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창작단편 칼리가리 박사의 경계
게시물ID : panic_875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upermk
추천 : 12
조회수 : 76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5/01 18:22:47
옵션
  • 창작글

칼리가리 박사의 경계

 

 

1. 어느 원룸

 

북독일의 시골에서 온 칼리가리 박사는 케사르라고 하는 남자에게 최면술을 걸어 예언자라고 하여, 동네를 돌게 한다. 그는 몽유병자인 케사르를 커다란 상자속에 넣고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죽음을 예언하고, 그 예언을 적중시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다. -영화 칼리가리의 밀실-

 

무신경한 시선의 한 젊은 여자가 모니터를 보고 있다.

그녀가 보던 것은 어느 페이스북 페이지의 소개 글 이었다 이내 `드르륵` 마우스 휠을 굴리자.

화면이 스크롤되며 동물들의 로드킬 이라던지 사냥당한 사진들

CCTV에찍힌 살해사건현장 동영상들이 사각 테두리 속에 갇혀 있는 것이 난잡하게 보였다.

주변에는 사법고시 관련책과 꽁초 가득한 페트병에 컵라면은 몇겹이나 쌓여 있는걸 보니

밖으로는 잘 안나가는 고시 준비생 같다.

저기 물이 반쯤담긴 컵 밑에는 요즘 서울대 생들이 그렇게나 읽는다는 정의라는 책도보였다.

 

...뭐야... 미0놈이네 진짜이거...오빠는 뭐이런대다 날 초대해..진짜 미0놈 많다많아..”

 

여자는 묘한 표정으로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순간 `띵동` 초인종 이 울렸다

 

유림아 오빠다~ 맥주 사왔지요~!”

 

유림이라는 여자는 화장대 에 앉아 매무새를 다지며 거울을 본다

피부는 청백이 섞여있고 눈꼽도 껴있는 것이 만사가 귀찮은 것 같은대도

서랍을 열어 콘돔이 몇 개 남아있는지는 하나 둘 셋 넷 정확히 샘을 한다.

그리고는 하나를 꺼내 물었다.

 

 

 

 

2. 제주도 해변마을 소녀의집

 

`끼익`

엄마로 보이는 중년여성이 새로 나온 바나나 초코파이와 당근주스가

놓여있는 쟁반을 엽구리에 낀채 방문을 열었다.

 

이거 먹고 나가라 니 나이 때는 뒤만 돌아도 배고파.”

배불러! 급식 두배로 먹었어 헤헤 엄마 오늘 날씨도 바람도 좋아!”

 

엄마의 시선 끝에는 주말이라 학교를 일찍 마치고 와서는 스타킹을 돌돌 말아

망나니처럼 벗어 던지고 집 밖으로 나갈 준비에 마음이 급한 17세 소녀가 보였다.

이내 서핑보드를 집어든 소녀는 서핑관련 트로피에 기사들도 스크랩 되어

있는 액자들을 등지고 뛰처 나가며 말했다.

 

 

나 파도 타고 올게!”

야 유파랑! 저녁먹기전에는 들어와! 해파리 같은거 조심하고!”

알았어~!! 돌고래라도 보면 늦을거야!”

 

바람소리가 날속도로 뛰처나간 까만토끼같은 이아이 이름은 유파랑 이었다.

엄마는 돌고래와 파도위에 함께찍혀있는 파랑이의 사진이 걸린 액자를 지긋이 바라본다.

근처 신문기사 스크랩에도 같은사진이 있는것을보니 이사진으로 유명세 꽤나 탄 것 같다.

 

-하 푸흐-하아 하읍 후후!”

 

싱글벙글 제주도 해변마을 골목길을 토끼처럼 뛰어 달려가는 파랑이 주변으로

서핑보드를 파는 가게도 있는걸보니 서핑으로 제법 유명한 해변가 마을 같다.

이윽고 제주도의 푸른 해변이 나오고 망루에서 바다를 응시하고있던 구조대 아저씨가

파랑이를 보더니 반가운 듯 호루라기를 불어 댄다.

 

--! --! 파랑아 파도타러 왔냐!”

 

파랑이가 땀을 닦아내며 달림을 멈추었다.

 

! 아저씨! 파도어때요 탈만해요?!”

봐라 오늘 잔잔해! 그래도 혹시아냐 금방 큰 파도가 올지!”

돌고래는 못봤어요? 평일에는 학교 다니느라 공부하느라 못나오니까요 돌고래 보고싶다!”

돌고래는 못본지 몇 년이나 됬지 그런대 몇시간전에 말이다 파랑아 별이상한 놈을 다봤어

그놈이 혼자여행을 온거같은대....”

 

아 몰라요! 수영이나 할래요!”

 

파랑이가 귀찮다는 듯 말을 잘랐고

아저씨는 달려가는 파랑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소리를 친다.

 

글쌔 캠코더를들고 혼잣말을하면서 정신병자처럼 웃고 돌아다니더라니까!”

 

아 인터넷 방송이라도 하나보지! 영상통화 중이던가 몰라요? 요즘 트랜드에요!”

 

파랑이는 뒤도 안돌아보고 대꾸했다.

 

방송?”

 

혼잣말을 하는 아저씨 안전조끼에 정수호라는 노란색 오바로크가 보였다.

 

`슥슥슥슥슥 풍덩!` 달려가던 파랑이가 다이빙을 하더니 둥둥 떠있는 서핑보드 위로 올라타

뒤척이며 철퍼덕 눕는다.

 

 

 

 

 

3. 민박집

 

어느 허름한 여관방 창문 안으로 아침햇살이 새어 들어온다.

담배꽁초 가득한 머리맡 햇살에 눈살을 찡그리며 철퍼덕 뒤척이던 사내가 눈을 뜨고는

잠 많은 고양이처럼 눈을 비비더니 이내 손을 뻗자 캠코더 와 아이패드, 그옆으로는

캔맥주 몇병이 찌그러진 채 보였다.

사내는 아이패드를 집어 들더니 페이스북 페이지를 확인한다.

 

광기의 비밀상자 칼리갈리의 밀실 몇 번을 봐도 이름참 잘지었다!”

 

슥슥 댓글들은 넘기며 확인하기 시작한다.

 

개0끼야 업데이트 빨리 안하냐? 으흠 이새끼는 퇴출! 관리좀 해야겠다

 

으흠 그리고....”

 

관리를 한다는 것 보니 이남자가 페이스북 페이지의 `관리자` 인듯하다.

지금은 어제밤 한잔하며 적어뒀던

토끼시체를 주워먹다 병이걸려죽은 들개의 사진과

-한입만 더먹고싶다.- 이라는 글귀를 적어둔 게시글에달린 댓글을 보던중

건드리는 글귀를 발견한 참이었다.

 

-사냥 나가라 대박 건저와서! 같이먹자! 약속지켜라 이눔시키!- 03:35

 

비웃듯 미소를 보인 사내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채비를 한다.

 

나갑니다 나가요 그게 내맘대로 됩니까요 CCTV해킹이라도 공부해볼까 흠..

그건위험해 안되안되 배터리 충전다됬고~ 양치질 세수 생략 선글라스 챙기고!”

 

아마도 위험한 약속이라도 한 것 마냥 혼잣말을 하더니

어미새가 사냥나가듯 어깨를 슥슥 돌리며 모자를 푹눌러쓰고 캠코더를

머리앞에 견착하고 방문을 열고 나섰다.

 

옳지 총각! 이름이 뭐랬지?”

정사정이요 근대 왜요?“

~ 가계부에 적을라고 총각이라고 그냥적으면 섭하잖어~”

그게뭐 중요해요 대충적으면 될거 이름같은거 막 물어보고 그러지마요

참내 알았어 요즘 총각들 얼굴만 계집애마냥 반반하지 참 퉁명스럽구만

어제먹은 맥주값줘 2만원! 그리고 무슨잠을 그렇게자 벌써11시야11!”

여기요 신경꺼요

 

민박집 아주머니 목소리가 불편한듯 정사정은 민박집을 나섰다.

2만원이요 한마디만 하지 앞뒤로 왜이리 말이 많은건지 얼굴은 못생겨서

입은 아귀 마냥 거대한게 입으로 총을쏘며 돈을 강탈하는 강도 같다 생각하며

몇시간을 걸었다. 사냥감을 찾지 못한 것 마냥 감정이 몇 번은 바이킹을 탔는지

손을 쥐었다 폈다 하던 사내가 심호흡을 하고는 캠코더를 꺼내 자기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차선책으로 제주도에 까마귀가 많다그래서 몰래 까마귀 사냥이라도 생중계 할까했는대

이동네는 너무 평화로와요 까마귀도 안보이고 오늘은 약속을 지키긴 어려울거같습니다.

아니 시---! 진짜ㅋㅋㅋ 농장이라도 처들어가라고ㅋㅋㅋ 하던 놈도있었는대

아무리 드립으로 그런소리 했다쳐도 그거하다 내가 감방갈순없잖아....ㅋㅋㅋㅋㅋㅋ 미안해!”

 

위험한 약속은 이걸 말한거였다. 회원제 페이스북 페이지에 동물 사체 따위의 자체컨텐츠를 요구하는 고객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 관리자를 여행같은 사냥길로 내몰았고

사정이 하는 예기를 들어보니 자신이 직접 범법행위를 하거나 하는 것은 두려워 하면서도

강해보이는 것을 포기하는 것은 싫은 모양 이다.

 

자위 섞인 웃음을 짓던 사정의 맞은편에서 해병대처럼 차려입은 아저씨한명이

다가오더니 서로 불편한 시선만 교환 한채 지나쳤다. 수호였다.

 

뭐야.. 내가 죄라도 졌어? 존나게 야리네 씨팔 꼰대세끼

 

사정은 작게 소곤거리더니 뒤를 돌아봤는대.

머리위로 -00 해수욕장 서핑포인트- 500M 라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동영상 업로드중 `oo해수욕장 여자 구경 콜?` 이라고 적어 업데이트 한후

이내 뒤로돌아 해변가로 향했다.

 

4. 다시 해변

 

파랑이가 태닝이라도 하듯 서핑보드위에서 잠자코 있은지 30분은 된것같다.

그동안 기절이라도 한건 아닌가 난 파랑이만 지켜보고 있는중이었다.

 

기절했나,,? 꺼내줄까?”

 

혼잣말이 끝나기 무섭게 파랑이가 뒤척인다.

 

파랑이는 잠에서 깬듯 소금쟁이처럼 팔을 휘저으며 서핑보드 위에서 헤엄치기 시작했고

그러던중 손 끝으로 무언가 느낀 듯 반응하며 수평선으로 시선을 옴겼다.

 

어라! 오나? 돌고래??..돌고래!? 아저씨 돌고래야!”

 

서핑보드 위에서 일어나 중심을 잡으며 무척 기쁜 어투로 파랑이가 말하며 손가락으로 바다한가운대를 가르 켰다. 손가락을 따라가니 100여미터 앞에 큼직한 지느러미 같은것이 보였다.

 

돌고래?“

 

`저놈이 만든 작은 파도를 느낀거 같은대...` 생각하며 눈을 찌푸리고 자세히 살펴 봤다.

 

파랑아 도망쳐! 상어야!”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가며 생각했다.

소방대학 낙방후 결혼도 못하고 자괴감에빠져 해병대로 도망가 10년넘게 있었다.

다늙어서 변두리에서 이런일이나 하고 있어도

바다만큼은 전문가다 돌고래랑 상어 지느러미는 1키로 밖에서도 구분할 수 있어

상어다 씨팔 보통일이 아니다 저놈이 파랑이를 물기라도 하면...

 

살려줘요!!!!!!”

 

10초정도 지났을까 상어가 100여미터를 헤엄치는건 순식간이었다.

결국 파랑이의 다리가 뜯겨 두동강이났고 상어는 이내 파랑이의 어깨죽지를 물어뜯었다.

 

`물었다! 저놈이 파랑이를 물었다!!` 외마디 비명후 파랑이는 더 이상 말이없다.

`죽을까 살까? 죽을까? ...살까?...` 처음있는 일이었다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다.

난 어려서부터 사람을 살리는 영웅이 되고 싶었다.

`죽지만 말아라 죽지만 말아라 내가 영웅이 되는걸까?`

뜀박질을 하다 고개를 돌리자 왠 이상한놈이 날 카메라로 찍으며 웃고 있다.

 

케사르!”

 

유레카처럼 들렸다 아침에본 그 또라이 새끼 목소리 였다.

미0놈이 이런 상황에 카메라를 들이민다.

 

생방송! 고고! 케사르!”

 

방송?

 

개0끼야 찍지마!”

 

고함을 지르고 다시 파랑이쪽을 봤다 저놈의 카메라도 같이 돌아갔다.

많이 다친거 같지만 다행이 상어가 먹이를 충분히 구했는지 물러나고 있었다.

수호는 헤엄처 파랑이를 뭍으로 꺼내왔다. 순박한 소녀의 몸둥아리가 아작이 났지만

미약하게나마 숨은 붙어있었다.

재빨리 심폐소생 술을하며 폐에 들어찬 물을 빼내기 시작하며

응급처치를 하던중 주변을 둘러보니. 벌써 사람이 몇몇 몰려들어있었다

은근슬쩍 나를 촬영 하는게 정사정 혼자는 아니었다.

 

저기 누가 119에 빨리 신고 해줘요!”

 

은근슬쩍 사람들이 하나둘 거리를 벌린다. 책임감이 부담스러운 걸까.

 

아저씨! 제가 방금 했어요!”

 

그놈 이었다. 손에쥔 카메라는 죽어가는 파랑이를 찍고 있었다.

 

 

 

 

5. 다시 원룸

 

헉헉헉헉

 

유림의 방에 음기가 가득하다. 교양이 요가자세를 하고 남자친구와 황홀경 중에도

뭘보는건지 쥐방울 놀이중인 것 마냥 스마트 폰에서 시선을 때지못한다.

 

지금 엄청난 상황입니다. 저 소녀가 과연 살수있을까요 이제막 올라오고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케사르는 과연 영웅이 될수잇을지 다시 꿈세계로 돌아갈 것인지! 안타깝지만 소녀의 상황은 참담합니다.”

 

정사정의 생중계 방송이었다. 피라냐 때마냥 방송에 모인사람만 만 명 정도는 되었다.

 

-푹푹푹푹-

! 아흐 아!”

 

7인치 화면에는 경계가 있었지만 밖에서 안으로 자꾸만 사람들이 점점 몰려들며

정사정의 말수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이내 수호의 외침이 들린다,

 

저기 누가 119에 빨리 신고해줘요!”

아저씨! 제가 방금 했어요!”

 

~~”

볼일을 마친 남자친구가 휘파람을불며 스크린 근처로 다가왔다.

 

야 근대 재 신고 안하지 않았냐?”

응 못봤는대 했겠지 아진짜 끔직하다...여기 애들 진짜 미친 것 같아. 토나와 정신병자들

피융신 너도 보고 있잖아ㅋㅋ 근대 관리자세끼 진짜 또라이긴해 조만간 몬일 치를거같다.

사람들이 관심좀 주니까 몬 짖이던 다할라 그러자나ㅋㅋㅋ

아 오빠가 괜히 이상한대 초대해서!”

근대 너 상어보다 사슴이 사람한테 훨씬 위험한 거 알아?”

진짜?”

응 상어한테 죽는 사람보다 사슴한테 죽는 사람이 300배나 많아

미친 책좀 읽었다고 티내냐? ㅋㅋ 근대 이런거하면 돈좀 버나?"

 

그 순간 방송이 종료됬다.

뒷이야기가 궁금했는지 유림은 이내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을 확인했다.

파랑이를 찍은 사진이 벌써 업데이트 돼 있었고 몇몇 사람들이 순위경쟁 하듯 달아놓은

댓글들도 보였다.

 

아차! 습관...우리이제 이런 거 보지 말자 오빠. 나가서 밥 먹을까?”

 

좋아요를 누른 뒤 유림이 식사를 제안했다.

 

샥스핀?”

 

남자친구는 메뉴에 유머를 섞어 말했다.


6. 석양 지는 해변

 

땅거미가 드리우기 시작한 해변에 3사람의 실루엤이 비춰지며

적막함이 한참을 흐르던중 수호가 입을 열었다.

 

“119가 왜 이렇게 안 오지

그래도 아저씨..최선을 다하셨어요.”

 

수호와 정사정이 체온이 36도는 내려간 듯 보이는 파랑이를 사이에 두고 예기 했다.

파랑이가 죽은 것이다. 숨을 멈춘 지 20분은 넘어 보였고. 밀물때가 되어서 흘렸던 피마저

파도에 쓸려 간 듯 처참한 모습을 다들 보기 힘들었는지 사람들이 자리를 피하던

거리를 벌린 듯하다.

 

저기 신고한 거 맞죠?”

 

네 최선을 다했습니다.”

 

정사정이 답했다. 대답을 들은 수호는 벗어둔 옷가지에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119를 누르며 정사정을 다시 노려본다.

 

여보세요? 여기 사고가 났습니다..00해변 이요 구조대원 정수호입니다.

서핑하던 여학생이 상어에 물렸습니다.----네 응급처치는 다했는대 방금 숨을

---아 그래요?-----빨리와주세요

 

수호가 전화를 끊더니 털썩 모래위에 쓰러졌다.

 

신고 했었네...”

제가 오늘 밤 비행기라...”

 

그뒤 수호가 사정을 바라보며 두세마디를 더하더니

정사정이 고개인사를 하고 돌아가는 모습이 그림자 연극처럼 보였다.

 

그날 이후 수호가 파랑이를 구하기 위해 몸부림쳤던 동영상은 언론을 통해 모자이크되어 공개되었고

한달쯤 후에는 구조대 복장 으로 출근하는 수호의 집 장식장에 아름다운 시민상이 놓여져 있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