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얼마 전 실종된 부산대학교 기계공학부 4학년 배성훈 학생의 동생입 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도움에도 불구하고 좋지않은 결과로 돌아 온 오빠의 어이없는 죽음에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어제 오빠의 식을 무사히 치르고 오늘에야 접하게 된 오빠에 대한 뉴스 로 저희 가족의 가슴은 또 한 번 무너졌습니다.
“실 족 사…” 너무나 어이가 없습니다. 오빠가 실종된 시간은 5월8일 새벽 2시30경..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집을 지나서 깊은 산 속으로 갈 이유도 없을 뿐더러 어버이날 드릴 꽃바구니 를 손에 지니고 있던 오빠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장소에 있을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오늘 아침..너무 분하고 원통하여 경찰서에 갔습니다. 그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낀 것은 다방면으로 수사는 진행하고 있 다지만 결론은 ‘실 족 사’ 로 결론을 낸 듯 했습니다. 너무 분하고 원통합니다.
5월7일..오빠와 마지막으로 했던 통화에서 오빠는 그랬습니다. 아버지 드릴 꽃바구니를 사서 집에 일찍 돌아오겠다고… 4년 동안 장학금을 타며 학업을 이어가며 그 와중에도 과외까지 하며 스 스로 모든 것을 잘해왔던 오빠.. 항상 동생인 저를 걱정하며 챙겨주던 오빠..
그 날. 그 술자리를 안 했더라면.. 제가 여느 때처럼 일찍 들어오라고 조금만 더 다그쳤더라면.. 그 날.. 핸드폰 만 오빠가 가지고 있었더라면..
저희 가족들은 많은 아쉬움들을 평생 가슴에 묻어야합니다.
오빠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합니다. 실족사라는 말도 안 되는 추정으로 사건이 자살로 무마되는 최악의 경우 만은 막아야 합니다. 수사를 원점으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다시 하더라도 진실은 밝혀져야 합 니다.
무엇보다 오늘 아침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얼마 전, 올 해 3월경 할머니 한 분이 그 장소에서 비슷한 경황으로 돌라 가셨다고.. 그 할머님의 유가족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그 때도 50m 절벽 밑에 할머님이 오빠와 흡사한 상태로 누워계셨고 7일 만에 발견되셨다고 합니다. 그 당시에는 빨리 발견이 되어 부패되지 않 은 상태였는데도 불구하고 특별한 외상 조차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유가족들도 실족사라는 어이없는 수사의 종결에 분하고 원통했 지만 연세가 많으신 터라 그냥 조용히 장례식을 치뤘지만 오빠의 어이없 는 사건 보도를 보시고는 ‘억울함’에 전화를 주셨습니다.
실족사 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반듯하게 누워있던 오빠의 시신.. 누군가 가장 한 듯이..흩어져 있던 오빠의 지갑, MP3, 운동화 그리고 공 학용 계산기.. 발견되지 않은 오빠의 또 다른 것들.. 너무나 철저한 장소.. 밤 중 절대 접근이 불가능한 장소..
그 누가 봐도 실족사가 아님은 명백합니다. 할머님의 유가족들도 이야기 합니다. 이제서야 오빠의 일이 일어나고 보니 그 당시 풀지 못한 무언가가 있다 고.. 대신 할머님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만약 이대로 사건이 종결된다면 수 일 내에 그 장소에서 또 다른 희생자 가 생길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범인을 잡아야 합니다. 그래서 억울하고 너무나도 고통스럽게 잠들어 간 오빠의 원통함을 풀어 주고 싶습니다.
오빠의 장례식을 치르던 날 오빠한테 그랬습니다. 짧았지만..저에게 오빠로 함께 있어준 거..저의 오빠 였던거 너무 고마웠 다고.. 다음 생에도 꼭 오빠, 동생으로 다시 만나자고.. 오빠 가는 길..편안히 보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