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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고민이든 뭐든 상대방과 많은 대화를 나누시길 바랍니다
게시물ID : love_25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볼랑말랑
추천 : 5
조회수 : 110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5/02 17:59:37
여자들은 생각 이상으로 관계에 대해 많은 부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건 제 경험담입니다.

전 항상 제 파트너를 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더불어, 제가 성관계를 즐겁게 생각하는 만큼, 여자로써의 행복 중 하나를 알게 해 주고 싶었고, 함께 행복하고 싶었어요.
여자친구는 저와 달리 모쏠이었고 당연하게도 제가 처음이었거든요.
그런 마음을 담은 대화 끝에 제 여자친구는 저와 관계하기로 결정했고, 전 '제 나름대로' 열과 성을 다해서 그녀를 만족시켜주려고 노력했죠.

관계가 이십대처럼 잦지는 않았지만 항상 넌지시 의사를 묻고 그녀가 응할 때까지 기다렸어요.
전 '제 나름대로' 그것이 낭만적이고, 센스있는 거라고 생각해왔지요.

헌데 파트너 입장에선 그게 아니었던가 봐요.
물론, 저랑 관계하는 것 자체는 굉장히 기분좋고, 만족스럽고 행복했다고 합니다.
제가 강압적으로 혹은 박력넘치게 '하자'고 말하지 않는 것 역시 자신을 배려하는 게 느껴져서 좋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애초에 근본적으로, '하는 것을 결정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흔히, 처음이 어렵다는 말이 있잖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만 착각이었습니다.

언제나 파트너는 관계 전에 깊게 고민했고, 여자로써 필연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두려움들을 마주해야만 했다고 이야기했어요.

전 참으로 눈치없게도 그런 고민들을 알지 못했고, 흔히 이야기하는 '처녀적의 막연한 두려움'과 '일회성의 두려움'으로 치부했죠.
다행히 입밖으로 그걸 꺼낸 적은 없었지만 제 마음속으로는 그렇게 단정짓고 안심하고 있었던 거죠.

여자친구가 몸이 안좋아서 그...대자연이 며칠 늦었어요.
다행히도 그녀는 대자연 시에 그렇게 컨디션 난조가 없는 사람인데, 그런 줄 알았는데
펑펑 울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띵하고 충격이 찾아왔습니다.
제 자신이 밉고, 혐오스럽기까지 하더군요.
마치, 내가 혐오하던 강간범죄자가 된 느낌이었어요.
너무 미안했고, 그간의 두려움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 너무나 죄스러웠어요.
제가 분위기를 잡을 때마다 번번이 수줍게 미소지으면서 응낙을 하던 뒷편에, 그런 두려움을 누르고 결정을 했던 용기가 있었다는 게 안쓰러웠죠.

남자분들, 착각하지 마세요.
여자분들, 부디 남자에게 좀 더 털어놔주세요.

사람마다 다르기야 하지만, 진지하게 두려움을 품고 있는 여자들이 많아요.
인터넷 게시판 특성상 가볍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진중하게 생각해 '혼전순결'이라는 반대의 극단에 서있는 분도 많죠.
스펙트럼이 다양한 그대로 그게 현실이에요.

속궁합, 순결, 섹스리스 등등의 이야기 다 좋아요.
그러나 그런저런 이야기들, 다 남의 이야기랍니다.
상대방에게 집중하고, 상대방에게 털어놓고 함께 고민하세요.

저처럼 뒤늦게 미안해하지 마시구요.
나중에 미안해봤자 그간 괴로워한 상대방을 위로할 방법 딱히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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