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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도 더 된 첫사랑과의 만남 썰
게시물ID : love_26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최어흥
추천 : 5
조회수 : 108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5/05 10: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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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과 키스했던 썰을 보고.. 갑자기 저의 첫사랑도 생각나서 끄적여봅니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그 날도 여느때와 같이 아무것도 하지않고 침대에 누워있었다

따르릉 따르릉

"어 왜"

"야 나와 애들이랑 같이 있어"

"어딘데"

"지금 미용실인데 진짜 이쁜애 있어 빨리 와봐"

뚜뚜뚜뚜...

친구의 전화를 받고 나갈준비를 했다


친구들이 있다는 미용실 도착을 했고 본능적으로 이쁘다는 여자부터 찾아봤다

한 여자가 커트를 하고있었고 누군지 말하지 않아도 그 이쁘다는 애가 저 여자란걸 알수있었다

'음.. 이쁘네..'

그 옆에는 김정일을 닮은 내 친구가 파마를 하고 있었다 (이하 정일이)

'아.. 내 눈..'


커트를 마친 이쁘장한 여자는 남자친구로 보이는 훈훈한 남자와 미용실을 나가려다 나에게로 다가왔다

"어머! 민철아!" (가명)

"누구...세요?"

나는 그 아이가 누군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나야 나! 선영이~!" (가명)

"누구..... 우와!! 선영아 진짜 오랜만이다!"

번뜩 한 여자아이가 기억이 났다

그 이쁘장한 아이는 내 친구 여자친구의 베스트 친구였고

2년 전 내 친구 여자친구가 나와 소개팅을 주선해준적이 있었다

당시 그녀와 나는 연인사이로 발전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녀와 짧은 대화를 하고 다음에 또 보자는 형식적인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그녀를 만난지 며칠이 지났지만 최근 내 친구들과의 대화 주제는 여전히 그녀였다

'선영이 예전에도 이뻣긴 했는데 젖살 빠지니깐 더 이뻐졌네'
'그 훈훈한 남자는 남자친구겠지?'
'민철아 너 예전에 잘해보지 그랬냐'
'아.. 나도 연애하고싶다'

미용실에서 한 번 마주쳤을뿐인데

왜인지 모르게 그녀가 계속 생각났다

친구들과 그녀에 대한 대화를 할때마다 내 가슴속 어딘가엔 그녀가 천천히 새겨지고 있었다



며칠이 더 지났고

그날도 아무생각없이 컴퓨터에 앉았다

관적으로 MSN 메신저에 로그인을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우측하단에 팝업창이 하나 올라왔다

'♥ 님께서 로그인 하셨습니다'


2년전 그녀와 처음 소개팅으로 만났을때 MSN 메신저 아이디를 교환한적이 있었다
 
그녀는 접속을 잘 안하는 편이었고

최근 1년간 그녀가 메신저에 들어온것은 처음있는 일이었다


"안녕"

반가운마음에 먼저 인사를 했다

얼굴을 보지않고 메신저로 대화를 하니

어색함 없이 좀 더 친근하게 대화할수있었다

그녀는 생일이라 친구와 술을 마셨다고 했다

내가 아는 그녀는 원래 술을 좋아하지도 그리고 마시지도 못했었는데.. 

대화 내내 그녀는 어딘가모르게 울적해 보이기까지 했다

생일인데 남자친구와는 잘 보냈냐고 은근슬쩍 물어봤고

그녀는 며칠전 남자친구와 헤어졌다고 했다

그녀의 아픔을 공감하기보단.. 내심 기분이 좋았다

우리는 그렇게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고

서로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빠른 시일내로 밖에서 한번 보기로 했다



그 날을 계기로 우리는 몇번의 만남을 가졌고

헤어지고 혼자있으면 우울할거라는 핑계로 더 자주 만나게됐다



밥도 같이 먹고.. 그녀가 좋아하는 배트남 음식..

커피도 마시고.. 커피를 잘 안마시는 나는 아이스 초콜렛..

바다도 가고.. 유치하게 바닦에 이름도 쓰고..

배도 타고.. 선상위의 시원한 바람은 꽤 좋았다..

강아지 산책도 시키고.. 귀엽고 작은 검정색 강아지.. 

거무튀튀한 마음으로 그녀에게 포켓볼도 알려줬다.. 



하루하루 그녀를 만날때마다 그녀를 향한 내 마음은 더 커져만 갔다

우리는 몇 주 동안 많은 추억을 쌓아갔다

데이트후 나는 매일매일 그녀를 집에 대려다줬고 

1시간 정도 걸리는 그 거리가 한 번도 멀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가깝게만 느껴졌다



하루는 데이트를 마치고 어김없이 그녀를 집으로 대려다 주는 길이었다

그녀가 정면을 응시하더니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주춤거렸다

저 멀리 키가 훤칠한 남자 한명이 서있었고

이 전에 만났던 그녀의 남자친구라는걸 직감적으로 알수있었다

우리는 계속 걸었다

그와 점점 가까워졌고 그는 우리를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한대 치면 나도 쳐야되나?'

'욕하면 참아야되나?'

'지랄하면 나도 같이 지랄할까?'

짧은 시간동안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안녕하세요." 

"이..네 안녕하세요"

그가 고개를 숙이며 굉장히 젠틀한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전개였다

"대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선영이랑 할 이야기가 있어서 그런데 잠시 이야기좀 나눠도 될까요?"

나는 당황했다

무슨대답을 해야할지 몰랐다

그녀를 쳐다봤고 그녀의 눈빛은 무얼 원하는지 알수없었다

"네 선영이가 괜찮다면 그렇게 하세요. 집에만 안전히 잘 들여보네 주세요"

"선영아 이야기 잘 나누고 집에 들어가면 전화해~"

그와 그녀에게 한 마디씩 이야기하고 뒤를 돌아 지하철 역을 향해 걸었다

저 뒤에서 날 부르는 그녀가 목소리가 들렸지만 뒤돌아 보지 않았다

'꺼지라고 할걸 그랬나.. 아니야 아무 사이도 아닌데 그건 좀 오바지.. 그래도 둘이 있는건 싫긴 한데.. 하..'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이참에 그 둘이 대화하고 깔끔하게 헤어지길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뒤숭숭한 나머지 곧장 집으로 가지 않고 정일이네 집으로 갔다

그녀의 기다리는 동안 그녀의 전 남자친구에 대해서 알아봤다

정일이(일전에 파마했던 친구) 누나와 그녀의 전 남자친구는 알바를 같이 한적이 있어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렵지 않게 알아볼수 있었다

그의 별명... 완벽한놈

외모... 키도 크고 잘생겼음.. 옷도 잘입음..

성격... 착함.. 그것도 매우 착함

어린나이에 차도 있고.. 집도 좀 살음.. 

뭐 하나 빠지는게 없지만 유일한 약점... 눈치가 쪼끔 없음..

정일이 누나가 나에게 말했다

"넌 걔보다 못 생기고 키도 작아.. 거기다 성격도 그닥.. 차도 없고 돈도 없어.. 뭐 하나 걔보다 나은게 없다. 근데, 너가 눈치는 빨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여자는 눈치 없는 남자 답답해서 못만난다, 승산있으니깐 열심히 해봐 ㅎㅎ"


누나가 해준말이 욕인지 응원인지는 모르겠지만

포기하기엔 그녀를 향한 내 마음은 이미 너무 커져버렸다

그녀에게 집에 잘 들어왔다는 전화가 왔고 나는 그날 있었던 일을 일체 물어보지 않았다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미친듯이 궁금했지만 물어보지 않았다



그녀와 잘 되어간다고 생각했었는데

전 남자친구의 등장에 내 마음이 조금은 초조해졌다

다음번 만남에선 그녀에게 고백을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며칠이 지났고

우리는 공원에서 커피를 마셨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연인들은 팔짱을 끼고

아이와 엄마아빠는 손을 잡고

모든것이 평화로워 보였다

고백을 해야한다는 내마음을 빼고는... 모든것이 평화로워 보였다



공원 앉아 타이밍을 잡고 고백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떨렸다.. 입이 잘 떨어지지도 않았다

계속 안절 부절 하는 나를 보며

무슨일이 있는거 아니냐며 걱정어린 말투로 물어보기까지 했다

내가 긴장한 모습이 그녀에게 들켯다고 생각하니

긴장감과 떨림이 두배로 느껴졌다

마치 내 심장소리가 그녀에게 들릴것만 같았다

결국 공원에서는 고백은 커녕 대화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그녀의 집 근처까지 왔다

1시간동안 지하철을 탓음에도 그녀와의 대화에 집중하지 못했다

내 머리속엔 온통 어떻게 고백을 할까..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그녀 집 근처 역까지 도착했고

그녀의 집을 향해서 걷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10분이면 그녀집앞에 도착이다

10분안에 고백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완전한 여름도 아니었는데 등이 젖었다

손에 땀이 너무 많이 나고 걸음걸이 까지 이상해지는 기분이었다

마치 왼손과 왼발이 같이 나가는 기분이랄까..



1분같은 10분이 지나고 결국 그녀의 집 앞까지 걸어 왔다

"나 들어갈게~ 오늘 즐거웠어 문자해"

"응 나도 즐거웠어 ㅎㅎ 들어가 문자할게"

인사를 주고 받고 서로를 응시했다

3초정도 정적이 흘렀고 그녀가 뒤돌아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보였다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

"선영아"

"응?"

"음"

"왜? 할말있어??"

"어"

"뭔데?"

"너..."

용기내서 고백 하려는 찰나에 우리에게 라이트가 비춰졌고

멀지 않은 곳에서 차 한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 차는 우리앞 까지와서 섯고 아줌마 아저씨가 내렸다

당황하는 선영이의 표정을 보고 그 아줌마 아저씨가 선영이의 어머님 아버님이라는 사실을 알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선영이 친구 민철이라고 합니다! 늦은시간에 이렇게 인사드려서 죄송합니다"

최대한 씩씩하고 예의바르게 인사를 했고 

무거운 표정으로 아버님께서 인사를 받아주셨다

"늦은 시간이니 집에 빨리 들어가라~"

"예! 알겠습니다!"

대답은 크게 했지만 난 그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서있었다

그렇게 몇 초정도 서있었더니

어머니께서

"학생~ 선영이랑 빨리 이야기 나누고 늦지않게 들여보내요~" 라는 말과 함께 

아버님의 옆구리를 찌르며 두분이 함께 집으로 들어가셨다



그렇게 그녀의 집 앞엔 다시 나와 그녀만이 남았다

"아빠가 가라는데 왜 안가고 가만히 서있어 ㅎㅎ 너 되게 웃긴다"

"오늘 꼭 말해야되는게 있어서"

"무슨 이야기?"







"나 너가 좋아. 장난으로 하는 이야기가 아니고 진심으로 하는 이야기야

일어나서도 너 생각나고 

밥먹을때도 너 생각나고 

운동할때도 너 생각나고

자기전에도 너 생각나고 너가 너무너무 좋아

너가 거절해도 난 너가 좋아"

"..어..? 뭐라고..?"

"너를 너무너무 좋아한다고"

"또 말해줘"

"나 너 진짜 좋아"


어디서 나온 용기인지 그녀가 좋다는 말만 수십번을 했다

그런 내가 웃긴지 그녀는 활짝 웃었고 

이쁘고 환한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해줬다


그녀가 집에 들어갔다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자마자

입막고 소리를 질렀다

점프도 껑충껑충 뛰었다

춤까지 췄다

한창 기쁨을 만끽하는데 뒷통수가 따끔했다

그녀와 부모님이 현관밖에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다급하게 90도로 인사를 드리고 뒤돌아 뛰어갔다

점프뛰고 춤춘걸 부모님과 그녀가 봤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창피했지만

그녀를 얻었다는 생각에 금새 내 얼굴은 웃음을 띄고 있었다



그렇게 내 첫사랑은 시작됐다

지금 다시 하라고 해도 할수 없는 그런 사랑..

처음이라 서툴지만 꾸밈없는 사랑..

좋은것만 기억나는.. 

정말 하얀 사랑...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녀도 어디선가 잘 살고 있길 바랍니다



어쩃든,

제 인생 최고의 사랑은 첫사랑 아니고 제 와이프 입니다

사랑<첫사랑<우정<<<<<<<<<<<<<<<<<<<<<<<<<<<<<<<<<<<<<<<<<<<<<<<<<<<<<<<<<<<<<<<<<와이프에 대한 나의 어마무시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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