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정부 공식 누리집에 지난달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약식회담’ 기록을 전혀 남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과 외교부가 “취임 이후 첫번째 한일 정상 간 약식회담”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경협 의원은 1일 일본 총리실 공식 누리집을 확인한 결과, 한-일 약식회담 관련 기록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의 ‘비공개 회담’(informal talks) 등 지난 21일 미국 뉴욕 방문 당시 일정 7개를 기록하면서, 윤 대통령과 만난 사실은 기록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앞서 일본 외무성은 한-일 정상이 만난 사실을 발표하면서 ‘회담’ 대신 ‘간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취임 이후 첫번째 한일 정상 간 약식회담”이라며 지난 21일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만나 악수하고 있는 사진을 공식 누리집에 올렸다. 대통령실은 누리집에서 “양 정상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등 상호 공유하고 있는 보편적인 가치를 지켜나가기 위해 양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연대해 나가자는 데 공감하고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홍보했다.
외교부도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외교부는 “2년9개월 만에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을 현안 해결 및 양국 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재확인했다”며 “현안 해법 마련 및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 구축에 중요한 모멘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김경협 의원은 이에 “우리 정부의 일방적 구애에도 일본은 연일 정상 간의 만남을 격하하고 있다”며 “한-일관계 개선도 좋지만, 대한민국의 국격과 국민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애원하는 저자세 굴욕외교를 더 이상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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