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서울시의 수방대책 예산이 3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방예산은 지난해 대비 약 90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수방 및 치수 분야 예산으로 4202억원을 배정했다. 이는 지난해 예산 5098억원 대비 896억원 가량 줄어든 규모다. 세부적으로 하수시설 관리 예산이 467억원, 치수 및 하천관리 예산이 429억원 가량 줄었다.
서울시의 수방·치수 예산은 2010년 강남역 일대 침수, 2011년 우면산 산사태 등을 겪으면서 2019년까지 지속 증가했다. 관련 예산은 지난 2012년 4317억원에서 2019년 6168억원까지 늘어났다.
이후 2020년부터는 5341억원, 2021년 5099억원으로 감소했고 올해 4202억원으로 다시 4000억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시는 올해 수방예산으로 4450억원을 편성했지만 서울시의회의 절대 다수를 차지했던 민주당이 248억원(5.9%)을 더 삭감했다.
서울시는 예산이 줄어든 배경에 대해 배수 개선 대책과 관련한 대규모 예산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지난 2015년 상습 침수 지역인 강남역 일대의 배수 시설을 개선하기 위한 종합배수개선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시는 "지난 10년 간 총 3조6792억원을 투입해 강남역 일대 하수관거 개량, 유역분리터널 설치 등을 완료했다"며 "총 45개 사업 중 40개 사업을 완료했고, 대규모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어 수방 예산이 2020년부터 감소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내린 폭우는 시간당 116㎜로 강남역 일대의 방재성능 용량을 크게 초과해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2011년 우면산 산사태 이후 10년 간 5조원을 투입해 시간당 100㎜ 집중호우에도 견딜 수 있도록 도시 수해 안전망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수방대책에는 하수도 관거 용량 확대, 빗물펌프장.빗물저류조 확충, 방재용 대심도 터널 도임 등의 계획이 담겼다.
그러나 2013년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한 이후 대심도 터널 공사가 7곳에서 1곳으로 축소되는 등 당시 수방 대책과 관련한 예산이 대폭 줄었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해 지난해 예산 심사과정에서 삭감된 292억원의 수방 예산을 복원해 편성했다. 해당 예산은 안전등급 D등급 이하인 노후불량 하수 시설물 정비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노후 하수도관 정비 등 시급한 사안에 대해 재난관리기금을 활용해 재원투자가 가능한 만큼 적극 투자하겠다"며 "이번 수해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복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필요시 재난기금과 예비비 등을 적극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