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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연을 끊기로 했습니다. 제발 '이해한다'라고 한 마디만 해주세요
게시물ID : gomin_12098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WRnZ
추천 : 12
조회수 : 2771회
댓글수 : 201개
등록시간 : 2014/09/23 09:49:38


어릴 적부터 부모님과 대화도 거의 없었고 이렇다 할 유대관계도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완전 집안에서 공포 분위기와 폭력으로 권위를 세우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머니는 히스테리 성향이 강합니다. 아버지 보다 폭력은 덜했지만 짜증과 욕설(갈아 마실 놈, 지근지근 밟아서 죽일 놈 등등)로 사람을 힘들게 만드는 사람이었습니다.

 

두 분 다 주폭이나 상습적 폭력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는 이 정도는 다른 가정에서도 있는 훈육이나 체벌정도라고 생각하고 자랐습니다.

 

하지만, 가족끼리 모여서 행복했던 기억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맹세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가족들이 모이는 이유는 거의 대부분 자식들을 혼내고 때리기 위해서였고, 무언가 즐거운 일을 위해 모여도 언제나 아버지나 어머니 두 분 중 한 분의 짜증과 함께 시작되는 다툼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가장 최악은 형입니다. 형은 아버지의 폭력과 어머니의 히스테리가 만든 최악의 인간쓰레기입니다. 나이는 30대 중반인데 현재 아무 일도 안 합니다. 대인 기피증과, 낮은 자존감, 분노조절 장에 등등 수 많은 정식적 문제를 가지고는 방 안에서 하루 종일 게임만 합니다. 거기다 과시욕과 사치도 엄청 심해서 항상 최신 핸드폰에 가방, 명품 옷을 삽니다. 돈은 사채를 쓰거나 부모님에게 갈취를 합니다.

 

아이러니 한 것이, 형의 이런 성격형성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 어머니의 과보호라는 것입니다. 어머니의 히스테리컬한 동시에 자신이 그 성격을 감당하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항상 문제가 생기면 처음에는 히스테리를 일으키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그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하고는 문제해결을 포기합니다.

 

형은 이것을 잘 알고 이용합니다. 사고 싶은 물건이 생기거나 필요한 돈이 생기면 어머니에게 장기적이고 집요하게 요구를 합니다. 그러면 어머니는 처음에는 짜증을 내다가 나중에는 지쳐서 결국 형의 요구를 들어줍니다.

 

아버지나 제가 화를 내면서 엄마가 형 인생 더 망치고 있다라고 말을 해도 듣지를 않습니다. 항상 이번이 마지막이야’ ‘이번에 돈 안 막아주면 쟤() 사회생활 못해라는 말만 반복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다보니 저도 성격이 원만한 편은 아닙니다. 대인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잘 견디지 못하는 편입니다. 친구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순간에도 마음속에는 항상 내가 실수를 하면 저 사람은 언제고 나에게 화를 내고 욕하고 떠나갈 거야라는 생각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저는 10년 전부터 가족을 떠나서 살고 있습니다. 대학생이 된 이후로는 1년에 한두 번만 집에 내려갔습니다. 지금은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은 이제 나이가 들고 약해졌습니다. 그래서 가족이라는 것이 되고 싶으신가봅니다. 그런데 저는 그 가족이라는 것이 너무 어색합니다. 이건 진짜 가족이 아니라 연극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약해지셨을 뿐이지 기본적인 성격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우리 가족의 모임은 언제나 처럼 짜증과 다툼으로 끝이 납니다.

 

1년에 한 번, 집에 머무르는 며칠 동안 저의 역할은 이런 가족들 사이에서 성격에도 맞지 않는 중재자 노릇을 하는 것입니다. 남들은 집이 최고의 휴식처라고 하는데, 저에게는 집이 이 세상에서 가장 불편한 곳입니다. 저에게 집은 제가 지금 혼자 살고 있는 방입니다.

 

이제 부모님은 약해졌습니다. 형의 금전적 요구와 짜증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이 제대로 된 훈육을 못하고 폭력과 짜증으로 교육한 결과, 이제 나이가 들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약해진 부모님이 형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 조만간 존속폭력으로 이어질 것이 뻔히 보입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어머니는 형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를 거부합니다. 정신병원에 보내서 진짜 치료를 받게 하자고 해도 나중에 사회생활 못한다.’라는 황당한 얘기만 하십니다. 자기 스스로 병원에 가도록 설득하겠다.’라는 꿈같은 얘기만 하십니다. 여기에 대한 형의 반응은 한 달에 X백 만원씩 주고, 새 집 사주고, 새 컴퓨터 사주면 병원에서 치료 받아 보겠다.’

 

길게 썼는데 사실 문제 해결을 위해서 이 글을 쓴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이제 포기했습니다. 더 이상 이런 꼴을 보기 싫어서 이제는 집과 연락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연락을 안 했더니 어제는 아버지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더 이상은 연락하고 싶지 않다고 했더니 '부모 자식의 연인데 어떻게 그러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이제는 저도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 글을 쓴 이유는 하소연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주변 친구들 중에 몇몇에게 이런 얘기를 했더니 누군가는 저를 이기적인 개새끼 취급 하더군요. 그 사람들 말처럼 제가 진짜 이기적인 개새끼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저도 살고 싶었습니다. 밤마다 내가 해결할 수도 없는 고민 때문에 괴로워하고, 평소에도 시도 때도 없이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 들었던 모든 욕설과 모욕이 환청처럼 머릿속에서 맴돌고, 남들이 가족 이야기를 하며 웃을 때 저 혼자 비밀을 숨기듯이 닥치고 있고, 누군가에게 이런 얘기들을 하면 그래도 가족인데 너 진짜 너무한다.’며 인간 말종 취급 받는 게 너무 지긋지긋합니다.

 

제발 저에게 이해한다.’라는 말 한 마디만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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