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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소 때 조교에게 한 거짓말
게시물ID : humorstory_2014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람의고무신
추천 : 22
조회수 : 122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0/10/15 17:26:47



내가 논산 훈련소에 들어갔지

정말 누구나 다 똑같겠지만 많은걸 느끼고 정말 힘든 시간이었어


그러다 내가 사회에서 가져온 물건 중

이연희 사진을 조그맣게 만든게 있었어


어느날 너무 배가 고파서 부식으로 준 사발면을

몰래 다들 잠 들때 깨서 정수기에 물 받고 먹고 있다가

우리 소대 담당 조교한테 걸린거야;

아무튼 전역 20일 정도 남은 조교였었는데..

면발을 후르릅 빨면서도

'아 난 뒤졌다' 하고 생각했지.


'훈련병 지금 잠 안자고 뭐합니까!'


머리속에 집에 있는 엄마 생각이 막 떠오르는데

마침 라면 먹으면서 보고 있던 이연희 사진을 조교가 집어든거야

'이건 뭡니까'

하면서 보는데 그때 이연희 사진이 약간 일반인 처럼 찍은게 있었어

분노 하다가 갑자기 사진을 본 조교 얼굴이 약간 벙 찌는거야

그러더니... 군기는 잡아야 겠고 뭐라 하다가 묻더라구


'훈련병 이 사진 누구입니까 연예인 사진 가지고 있는겁니까!'

이때 머리가 복잡하게 돌더니 나도 모르게 외쳤지

'으..여.. 여동생 사진입니다!!!!!'


'!!"


정말 그때 그 조교가 이연희를 잘 몰라서 다행이였지

정말 뻥 안치고 조교가 아무말 안하고 내가 먹고 국말 남은 사발면 그릇 들고 버리러 가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이후부터 모닝 점오 때 그 조교가 원래 잘 안 나오는데

나오더니 내 옆에서서 게이바에서나 볼거같은 어색한 얼굴로 보면서 자꾸 웃고

사격훈련 갈때나 야외 훈련장 가는데... 조교가 수통에 물 채워다

훈련병한테 스리슬쩍 갖다주는 조교는 처음봤다.

훈련병 동기들은 그 조교가 내 친형이거나 날 좋아하는줄 알았다고 하더라..


훈련소 생활 거의 후기쯤 되었을거야

잠을 자는데 누가 툭 툭 건드리면서 깨우더라구...

말년휴가 가기전이였을거야

그런데 '저...OOO씨'

아니 조교가 훈련병한테 뭐뭐뭐 씨라니;;

나 웃음이 터져나오는걸 참느라 죽는줄 알았다...

'무슨일이지 말입니까?'


'저.. 여동생분 사진보고 정말 진심으로 반했는데.. 저 연락처 좀 알수 있습니까?'

'.........'


나는 눈 앞이 컴컴해지면서 거절도 할수 없고

어떡하지 하다가;; 


신봉선보다 약간 이쁜 내 친 여동생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고 말았다.

번호를 한자 한자 수첩에 적어줄때

얼굴에 미소가 환하게 퍼져 나가는 그 조교의 얼굴은 지금도 잊을수가 없다.



나중에 훈련소 나와 휴가로 집에 왔을때

다행히 사정을 알리 없던 여동생은 그 후

모르는 번호에 남자에게 오빠 군대 조교라는 말을 듣고 만나고 싶단 말에

수차레 거절하다가 오빠의 안정된 생활을 염려해 

집 앞 카페에서 잠깐 얼굴만 봐주러 갔다는데..



텅 빈 카페에 동생과 커플 한쌍이 앉아있는데

딱 봐도 군인 같은 남자가 한명 들어왔다는거야

그런데 작은 카페에 테이블을 이리저리 수차레 둘러보다가

핸드폰을 걸어 전화를 했다가 창가에 앉은 내 여동생과

둘이 눈이 마주칠때 내 동생이 말하길 


그 조교 아저씨 얼굴은 

'청계천 거리를 걷다가 사자 무리와 마주친 사람의 얼굴 같았다' 라는거야..

여동생과 말도 안 섞고 조용히 카페를 나갔다는 그 조교




아무튼 이제 전역한지 꽤 됐는데

그 조교가 오유를 하고 있다면 정말 사과하고 싶네요

미안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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