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의 나는,
뭔가 보람찬 일을 해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찌들어 있었다.
대학생이 되면 달라질 줄 알았던 인생은
뭐 하나 달라진 거 없이 반복되는 지난날의 계속이었다.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다가
가진거라곤 몸뚱이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오자
몸을 쓰는 무언가를 찾다가
헌혈의 집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렇게 2005년 1월 27일의 그날
나는 순결한 첫경험을 했다.
그 후로 9년-
이제 50번을 해냈다.
하루는 헌혈의 집에 현수막이 걸려있는걸 보았는데
백번의 헌혈을 해내면 상패와 함께 현수막을 걸어준다고 그랬다.
그 때 결심했다
백번을 해서 꼭 저 현수막을 차지하고 말리라.
이제 반을 해냈다. 아잣!
전혈, 혈장, 혈소판 골고루 하려고 했지만
혈장이 압도적이네요
이쁘장하게 생긴
적십자 쇼핑백에
세가지 품목이 들어있더라구요
물론 헌혈증이랑
헌혈증과 함께 받는 기증품도 있어요
그건 지갑에 쏙 넣어놨음
금장이라 불리는 헌혈유공장과
정성스레 글 쓰인 포장증
그리고 USB (16GB) 가 들어있습니다
USB 안사도 되니까 좋네요
요건 30번째 헌혈시에 주는
은장 헌혈유공장과 USB (16GB)
개인적으로 이 깜찍한 USB 참 맘에 들어요
잘 쓰고 있는중 ㅋㅋ
이렇게 모아보니 초큼 멋져보이네요
어서 백번째의 아이들도 함께 했으면 좋겠네요
(...또 9년 뒤에...?)
두 USB를 합쳐 32GB !!
이제 조금 더 잘 숨길 수 있겠어요 (흐뭇)
헌혈을 하면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구나 하는
그런 느낌을 갖게 해주는거 같아요
저는 그런 느낌 때문에 헌혈을 하는듯.
게다가 바늘이 콕 하고 찌를때의 그 짜릿함도 좋구요
피가 빠져나가면서 나른해지는
그 오묘한 기분도 나쁘지 않아 좋고,
간호사느님의 친절함도 좋아요
간호사 짱짱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