이 예외조항을 적용되면 아웃이, 적용이 안되면 그대로 규정위반으로 간주하여 세이프로 판정되었겠죠.
그러니까 공을 저렇게 잡았을 때는 누가봐도 명백한 아웃타이밍이라고 판단이 됩니다. 저도 중계보면서 이건 아웃이네...라고 생각했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아마 이것은 주자가 원래 아웃될 상황이기 때문에 예외조항을 적용하여 심판이 아웃으로 판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시지만,
홈에서는 포스아웃이 아니라 태그아웃이기 때문에 태그될 때의 상황까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그래서 태그 플레이가 될 때의 상황까지를 보고나서 이 것이 접전상황인지 아닌지에 대해 판단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물론 주자의 손과 플레이트 사이의 거리는 있지만, 과연 이것을 접전 상황이냐 아니냐가 이번 판정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죠.
제 생각에 앞에 이야기한 예외규정은 포수가 완벽히 포구를 마치고 주자가 뛰어들어오기를 기다리는 상황 정도가 아니라,
어제와 같은 저런 슬라이딩 여하에 따라 어떻게 될지 모를것 같은 (물론 아웃될 가능성이 높지만) 상황에 대해서 접전상황이라고 간주하고 싶은게
이번 판정에서 심판들이 내린 가장 핵심 근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규정은 '저렇게 주로를 막으면 주자가 다칠 우려가 있으니 포수나 수비하는 쪽에서 신경써서 알아서 비켜줘라' 라고 하는, 당연히 수비하는 쪽에 매우 불리한 규정입니다. 이렇게 수비의 불리함을 감수하더라도, 승부의 영향을 미치고 포수가 소극적인 수비를 할 수 없더라도, 프로텍터 없이 달리는 주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선수보호차원에서 맞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올해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기로 다같이 합의를 하고 시즌을 시작했죠.
그래서 유독 최근의 야구 중계에서 홈승부 상황에서
'바뀐 규정 때문에 올해부터는 저렇게 포수들이 홈플레이트 앞에서 공을 잡는 광경을 보실 수 있습니다.' 라는 중계 멘트도 많이 들었었고,
대부분 이 규정을 잘 지키고 있거나 큰 논란이 될 접전상황은 잘 안나오는 것 같습니다.
4월 12일 경기를 반례로 얘기하시는데,
"그 경기에서는 홈방면으로의 송구방향이 어쩔 수 없다고 판단이 되어서 아웃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저 상황에서 만약 심판이 세이프라 판정해도 무리는 없다고 판단하기도 합니다.
과연 1점과 한경기의 승패가 중요한 것인가, 선수의 선수생명이 중요한 것이가에 대한 논의라면 당연히 후자가 중요한게 아닐까요...?
많은 영상을 찾아보진 못했으나, 4월 26일 경기 하이라이트에서 본 장면인데, 보시면 기아의 포수의 왼발이 홈플레이트 앞쪽에 놓여있습니다.
기아의 포수에게 아직 공이 없을 때 왼발의 위치를 보시면 3루-홈플레이트에 두지 않았습니다.
즉, 규정이 바뀌었기 때문에 이제는 저 왼발을 괜히 3루-홈플레이트에 두면 세이프로 판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왼발로 블로킹하면 접전상황을 아웃으로 바꿀 수 있음을 그동안의 많은 사례에서 보았지만,
올해부터는 저러면 안된다는 규정을 인지해서 많은 포수들이 팀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이렇게 규정을 지키고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판정이 승부에 큰 영향을 줄수도 있고, 민감한 사항이긴 합니다.
하지만 선수들이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생긴 규정인만큼 이런건 지켜주는게 맞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심판의 자질을 운운하고, 너희팀에 유리했으니까 넘어가자는거 아니냐는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같은 상황에 저희팀 이지영 포수가 저렇게 왼발을 막았다면, 저는
'아니 규정 바껴서 저렇게 안막기로 했는데 왜 저걸 막냐... 에휴 그동안 해온게 있으니 어쩔수 없지 뭐... 담부턴 막지말고 수비하길...'
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저는 이번 판정이 편파판정이나 오심이 아니라 이러이러한 이유로 심판이 판단을 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엘지팬분들께서 물론 억울하시겠지만 심판을 원망하시기보다는, 충분히 홈플레이트를 열여주고도 아웃을 시킬 수 있는 것을 바뀐 규정에 발맞춰 대응을 하지 못한 포수의 실수로 내준 점수라고 생각하심이 더 옳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이렇게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