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보고왔으니 부족한 글로나마 감상 남겨봅니다~
이번에는 다행히 관련된 시빌워와 전후의 만화를 봤던 경험이 있어서 MCU에서의 차이점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차이가 실망스럽다기보단 덕분에 굉장히 현실적인 (영화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전개를 보였다는게 개인적인 총평입니다.
인터넷 스포를 최대한 피하다가, 캡틴 아메리카가 까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살짝 접하긴 했는데
이 부분은 아무래도 만화와 비교하면 Civil War 라기보다는 Private War 같은데? 하는 느낌이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확실히 그런 점은 아쉽지만 오락영화에 가까운 마블 영화의 한계점을 잘 파악하고 대처한게 아닌가 싶네요.
사실 시빌워 같은 이벤트는 '얘들끼리 싸우면 누가 제일쎄지?' 같은 단순한 팬들의 욕망에,
자유와 안전, 법과 제도를 믿을 수 있는가 같은 철학적이지만 균형잡힌 질문을 잘 버무려 놓은 컨텐츠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영화는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여서 그런지 윈터솔져 버키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다보니
뭔가 커다란 사회적인 가치를 놓고 다퉜다기 보다 친구를 돕겠다는 굉장히 사적인 욕심으로 움직였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긴 합니다.
토니 스타크와 브레인들의 예측을 통해 히어로가 늘어나며 점점 위험해질수 있는 현상을 걱정하는 아이언맨 진형과
자유와 인권 같은 가치를 존중하는 캡틴 아메리카와 그를 따르는 히어로 진형의 대립. 이라는 커다란 이슈에서
팀을 와해시키고 싶지 않고, 적절한 통제력은 필요하다- 하지만 자존심 강하고 오만해서 아쉬운 실수를 한 아이언맨과
평소 좀 더 팀을 생각하는 리더로써 캡틴이 사라지고 누명을 쓴 친구를 돕기위해 모든걸 내놓은 스티브의 어쩔수 없는 대립 정도로
스케일이 확 줄었다는 점은 영화를 통틀어 가장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
하지만, 다른 분들도 감상에서 지적하시듯- 원작 이상으로 철학적인 이야기를 잘 풀어내려 했다면
최소 2부작은 나와야 했을 복잡한 상황임을 고려해보면 이렇게 조금쯤 이야기를 단순화 시킨것도 납득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다만 절친한 친구라서 공적인건 모르겠고 일단 도왔다는 형태로 비춰진 부분은 정말 아쉽습니다.
사실 이슈를 누명쓴 히어로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거냐? 처음에도 제기됐던 긴급을 요하는 사태를 해결하는데 협정이 방해되면 어쩌지?
쪽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면 아마 이런 논란은 많이 사그라들지 않았을까 싶네요.
캡틴 아메리카는 완벽하지 않은 해법이 유두리 있게 넘어가는 부분의 불합리를 잘 참아넘기지 못하는 송곳같은 히어로이고,
아예 조금 더 비틀어 정론을 고집하는 고지식한 캡틴 아메리카가 버키를 처벌하자고 들고
대신 버키의 누명을 먼저 알아내 이런 상황이어도 버키를 지켜줘야 한다는 쪽으로 움직였다면 우정 때문이 아니라
서로 대의를 놓고 다툰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을테니 간결하면서도 좀 더 성공적으로 원작의 주제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이 또한 나름 윈터솔져의 상황을 잘 이용한 장치들로 이야기를 풀어간 부분을 생각하면
작가들이 아쉽게도 원작과 같은 수준으로 주제를 승화시키지 못했다고 해도 얼마나 고민이 많았는지 느낄수 있어 좋았습니다.
오히려 주절주절 설명하는 부분이나 늘어지는 부분 없이 진행이 빨랐던 것도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각도 들고요.
혹여 아이언맨이 못 따라왔으면 아까운 슈퍼솔져 5명만 잃고 준비해둔 계책이 실패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과
스파이더맨 영입이 너무 급작스럽게 이루어진 점 같은 은근히 허술한 구석도 좀 있었다고 생각되지만,
위에도 언급한 '누가누가 더 쎄지? +ㅅ+' 하는 팬의 욕구를 충족시켜준 부분도 좋았고 날개를 잘 활용하며 좀 더 멋진 액션을 보여준 팔콘과
신규 참전이지만 2:1로도 멋진 모습 보여준 스파이디의 공중전 씬, 전보다 점점 더 좋아지는 듯한 각 캐릭터들의 액션등
역시 요새 대세인 MCU 다 싶게 편하게 즐기면서도 감탄할만한 부분들도 정말 많았네요 ㅋ
그리고 잘 모르다보니 관심이 크지 않았던 히어로였는데 블랙 팬서의 액션과 목소리 너무 멋집니다! ㅋ
스파이디 보다는 작품 주제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어색하지 않게 잘 편입되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전체적으로 Civil 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에 어울리는 더 양측 입장이 납득될만한 주제를 원했던 분들,
혹은 기존 원작을 재미있게 감상하신 분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영화겠지만,
기존 마블 히어로 시리즈들 중에서는 충분히 중간 이상은 가는 실망시키지 않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아쉬운 형태로나마 연결고리가 남아있어 어벤져스 시리즈 이어갈 때 기존의 앙금이 될 부분들도 자연스럽게 잘 풀어줬으면 좋겠네요.
아! 또 한가지 마지막 return 이란 단어 선택도 센스가 돋보였습니다. ㅋㅋㅋ 역시 마블인것 같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도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