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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
게시물ID : panic_875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
추천 : 7
조회수 : 79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5/01 16: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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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때때로 나는 내가 착하게 굴고 싶을 때만 그렇게 굴어요.

문제될 것은 없죠 나를 이루는 대부분은 착한 사람이니까요.


미안하지만 좀 시끄러우니까, 울지 말고 내 말을 들어봐요. 지금 이 상황에선 믿기 힘들겠지만 어쨌든 나는 선한 사람이랍니다.

나는 나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걱정도 많이 하니까요. 그래요. 좀 가만히 있어요. 자꾸 움직이면 밧줄에 팔다리가 쓸려서 걸레짝처럼 너덜너덜해지고 말테니까.


그쪽이 그랬지요?

지난주에 길거리에서 스쳐지나가며 나한테 그랬잖아요, 저런 얼굴 빻은 뚱돼지년은 집구석에나 쳐박혀 있어야 한다고.

이해해요. 내가 너무 뚱뚱해서 그랬겠지요.
이 거지같은 지방덩어리만 아니었다면 당신이 그런 험한 말을 내게 할 리는 없었을텐데...

그런데 당신이 뭔가 하나 착각하고 있는 것 같네요.
인정해요. 내가 돼지같이 뚱뚱하긴 하지만, 나보다는 당신이 하루라도 지방흡입 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급해 보인답니다.
적어도 내 몸의 절반 이상은 단단한 근육이거든요.
역겨운 마쉬멜로같은 지방만 한가득 달고 다니는 당신과는 다르답니다.
   
어쨌든 나보다는 당신이 더 급한 것 같으니까, 내 전공을 살려서 당신의 건강을 나아지도록 해 볼까 해요.

무슨 헛소리냐구요?

아아... 당신 몸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지방들을 제거해주겠단 말이에요.

근데 마취는 하지 않을 거에요.
마취 대신 아드레날린을 과다 투여할 거에요.

메스로 피부를 절개하고 피하지방을 하나도 남김없이 싹싹 긁어내고 다시 한땀한땀 예쁘게 봉합하는 동안 당신은 그 과정을 빠짐없이 느낄 수 있을거에요.
그럼 나에게 조금이나마 감사 할 수 있겠지요.

   
무슨 개소리냐구요?

아이 참.. 이해력이 좀 딸리는 사람이네요.


아까 말했잖아요?


나는 내가 착하게 굴고 싶을 때만 착하게 군다고.


  
출처 한때 과체중이었던 저는 지방 자체를 죄악으로 여기다시피 한 적이 있었지요.

근데 그거 아세요? 3kg 차이로 젖가슴의 유무가 결정된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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