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유를 시작한지 1년 정도 된 사람입니다.
왜 진작 알지 못했을까 싶을 정도로 댓글다는 재미도 있고, 정치적 성향도 딱 맞아떨어져서
너무 즐겁게 지내왔습니다. 추천/반대 시스템도 합리적으로 보였고요.
어떤 글을 썼을 때, 반대가 많이 들어온다면 십중팔구는 제가 잘못된 생각을 하는 것이었고,
생각의 중심을 잡는데도 참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올 여름 이후로 그 생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제가 본의아니게 남녀 콜로세움에서 자꾸 싸우게 되더군요.
예전과는 다르게 추천/반대가 옳고 그름보다는 기분따라 되어간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특히 댓글이 수십개를 넘어가고 난 말미에선 글을 쓰자마자 아이디를 보고 반대가 3~4개씩 찍히더군요.
분명히 글을 읽을 시간조차 없었을텐데요.
그야말로 보고싶은 것만 보려는 그런 태도였습니다.
이런 저런 사람의 의견을 곱씹어보고 의견을 개진하고 좀더 설득력있는데 추천을 하는게 오유 아니었나요?
제가 오유를 오래 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저는 바뀌었다고 느꼈습니다.
예전 06~07년 사이 네이버 댓글 분위기가 확 바뀐 것 처럼요.
그렇게 무언가 불합리하다고 느끼다보니 제가 남녀 콜로세움에서 여성들에 대립각을 세우고 나댄 적이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어김없는 인신공격이 들어오고 욕설만 없을 뿐 특유의 비꼬기가 난무하더군요.
게다가 IP신고까지 해댑니다. 추천 반대는 글을 쓰자마자 기본으로 따라오고요.
사실 그것때문에 근래에 화가 많이 나 있었습니다.
물론 M머시기 같이 욕설을 써대면서 대놓고 어그로를 끄는 인간들 탓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그사람 잘못이지 왜 감정따라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하거나, 자기편 아니면 글 내용도 보지 않고
반대를 해버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정 반대하기 양심에 찔린다 싶으면 무시해버리더군요.
게다가 논리상 맞지않아도 특정 성별에 찬동하는 댓글에는 정말 티나게 추천이 올라가 버리고요.
저는 그 꼴을 두고 보지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더 댓글을 달고, 더 밉보이고, 더 욕먹고, 감정 상하고
그렇게 되어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이 있었습니다.
콜로세움에서 살다보니 유독 이상한 논리로 여성의 행동을 합리화하고 상대를 찌질이로 몰아가는 사람들의
아이디가 비슷하다는 것을요.
아래는 최근에 제가 어그로를 끌었던 게시물입니다.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558255
맨 첫글처럼 여성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댓글은 티나게 추천이 엄청나죠.
그리고 어김없이 추천, 반대의 불합리함을 느꼈습니다.
이 사안 자체가 이미 합리화하기는 좀 힘든 사안이었기에 망정이지,
남녀간 의견이 비등비등할 정도의 사안이었으면 저는 또 블라먹고 IP신고 받고 매장되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어쨌든, 애써 두둔하는 사람들 중 아이디가 낯익은 사람들이 몇몇 보였습니다.
저도 나름 남녀 콜로세움에 자주 참여했으니, 거기서 봤던 분들이죠.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하여 들어가봤습니다.
#A
#B
네. 저 정말 치졸합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도저히 요즘 화가 나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비단 제가 당한 것 때문만이 아닙니다.
요즘 오유에서
정말 티나는 편들기 추천과 묻지마 반대, IP신고를 받는 남자들을 꽤 봐서 그렇습니다.
전에 어떤 분이 여X니 어디니 망하고 나서 오유가 바뀌었다고 하던데
진짜 그 영향이 있나 봅니다.
물론 이것도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겠죠?
하지만 일부 여성들을 욕하면 싸잡아 까지 말라고 하면서
정작 여성들이 피해자 포지션에 있는 글에서는 상당히 일반화를 하시더군요.
거기다 뭐라고 하면 또 찌질이 어그로 종자로 만들어버리고.
심지어 요즘은 인신공격 댓글도 신나게 추천을 받고
한맺힌 절규에도 반대와 IP신고로만 화답할 뿐이죠.
이런 글 썼으니 또 IP신고 먹고 글 못쓰게 되겠지요.
하지만 이제 후련합니다. 대나무밭에서 소리 한번 지른 것 같네요.
치졸하게 뒷조사 해서 죄송하고요. 제 지난 댓글 보면 아시겠지만 저도 깨끗한 사람 아닙니다.
네. 여성혐오종자라 부르셔도 할 말 없습니다. 그러나 턱도 없는 일에서 욕먹고 비꼼을 당하는 것은 참을 수 없네요.
여튼 제가 내린 결론은, 웬만하면 남녀 콜로세움을 일으킬 짓을 하지 말고 그냥 보고 지나쳐야 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또 불합리하다 느끼게 되면 싸울지도 모르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편안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