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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퇴근길이었는데...
게시물ID : freeboard_13113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초록저금통
추천 : 0
조회수 : 27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5/03 20:30:13
원래 나는 항상 우산을 들고 다닌다.
그런데 아주 가끔 귀찮아서 가방을 통째로 안들고 다니는 날이 있는데 그게 하필 비가 내리는 어제였다.
비가 아주 많이 오는건 아니었지만 여튼 비에 젖은 생쥐가 되어 퇴근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부터 비가 내리길래 당연히 우산을 챙겨 갖고 출근했다.
평범한 일과를 보내고 퇴근하려고 밖을 보니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하지만 나에겐 우산이 있지. 어제완 다르다.
괜시리 기분이 좋아졌다. 콧노래가 나왔다.

'비바람이 몰아치던 바다~ 어 박자가 이상한데.. 
비바람이 치던 바다~ 이거네. 잔잔해져 오면~'

근데 가사완 다르게 갑자기 돌풍이 불어왔다.
우산이 터질 것 처럼 팽팽해지길래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우산을 돌리는 찰나에
하필 미끄러운 바닥을 밟아서 그대로 옆으로 나자빠졌다.

앞서 가던 사람이 어맛 하면서 돌아보는데 부끄러워서 죽을 것 같았다.
웃음 밖에 나오지 않았다.

얼른 일어나서 몸을 추스리는데 웃음만 나왔다.
넘어지며 땅을 짚은 손목이 조금 시큰했지만 그래도 다행히 다치거나 하지는 않은 것 같다.

기분 좋은 퇴근길이었는데 누가 '기분이 좋다고? 과연 그럴까' 하면서 날 민 것 같다.
젠장.



넘어진걸로 누구한테 하소연하기도 좀 그래서 여기다 징징댑니다.
히히히. 그래도 퇴근해서 기분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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