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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수유를 끝냈어요. 시원섭섭하네요ㅠ
게시물ID : baby_141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트렌드넷
추천 : 13
조회수 : 875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16/05/10 22:45:15
첫째 임신해서 팔개월 즈음 부터 수유마사지 시작했었어요. 

친정엄마가 모유 한번에 나오는거 아니라고 

마사지 많이 해야한다고 하셔서

샤워하면서. 그냥 혼자 있으면서.  남편 도움.. 으로 ...

이래저래 많이했네요.. 

그러면소 가끔 초유 노랗게 나오면 그렇게 신기해하고 ㅋㅋ

첫아이가 나오고 그렇게 수유생활이 시작됐어요.

이리물려도 아프고 저래도 아프고.. 꼭 해야하나 했다가 

아이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했어요..

나만이 이 아이를 먹여 살릴 수 있다는 느낌이 가끔은 답답했지만

사실 그걸로 버텼던거 같아요.

나는 정말 소중하구나, 내가 무너지면 아이가 힘들겠구나

더 열심히 살아야 겠구나 하구요 ㅎㅎ

물론 잘 나오게 하는게 쉽진 않았죠....

병원에서 내내 온도 습도 맞춰서 있다가 집에 온 첫날

이틀된 아이는 탈진에 걸렸죠

무슨 미친 자신감에서 인지 분유를 사놓지 않았었고 

신랑은 저녁 12시 즈음에 옷을 입고 분유를 구하러 다녔어요

한국이 아니어서.. 근처에 편의점이 없어서.. 차가 없어서...

그냥 집집마다 문 두드리고 다니다가 다행히 분유를 얻게 됐어요

펑펑 울었어요. 아이가 너무 잘먹더라구요....

그 이후 있는 힘을  모유수유했고 저녁에는 분유수유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부터인지 분유를 더 찾기에 입술 꽉깨물고 모유수유만 했죠.

유두가 까졌을때도 피가 났을때에도 부르텄을때도 있었죠.

가끔 내 고집에 아이를 힘들게하나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나를 위해 했어요... 참 이기적이네요 ㅎㅎ

제가 필요한 사람이 필요했어요. 

타국에서 믿을건 신랑 뿐이었고 저는 할 수 있는게 없었어요

아무리 신랑이 잘해줘도 자연스레 산후우울증이 오고

아무도 없는 교회 예배당에서 자는 아이 깰까봐 숨죽이고 운것도 여러번이었어요

뭐 그렇게 저는 이겨내고 한국에 돌아왔어요

아이가 9개월때. 왜이리 모유가 안나오지  

고기를 먹고 뭘 먹어도 부족하길래 설마 해서 한 테스트기

약국에서 사서 그 건물 화장실에서 해본 후 바로 산부인과로 갔어요

쿵쾅쿵쾅 초음파로 들리는 심장소리.

그렇게 큰아이 9개월 때 저는 처음으로 모유를 끊었어요.



 둘째출산 수월할꺼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어요.

양수가 먼저 터지는 바람에 무통도 안들고..

 그렇게 죽을 듯한 출산 후 수유는 훨씬 수월했죠.

텀이 짧아서 첫째가 많이  힘들어할까봐

기저귀갈때 허락받고 수유할때 허락받고 ㅋㅋㅋㅋ

수유할때는 둘째아이 안고 있는걸 멀뚱히 쳐다보는게 미안해서

큰아이는 오른쪽 다리 위에 앉아서 보고

 둘째는 왼쪽 다리에 눕혀서 모유를 줬어요.

노력 많이했어요. 정말로요. 큰아이가 상실감이 덜하게.

둘째를 미워하지않게.

다행히 제 마음이 통했는지 아기를 꼬집거나 긁거나 하진 않았어요

가끔 내려놓으라고 울며 떼 쓸때가 있었는데

그럴땐 같이 안아주고 서로 얼굴 만지게 하고 그랬어요

그렇게... 산후풍이 왔습니다 ㅋㅋㅋㅋㅋ

밤낮없이 아이들을 봤거든요.

낮에는 큰아이 저녁에는 둘째.

아이아빠는 뭐했냐고요?

 그때 암치료 중이었어요. 

방사능치료중이라 병원에서 독방 신세 중이었죠...

 아무튼 치료도 잘 끝이나고 해서 다시 유학길에 오릅니다.

둘째가 16개월이 됐을 때 

두시간에 한번씩 매일같이 일어나 젖을 빨기 시작하는걸 보고

이제 끊을 때구나 해서 이주 걸려서 뗐어요

하지만 더 문제는 제 우울증이었죠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돈을 꽤 잃고 

이런 저런 일이 겹쳐서 아주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운좋게도 길고양이를 키우며 우울증이 나아지고 있었어요

제 스스로도 저를 놓고 있다가

정신차리고 기분전환겸 머리도 블리치하고 운동도 한참하던 중 

고질적인 문제였던 루프가 본격적으로 문제를 일으켰어요

넣은지 일년 만에 거의 매일같이 피가 나오고....

도저히 안되겠다 하며 뺐는데 바로 .....!

허허 ....

그렇게 다시 입덧월드에 발을 디디고...

10개월이 지나서 뱃속에서 탯줄가지고 놀다가 

목에 감겨서 큰일날뻔한 개구쟁이를 수술로 꺼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둘 다 해보니까 제왕절개가 정말 회복도 늦고 헬이더군요

그래도 악착같이 수유를 시작했습니다. 허허허

그런데 이주 뒤부터 등과 배가 심상치 않더니

삼주째에 쓸개에 돌들이 격한 운동을 시작해 수술을 했죠

제왕절개에 이은 두번째 위기..

악착같이 넘기니 두달뒤엔 유선염잌ㅋㅋㅋㅋㅋㅋㅋㅋ

저란 여자 독한 여자..

이것도 잘 넘겼어요.

이런 저런 일 이후 지금은 첫째가 6살 둘째가 4. 셋째가 15개월이네요

한국와서 자리 잡아가느라 넷째는 이제 더이상... 이예요..

일주일 전부터 계속 얘기해주고

 삼일 전부터는 낮에하는 수유 중단하고 밤에만 하다가 

오늘부터는 자기 전에 하는 수유까지 완전히 끊었어요 


더이상 내 인생에 수유는 없을꺼라 시원하지만

마음 한켠이 좀 섭섭하네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수유하는 느낌이 어떤지..

내가 아니면 죽을 것 같은.... 뭐 사실 분유도 많고 그렇지만ㅋㅋㅋ

나를 정말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그런 느낌이 정말 좋았어요

뭐 여전히 아이들의 미소에 저는 특별한 사람이 되지만요 ㅎㅎ

아무튼 저는 이렇게 수유에서 자유의 몸이 됐어요!

모유수유하시는 모든 엄마들! 정말 고생이 많으세요ㅠㅠ

사정이 있어서 분유수유 하고 계시는 엄마들!

걱정하지 마세요 ㅎㅎ 아이들 건강하게 잘 자랄거예요

아기 아빠들도 고생이 많으십니다ㅠㅠㅠ 
 
모두들 오늘 하루 정말 고샐 많으셨고 좋은 밤 보내세요!

내일은 더 나은 하루가 될꺼예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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