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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끝이 나네요. 일이 바빠 번역 속도가 너무 느렸던 점 죄송합니다.
그럼 여러분 다음에 또 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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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yldepixie
어제 밤은 내 평생 최고로 길었던 밤이었어. 내가 제정신을 차릴 수 있었던 건 오직 그 땅이 긁히는 소리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지 않던 시간 뿐이었어. 여러분들이 보내준 자상한 말들이 어둠속에서 떨고 있던 나한테 얼마나 위안이 됐는지 말로 다 못할거야. 고작 포스트잇 몇 쪼가리 가지고 악마를 막아본 적이 없는 사람은 분명히 내 기분을 이해하지 못할꺼야. 난 숨 죽이고 기다리고 기다리다, 드디어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았을 때 조심스럽게 기듯 계단을 내려갔어. 난 마치 부적이라도 되는 양, Tricia의 일기장을 얼굴 앞에 들고 있었지. 난 방마다 하나씩 숨어들어가 유리창에 고개를 빼꼼 내밀어 밖에 누가 있는지 확인했어. 아무도 없었지. 우리 집 대문은 대형 유리로 되어 있고 얇은 커튼이 드리워져있어. 거기에 Matt의 그림자가 비쳤지. 바로 우리 집 대문 앞에 나타난거야! 난 서둘러 일기장의 안감으로 붙어있던 골판지를 찢어내서, 대문으로 몸을 날려 골판지에 그려진 도형이 대형 유리 밖으로 보이도록 대문에 철썩 붙였어. Matt은 구르듯 뒤로 튕겨나가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어. Matt은 마치 방금전까지 자기가 무슨 일을 하려고 했는지 기억을 못하는 것처럼 대문 앞을 서성였어. 잠시 후 그가 떠나간 자리엔 그가 남긴 선물이 있었지. 들고 있던 삽을 우리집 대문 앞에 두고 간거야.
난 저 멀리 동이 터오기 시작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족들이 일어나기 전에 서둘러 집 벽에 붙어 있는 포스트잇들을 수거했어. 수거한 포스트잇들을 전부 일기장에다가 쑤셔박으려던 찰나, 곱게 졉혀져있는 종이가 한장 내 눈에 들어왔어. 아까 싸구려 골판지로 된 일기장의 안감을 뜯어냈을 때 그 뒤에 숨겨져있던 종이가 튀어나왔나봐. 아마 Tricia가 숨겨둔 쪽지였을꺼야. 난 잽싸게 내 방으로 뛰어올라가 그 쪽지를 열어봤어. 그 쪽지는 일기장 한장을 찢어서 만든 거였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Tricia가 한 페이지를 찢어서 안감 속에다가 숨겨둔거 같아. 다음은 쪽지의 내용이야.
“나는 인간들의 사악함에 의해 잉태되어 피의 맹약 속에 태어났도다.”
이게 내 앞에 모습을 보인 그 악마가 처음으로 내게 했던 이야기입니다. 만약 내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여기 저기에 힌트를 남겨두었으니 누군가가 이 쪽지를 꼭 발견해주길… 그 악마 모르게 뭘 하는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 놈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요. 아무래도 그 악마는 이미 내가 뭔가를 꾸미고 있는 걸 눈치채버린거 같네요. 오 제발 천지신명님, 내 계획이 뭔지 그 놈이 절대 알면 안되는데… 난 지난 몇년 동안 겨우 그 놈을 내 몸 속에 가두어 두었지만, 더 이상은 한계인 것 같습니다. 더 이상 정신 줄을 잡고 있는 것도 힘들어요. 언젠가 내가 정신줄을 놓치게 될 상황을 대비해서 이 쪽지를 쓰고 마지막 힘을 모아 여기 일기장에 숨겨둡니다. 그 놈에게 내 계획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난 모든 사람들을 속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놈이 내가 뭔가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이미 눈치챘기 때문에, 난 그 놈이 내가 계획하는 것이 바로 나의 죽음이라고 믿도록 할 생각입니다. 그 놈은 내가 죽어야만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을테니 내 죽음을 아주 기쁜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을겁니다. 하지만 내 죽음은 절대로 자살이 아닙니다. 만약 당신이 이 쪽지를 읽고 있다면 결국 내 진짜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의미겠지요. 그 놈은 피의 제물과 초대를 거부하지 못합니다. 절대로요. 바로 그 피의 제물과 초대에 대한 집착이 놈의 약점입니다. 정말 미안하지만, 이 쪽지를 읽고 있는 당신이 그 놈을 직접 몸 안으로 초대해야 합니다. 그 놈을 봉인할 덫은 벌써 준비해 두었어요. 당신은 그 놈을 몸 안으로 초대한 후에 원형 결계 속으로 그 놈을 운반해야됩니다. 크리스탈 속으로 피를 흘려 넣으세요. 그 때 그 놈을 상처를 통해서 몸에서 밀어내 크리스탈 속으로 흘려 넣어 가두어야 합니다. 그 놈은 분명히 미친듯이 저항하겠죠. 크리스탈을 상자 속에 가두고 그 상자를 원형 결계 중앙에 묻어주세요.
쪽지 말미에는 학교 뒤에 있던 하얀 나무 세 그루의 약도가 그려져 있었어. 난 쪽지를 두 번 더 읽고 의자에 기대앉았어. 그 놈을 내 몸 속으로 초대하라고? 이게 무슨 미친 소리야. 절대 안해. 아니 못해. 하지만 즉시 도형이 그려진 포스트 잇 무더기가 내 눈에 들어왔어. 난 도저히 어제같은 밤은 두번 다시 보낼 자신이 없었어. 내 불쌍한, 하지만 누구보다 용감했던 친구야, 넌 대체 어떻게 이런 생활을 몇 년동안 혼자 해 온거니? 난 일주일만 지나도 영혼까지 탈곡되서 입에서 거품을 물고 있을텐데. 바로 그 때, 내가 결심했다는 걸 느끼기도 전에, 나는 준비물들을 챙기기 시작했어. 일기장, 모종삽, 튼튼한 손전등, 완충된 핸드폰, 그리고 부엌에서 날카로운 칼을 챙겼어. 마치 가슴 속으로는 해야겠다고 결심했지만, 머리로는 그걸 부정하는 듯한 느낌이었어. 준비물을 전부 가방에 챙겨넣은 나는 아무렇지 않게 등교하는 느낌으로 학교로 갔어. 난 수업 내내 얌전히 앉아서 필기를 하고 과제를 했지만, 마치 나는 제 3자의 시점에서 이 모든 것을 지켜보는 듯 현실 감각이 전혀 없었어. 겉으로는 수업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내 머리 속은 마치 햄스터가 챗바퀴를 돌리듯 오늘 밤의 계획을 계속해서 되풀이하고 있었지. 학교가 끝난 후, 난 집으로 가서 숙제를 끝내고 저녁을 먹었어. 가족들과 여러가지 잡담도 했지. 겉으로는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 하고 있었지만 멘탈이 점점 가루가 되어가는 경험은 정말 두번 다시 없을 초현실적인 느낌이었어. 그 뒤에, 난 조용히 기다렸어. 난 가족들이 모두 잠이 들 때 까지 기다리며 몇 번이고 반복해서 가방 속에 넣어둔 준비물들을 확인했어. 가족 모두 잠이 들고 집이 조용해진 걸 확인한 후에, 나는 몰래 집에서 빠져나갔어. 난 혹시 Matt이 우리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지 걱정했지만, 그렇진 않았지. 난 학교로 향했어.
학교로 가는 길은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이었어. 당시 나는 ‘그래~ 내가 뭘 진짜로 하려는건 아니니까’ 라고 생각하는 자기기만 상태였던거 같아. 표면적으로는 ‘어휴 위험해지면 바로 도망쳐야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음 저 깊은 곳의 결심은 내 발을 그 하얀 나무 세그루 쪽으로 이끌고 있었어. 결계 주변 땅은 이미 누군가가 급히 파낸 흔적이 역력했어. 생잔디가 뜯어져서 이리저리 흩어져있었지. 현장에 도착한 나는 순간 정신이 번쩍하고 현실로 돌아오는 느낌이 들었어. 그래 이제 와서 물러설 수는 없지. 일단 저지르고 보는거야. 난 상자를 다시 파내서 열고, 크리스탈을 상자에 담아 둔 채로 결계 안에 놓아두었어. 나는 신께 기도를 드릴까 하다가, 지난 몇 년간 기도를 한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닿고 뭔가 위선적인 것 같은 꺼림칙한 생각이 들었지. 그래도 나는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어. “하나님…” 목소리는 점점 작아져갔어. “Tricia, 아니면 누구든지 상관없어요. 산타 클로스 바짓가랑이라도 잡겠어. 당장 티끌만한 힘이라도 줄 수있는 존재가 있다면 누구든지 상관 없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난 일어서서 칼을 들고 결계 밖으로 걸어나갔어. 속이 뒤집힐거 같은 공포가 느껴졌어. 또 내가 이런 상황에 내 몰렸다는 사실에 지독한 분노가 느껴졌지. 하지만 무엇보다,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것같은 감정에 휩싸였어. 난 왜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혼자서 이 고생을 하고 있는거지? 왜긴, 내 주변에 이 사단에 대해서 내 말을 믿어줄 사람이 한명도 없기 때문이지.
별안간 내 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의 진동이 느껴졌어. 난 핸드폰을 꺼냈어. 폰에서 별안간, 내 인생이 이렇게 망가지기 전인 몇 주 전에 다운로드 받아 둔 노래가 재생되기 시작했어. 그 노래는 Rachel Platten의 “Stand by You”였지. 지금 가을이지만, 별안간 내 머리에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평온한 봄 풀밭의 냄새도 나는 듯 했지. 순간, 내 가슴이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가득차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성공하든 실패하든, 나는 혼자가 아닌 거 같았지. 아마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 사태에 대한 기억은 점점 옅어질거야. 오히려 내가 거대한 환각을 본 거에 불과하다고 추억하게 될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 일에 대한 기억이 어떤 식으로 변하게 되더라도, 잠시나마 사랑과 평화에 충만했던 그 순간만큼은 절대로 잊지 못할꺼야.
노래 재생이 그치고 나서, 나는 어제 밤 전화가 왔던 번호로 전화를 걸었어. 누군가 전화를 받자마자 나는 “당신이 말하는 대로 하지. 내가 어디 있는지는 알고 있겠지.”라고 말했어. 전화를 끊자 마자, 나는 전화기의 전원을 꺼버리고 결계 안에 있는 내 짐들 위로 휴대폰을 던져뒀어.
그 놈이 나타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어. 누군가가 풀숲을 뚫고 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Matt이 내 시야로 걸어들어왔지. 그를 보자마자 나는 차가운 공포가 서서히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어. 그 애는 온 몸에 멍과 베인 상처가 가득했어. 비틀거리며 걷는 그 애의 한 쪽 눈이 늘어져 덜렁 거리는 것이 보였지. 난 정신을 잃을 것 같은 광경에 지체없이 움직였어. 나는 집에서 가져온 칼 날을 세워 팔 안쪽을 그었어.
“이리 들어와. 너를 내 안으로 초대한다.” 나는 상처에서 피가 차올라 팔을 타고 흐르는 것을 느끼며 말했어. 내 말을 들은 Matt이 봉제인형처럼 쓰러진 바로 그 순간, 난 그 놈이 내 몸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꼈어. 마치 상처에 불이라도 붙은 듯한 고통이었지. 게다가 뭔가 역겨운 것이 기어다니는 듯한 감각도 느낄 수 있었어. 나는 바로 그 자리에서 토하고 살려달라고 소리지르고 싶었어. 이 고통을 없앨 수 있다면 차라리 저 칼을 들어 내 목을 찔러버리고 싶었지. 하지만 난 이를 악물고 겨우 고통을 참아냈어. 나는 결계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어. 그 때 뭔가 크게 잘못됐다는 걸 알 수 있었지. 별안간 다리에서 쥐가 난 듯한 타는 듯한 고통이 느껴지면서 마치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기 시작했던거야. 분명 이 전까지 몇 번이나 넘어다녔던 소금으로 된 결계는, 마치 벽돌벽이라도 된 듯 날 막아서고 있었어. 나는 그 놈이 상처에서 다시 기어나오려고 하는 것을 느끼며, 다른 손으로 상처를 단단히 막아쥐고서, 보이지 않는 벽을 통과하기 위해 몸을 밀어 넣었어. 내 코에서는 피가 마치 봇물이 터진 듯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어. 난 더 힘을 주어 몸을 구겨 넣었지. 눈 앞에 물체들이 여러개로 겹쳐 보이면서 고통에 온 몸이 속에서부터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 같이 느껴지던 그 때, 내 몸이 드디어 결계벽을 넘어갔어. 나는 상자 앞에 무너지듯 무릎을 꿇고는, 크리스탈을 들고 그 구멍 안으로 피를 최대한 흘려 넣기 시작했어.
내가 상처를 통해서 그 놈을 밀어내려고 하는 순간, 그 놈이 뭔가 잘못된 걸 눈치챘어. 그 때까지 몸 밖으로 빠져나오려고 애쓰던 그 놈은 다시 내 몸 속으로 파고들기 시작했지. 내 몸 속 깊숙히 그 놈의 이빨과 손톱이 박혀 들어오는게 생생히 느껴졌어. 온 몸에 퍼지는 고통에 눈에 초점이 사라지고 세상이 빙글빙글 돌면서 당장이라도 기절해버릴 것 같았어. 그 놈이 내 몸 속을 가득 채우며 퍼져서 구석 구석 고리를 박는 것이 느껴졌지. 내가 더 힘을 줘서 그 놈을 밀어낼 수록, 고통은 더 심해져갔어. 내가 완전히 정신을 잃으려던 그 순간, 예전의 따뜻한 기운이 다시 느껴지기 시작했어. 어딘가에서 새의 지저귐이 들려오면서 꽃의 향기가 났어. 내 정신이 다시 차분해지기 시작했어. 그 때 그 놈의 저항이 약해지는 느낌이 들면서 다시 용기가 돌아오기 시작했어. 팔에 난 상처는 이제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어. 내 몸에 가득찬 따뜻한 축복의 기운은 그 놈을 내 팔의 상처 방향으로 몰아내고 있었어. 그 놈이 저항하며 날뛰면서 상처 주위의 피부가 새까맣게 변해가기 시작했지. 고통은 여전히 극심했지만, 희망의 빛이 한 줄기 보이는 듯 했지. 비명소리가 내 입에서도 튀어나오고 머리 속에서도 메아리쳤어. 세상이 고통으로 가득찼던 그 때, 별안간 모든 고통이 눈 녹듯 사라졌어.
난 없는 기력을 최대한 끌어모아 빠르게 크리스탈을 상자 속에 던져넣었어. 나는 상자가 부서져라 뚜껑을 닫고최대한 땅 속 깊숙히 묻었어. 그리고 그 위에 몇 번이고 반복해서 흙을 덮어 상자를 묻었어.
드디어 끝났어. “Tricia, 고마워.” 나는 작게 속삭였어. 입고 있던 상의는 내가 흘린 코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어. 내 팔에 난 상처에서는 아직도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Matt은 훨씬 상태가 안좋아 보였어. 나는 내가 가져온 물건 들을 전부 가방에 싸고는Matt을 내 차로 끌고 가보려고 했는데, 그 애는 의식도 거의 없는 상태였어. 애를 써 봤지만 몇 미터 가지 못해서 난 구급차를 부를 수 밖에 없었지.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Matt을 병원으로 호송하고 나는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해주었어. 게다가 고맙게도 우리 부모님께 연락까지 했더라구. 난 이제 한달동안 외출금지야. 난 부모님께 Matt을 찾으려고 여기 온거고, 그 와중에 긁히고 넘어져서 베인 상처가 생기고 코피가 난거라고 했어. Matt이 무슨 말을 할지는 전혀 알 수 없지만 말이야.
만약 당신이 Ohio 주에 오게 된다면, 우연히 고등학교와 묘지 사이에 있는 어느 작은 임지를 방문하게 되더라도, 절대로 겁 먹지 않았으면 좋겠어. 분명 거기에 거대한 악마가 봉인 되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든든한 결계와 내 친구가 철통같이 지키고 있으니까 말이야.
출처 |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3plt3w/the_new_girl_part_fivefin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