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서울·경기·강원 지역 114 전화번호 안내를 맡고있는 한국인포서비스(KOIS)가 1일부터 고객 문의전화에 대한 첫 인사말을 “안녕하십니까”에서 “사랑합니다∼고객님”으로 바꿨다. 114 다이얼을 돌리면 여자 상담원이 상냥한 목소리로 대뜸 “사랑합니다∼”라고 한다.
파격적인 전화 인사말에 유쾌한 에피소드가 잇따르고 있다. 전화 상담원에게 “저도 사랑해요”라고 응대하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내가 누군줄 알고 사랑한다는 거냐”며 캐묻는 사람도 있다.
◇‘사랑합니다’ 너무 따뜻해∼
3일 오후 114로 전화한 회사원 김모(27)씨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안내원의 ‘사랑합니다’란 인사말에 웃음을 터뜨려 버렸다. 김씨는 “처음엔 전화를 잘못 건 줄 알았다”며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번져 전화번호를 묻는 말투도 자연스럽게 부드러워졌다”고 말했다.
114 상담원들 역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다고 했다. 한 상담원은 “‘저도 사랑합니다’라고 웃으며 응대하는 고객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특히 교회에 다닌다는 한 고객은 ‘사랑한다고 말해줘서 고맙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다른 상담원은 “멘트가 바뀐 뒤 상담전화 분위기가 많이 부드러워졌고 밝아졌다”며 “흔히 듣기 힘든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전화기로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좋아하는 고객이 많다”고 했다.
◇‘사랑합니다’ 너무 생뚱맞아∼
바뀐 멘트에 당황해 하는 고객도 많다고 한다. 대부분 다이얼을 잘못 돌린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다. 간혹 짜증을 내는 고객도 있다.
한 상담원은 “114가 맞냐고 반문하거나 인사말이 바뀐 이유를 따져 묻는 고객도 있다”며 “한 고객은 ‘도대체 뭘 사랑한다는 거냐’며 짜증을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 노인 고객은 “사랑합니다”란 인사말에 “내가 70대 노인이다. 나를 사랑해선 안되지”라고 진지하게 답하기도 했다.
114 상담원이 대부분 상냥한 목소리의 젊은 여성이다보니 “나를 얼마나 사랑하느냐, 구체적으로 말해달라”며 짓궂게 장난을 걸어오는 젊은 남성도 있다.
KOIS 서울 본부 윤명자 상담팀장은 “우리도 ‘사랑합니다’로 인사말이 바뀐 다음 이 말을 하기가 참 쑥쓰러웠다”며 “하지만 딱딱한 ‘안녕하십니까’보다 ‘사랑합니다’가 훨씬 푸근하고 부드러운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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