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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곡성 - 곡성의 인물, 장치에 대한 해석. 스릴러가 아니다.
게시물ID : movie_569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새벽창문
추천 : 21
조회수 : 2300회
댓글수 : 69개
등록시간 : 2016/05/12 0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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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곡성을 보고 왔습니다.

사전에 제가 알고 있던 정보는 전무했습니다. 곽도원이 주연으로 나온다는 것과

살인의 추억에 버금가는 영화라는 소식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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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기대를 가지고 영화를 봤는데, 그 기대를 저버리기는 커녕 아주 환상적으로 제 머리를 뒤흔들어 놨네요 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 본 한국 영화들 중 다섯 손가락안에 꼽을 수 있다고 봅니다.

정말 대단한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거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이 영화를 보고나서 인터넷을 뒤져봤는데, 부정적인 관점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악마 1명 or 2명이 영혼을 마을에서 영혼 수집하는 영화."
"스릴러인척 했다가 코믹이였다가 매우 잔인한 영화"
"관객들 열린결말로 유도하려고 억지를 부린 불친절한 망작"

제 생각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영화는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것이라면

설국열차, 이웃집에 신이 산다(프랑스) 처럼 많은 장치들과 불친절함으로 구성된 영화가 맞다고 봅니다.

그냥 보면 읭? 이게 뭐지 할 수 있지만, 뜯어놓고 보면 매우 치밀한 작품인 셈이죠. (사실 설국열차는 좀 애매하지만 일단 생각나는게 저것뿐..)

영화가 원체 어렵게 되있어서, 영화를 엔터테이먼트, 혹은 그냥 즐길거리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비추.

영화를 보신 분들 중 해석이 어렵다 싶으신 분들을 위해서, 그리고 해석을 가지고 계시다면 글을 읽어보시고 각자의 생각을 나눠보고 싶어서!

그래서 제가 생각한 영화 속 내 인물과 장치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영화의 주제에 대한 관점과 연출은, 다분히 종교적이며 오컬트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감독의 인터뷰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었구요.

제가 생각하는 곡성을 관통하는 주제는 의심입니다.

그것은 주인공인 종구의, 혹은 다른 인물의, 그리고 관객인 우리들의 관점또한 포함되는 의심입니다.

한 명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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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종구(곽도원) 입니다.

저는 이 작품에서 인물들의 이름도 허투루 짓지 않았을 것 같아 찾아보았는데, 

이 해석에 맞춰볼만한 이름 해석으로는 從(좇을 종) 懼(두려워할 구)or求(구할 구)

두려워하면서 쫓는 사람, 혹은 종교적으로 말하자면 구하고, 쫓는 자로 보면 어떨까 싶네요. 


종구는 극중 처음부터 끝까지 강력한 부성애를 보여줍니다. 보통의 영화들이라면 훈훈한 결말로 만드는 성격이지만,

이 영화에서 곽도원의 부성애는 그가 가지고 있는 다른 성격인 유약한 심성, 유유부단함과 결합돼

왜곡된 판단과 상황의 악화, 결과적으로 파멸로 치닫게 되는 장치가 됩니다. 딸에 대한 부성애는 유악한 심성에도 불구,

극 중~후반부의 곽도원의 행보가 과도한, 혹은 매우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는데에 당위성을 제공합니다.

극 초반부에 여러 장면에서 알 수 있듯이 (겁이 많음, 소문을 잘 믿음) 유약한 사람이지만, 

딸에 대한 사랑을 통해 초반부의 모습에 비해 매우 공격적이고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죠.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종구의 관점을 따라가게 됩니다. 주인공인데다가, 몰입하기도 쉬운 구조니까요.

그렇기에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종구와 똑같은 착각과 의심, 그리고 오판을 하게 됩니다. 

이 영화가 어려운 이유는, 보이는 것은 보이는 대로 일어난 것이 아니다 라는 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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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구는 처음에 사건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초반부의 그의 행적을 보면 알 수 있죠.

그러나 그가 맨 처음 의심을 시작 하는 순간인 직장 동료가 말해준 소문.

( 마을에 귀신이 있다. 산에서 사는 귀신이 고라니를 뜯어먹는걸 본 사람이 있대! )

처음에는 믿지 않습니다. 에이~ 독버섯때문이래, 증거 어딨느냐?

하지만 싹 튼 의심은 쉬이 없어지지 않고, 극 중 정황들과 함께 증폭되죠.

종구가 크게 갈등하는 상황들을 중심으로 극의 전환이 일어납니다.

효진이에게 굿을 하는 상황.

무명이 가지말라. 닭이 3번 운 이후 가라, 하지만 일광이 지금 당장 가라 하는 순간등이 그 예시일겁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종구가 대표하는 모습은

감정에 의해 판단이 흐려질수 밖에 없는, 의심하고, 방황할수 밖에 없는 인간이자 보통 아버지.

거대한 선과 악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간으로서의 대표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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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짧은 시간 스크린에 등장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아우라를 지닌 무명(천우희)입니다.

마찬가지로 이름에서 가장 떠오르는 것은 無(없을 무)에 命(목숨 명)or名(이름 명) 입니다.

감독 인터뷰중, 원래 장면에 무명과 일본인의 추격전이 있었는데, 무명의 위치를 지상으로 격하시키기 싫었다는 내용이 있더군요.

어떤 방향이든지 간에, 무명은 이름이 없는자, 혹은 목숨이 없는 자 ( 귀신 ) 으로

초월적인 존재인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이는 작 중 보여진 모습들 (갑자기 사라지는 것,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에서 유추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녀가 계속 말하는 할머니의 존재는, 자신보다 좀 더 윗단계의 초월적 존재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녀가 예수라면 하나님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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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가장 중요한 장면들 마다 등장합니다. 제 기억으로는 4번 인데

1. 초반부 종구가 집을 조사할 때 미친 여자인 것 마냥 돌을 던지다가 이야기하고 사라지는 부분
2. 일광과 일본인의 굿장면이 교차된 이후에 일본인을 바라보는 시선.
3. 종구가 일본인을 사고난 이후 낭떠러지로 밀어버렸을때 뒷쪽 산에서의 하얀 옷을 입은 부분 ( 이 부분은 매우 잠깐, 그리고 주목하기 어려웠습니다)
4. 마지막 종구에게 닭 3번 울음의 순간.

무명에게는 많은 정보가 없습니다. 그러나 많은 정보가 필요 하지 않은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제시하는 모습이 너무 명확하기 때문이죠.

일광과 대치되어 피를 뿜게 만든 직후에는 관객들로 하여금 "저 여자가 진범이구나!" 하게 되는 착각을 제공하지만

이후 선의 편에 서있는 존재로 보이는 것 까지 매우 명확하게 캐릭터의 존재 의의가 드러납니다.

제가 생각하는 무명이 대표하는 모습은

마을을 수호하는 수호신이거나 예수 혹은 선한 존재 정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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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헷갈리면서도 명확해보일 수도 있는일광(황정민)과 일본인(쿠니무라 준)입니다.

일부로 두 캐릭터는 묶었습니다. 일단 감독이 두 캐릭터는 한통속이다라는 말을 한 조건도 있지만

이 둘은 반드시 서로의 존재를 통해 그 의미를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일광이라는 이름은, 처음 떠오르는 것은 日狂이었습니다. 일본에게 미친사람..

다른 해석은 잘 떠오르지가 않네요. 워낙 둘이 엮여있다는 느낌을 영화에서 계속 뿌려대서인지..

한편, 이름조차 나오지 않는 일본인이라는 캐릭터는 외지인으로서의 역할에 부합하는 호칭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에게는 너무나도 명백한 공통점들이 있습니다. 

훈도시를 입고, 외지인이며, 무명과 대립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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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은 작 중에서는 현실에서는 보이지 않는, 정확히는 증명되지 않은

꿈속에서 나타난 존재인 짐승과도 같은 인간(사냥꾼의 회상씬과 무명과 만난 직후 종구의 꿈)일때 훈도시를 입고 있고,

일광은 중간에 옷을 갈아입는 장면에서 훈도시를 입고 있습니다. 훈도시는 일본 남자의 전통 속옷으로, 눈에 보이는 감독의 의도로 보입니다.

외지인인것은 설명할 부분이 없고, 무명과 대립하는 부분 또한 명백합니다.

일광은 그녀를 귀신이자 진범으로 말하고 마주쳤을때 피를 토하, 일본인은 굿을 한 직후 그녀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죠.

저는 일광과 일본인을 둘다 어떤 사이비 종교의 하수인 혹은 샤먼으로, 근본적인 악의 세력이라고 봅니다.

일광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무당을 사칭하는 존재로, 일본인은 일본에서 활동하는 샤먼인 셈이죠.





영화에서 논란이 있을 법한, 해석의 초점이 되는 장치들을 해석하면서 인물에 대한 해석의 근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1. 독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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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독버섯이 곡성이 다루고 있는 "의심"에 대한 끊임없는 환기를 일으키는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즉, 맥거핀이죠. (맥거핀 : 관객들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관습적인 요소에게 부여하는 장치, 쉽게 말하면 낚시용 떡밥)

극 중 독버섯과 이에 관계된 이야기는 지속적으로 나옵니다.

죽은 사람의 몸 속에서 독버섯 성분이 발견된 점, 할머니가 강조하는 건강 식품, 독버섯 뉴스등을 보면

오컬트나 종교적인 해석을 믿고 싶지 않은 많은 관객들은, 독버섯에 의한 환각이 이 영화에서 일어난 일들의 원인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그렇지만 그러기에는 이 영화에는 너무나도 많은 오컬트적인 요소들이 들어있습니다 ex)좀비, 까마귀, 무당, 성경구절, 악마등

환각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점들도 많구요. ex)천우희는 어떻게 모든것을 아는가?, 일본인은 왜 죽지 않았나?, 그럼 모두 종구의 환각인데, 어디부터?

영화포스터부터 결말까지, 계속 던져지는 메시지는 "눈앞의 사실에 현혹되지 말아라!"입니다.

따라서 독버섯은, 감독이 설치한 트랩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좀비와 까마귀, 그리고 수많은 오컬트적인 요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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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되는 장면이 많지만, 고민하던 끝에 이 전제를 깔고 생각하니 매우 명쾌하게 풀리는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그 전제는, 앞에서 말한 것 처럼 일광과 일본인이 사이비 종교의 샤먼이라는 겁니다.

일광이 처음부터 악한 존재였는가? 에 대한 많은 의문이 던져지고 있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악한 존재였습니다. 극 중 대화중엔 이런 내용이 있었죠.

"저쪽네 식구들은, 굿을 안하려고 했는데, 굿을 하고 나서 더 악화됬다더라~"

여기서 일단 일차적인 의심을 할 수 있는데, 뒤에 가서는 더욱 더 명확해집니다.

일본인은 까마귀를 종구네 집 장독에 넣어놨고, 일광은 이것을 발견해줍니다.

일본인과 일광이 한통속이라면 왜 일광이 중반에 일본인을 귀신이라고 말하는가에 대한 모순은 

그 둘은 같은 목표를 추구하지만, 경쟁하는 관계라고 본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둘이 추구하는 공통의 목표는 악마의 강림입니다.

극 중 우리는 똑똑히 그가 인간다움을 가졌음을 목격했습니다.

닭을 사오는 부분이나, 절벽에서 떨어졌을때 아파서 우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에 트럭위에서 죽는 모습까지요.

그러나 그는 죽지 않고 살아나 동굴속에서 다시 모습을 보이죠. 일본인은 악마의 강림에 성공했습니다. 

악마는 사제에게 성경말씀을 읊으며, 성흔(손의 상처)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계속 예수행세를 하면서, 사제를 조롱합니다. 다른 여러 예술작품에서도 악마는 신을 모방하는 것에 탁월합니다.

사제는 깨달음을 얻고 그에게 가서, 당신은 악마라고 규정합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악마임을 인정하면서 폭소를 터뜨립니다.

종구가 일본인에게 떠나라고 한 3일의 시간은 예수가 부활하기까지 3일이 걸렸음을,
일본인의 방에 있던 염소 머리들은 악마를 상징함을,
동굴속에서 악마로 변한 것 또한 예수의 부활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3. 일광과 일본인의 굿의 교차편집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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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의 정황을 파악한 일광은 종구의 딸에게 일본인을 내린 살(주술)을 자신의 살로 덮어버리려고 합니다. 

살아있는 흰 닭, 흰 염소를 바치고 피를 뒤집어쓴 야만인과 같은 모습과 같이 매우 이상하게 보이는 굿의 모습에서 이를 유추할 수 있죠. .

또한 장승을 부셔버리는 것을 통해 무명(천우희)의 존재를 해하려는 의도를 볼 수 있습니다. 장승은 마을을 지키는 존재를 상징하니까요.

이때 교묘하게 감독은 일본인의 굿과 교차 편집을 통해 마치 일본인에게 살을 보내는 것처럼 장면을 연출 하지만

대못을 박을때마다 딸의 몸이 뒤틀리는 것에서 사실 일광의 살은 딸에게 던져지는 것이였음과,

뒷 장면에서 일본인은 좀비를 소환하고 있는 것을 통해 애초에 서로 다른 주술을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좀비는 부두교의 주술이 원류입니다)

일본인이 괴로워한 이유는, 뒤에 무명(천우희)의 존재 때문이였을겁니다. 이는 이후 등장한 무명의 모습이 뒷받침합니다.

이 장면을 통해 영화에서 던지는 메시지인 "보이는 것에 대해 현혹되지 마라"를 감독은 다시 강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4. 일광이 마지막에 사진을 찍은 것, 일본인의 사진들은 무슨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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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내린 저주와 같은 일들은 모두 사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일본인이 저지른 일입니다.

극 중에서 그가 일본인인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저주와 오컬트적인 심령술등이 발달되있다는 이미지가 일본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러한 일본인의 정체를 파악하는데 일광의 존재가 우리에게 혼선을 주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사진으로 무엇을 하는거냐? 라는 것은 영혼을 수집하는, 혹은 인신공양적인 성격의 주술의 일환입니다.

극 중 경찰친구와 함께 방에 침입했을때 사진들을 보면, 일상적인 사진과 함께 죽어가거나 죽은 이후의 사진도 찍혀있는데,

아마 이러한 인신공양적인 주술을 통해 악마를 강림하는 게 둘의 목표였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결말 부분을 보면 일본인은 이에 성공했고, 일광은 실패했기때문에 마지막에 사진을 찍어서 다른곳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5. 그렇다면, 천우희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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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일단 예수, 혹은 마을의 신으로 파악됩니다. 그녀가 지속적으로 말하는 할머니는 기독교의 하나님이거나, 더 큰 마을 신으로 보이고요.

그녀는 선한 존재가 맞습니다. 일본인과 일광의 정체를 파악하고, 종구에게 이 사실을 뒤에 알려줍니다.

앞에서 교차편집되는 장면에서 일본인이 괴로워 할때 그녀가 나타나고, 일본인이 트럭에서 추락사 할때도 그녀가 뒤에 있습니다.

그리고 무명은 중간에 마을에서 일광을 마주치고, 그가 접근하지 못하게 피를 내뿜게 합니다.

즉, 그녀가 계속 일본인과 일광을 저지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주술의 매개의 완성이 아마 종구의 딸이였기 때문에, 종구를 도와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녀가 종구를 도와줄 때 닭이 3번 울기 전까지 들어가지 마라는 것또한 베드로의 일화를 연상케합니다.

성경에서 가장 충직한 제자였던 베드로는 예수님을 닭이 울기 전까지 3번 부인하고, 예수가 구속되도록 내버려두는 실수를 범합니다.

믿음이 부족해, 그를 도와주려는 가장 믿음직스러운 존재를 거부한 셈이 됬죠. 그녀가 희생된 자들의 옷을 입고 있고, 종구의 딸인 효진이의 머리핀을

가지고 있었던 이유도 이들을 도왔기 때문이었을겁니다. 그러나 종구는 일광의 현혹과, 그가 판단한 증거들로 그녀를 버립니다.

이 장면이후 그녀가 망연자실하게 앉아있는 장면에서, 이후 벌어질 일에 대해서 예측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엿볼 수 있습니다.




6. 이 영화는 왜 이렇게 되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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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나온 꽃인 금어초는 감독이 상징물로 딱히 큰 이유 없이 넣었다죠?)

저는 이 영화를 만든 감독에게서 그 이유를 찾았습니다. 

감독은 "피해자가 입은 피해를, 가해자의 시점이 아닌 피해자의 시점에서 바라본 이야기"라고 곡성을 규정했습니다.

기존에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 '황해'와 같은 작품을 보면 피해자들은 아무 이유없이 피해를 당합니다.

이에 대해서 피해자들은 왜 피해를 입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고 하는데, 현실에서도 피해자는 이유없이 피해를 입는 이유가 수두룩합니다.

"현실적이고 논리적인 이유는 있지만 납득이 되지 않더라. 그래서 생각해보니 현실의 범주를 넘었더라. 인간사 내의 이유가 아닌 다른 이유가 있지 않겠나 느꼈다" - 나홍진 감독, 곡성 기자간담회 도중.

정리하자면,

곡성은 피해자의 시점에서 이유없이 당하는 피해에 대해 납득할수 없었기에, 
이러한 피해의 원인을 초월적인 이유에서 현실적이고 비관적으로 풀어낸 영화.
그리고 "의심"이라는 요소를 통해 극을 이끌어가고, 관객의 해석을 열어둔 영화.
리고 마지막 엔딩 장면을 통해서 불가능하고 무력할지 몰라도, 
그럼에도 끝이 없는 아버지로 대표되는 가족에 대한 사랑을 말하고 싶었던 영화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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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영화를 보고 와서 생각나는대로 휘갈겨 쓴 글이라, 많은 분들의 의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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