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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즈 이야기들을 읽고나니 고백할 게 있어요
게시물ID : wedlock_17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키위푸딩
추천 : 5
조회수 : 89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05/14 00:57:39

저는 결혼할 때쯤 시아버님이 위독하셔서 정신없이 살림을 합쳤어요

남편의 짧은 일본 출장 말미에 하루 이틀을 덧붙여 함께 여행한 게
저희의 프로포즈이자 (결론적으로) 결혼식이었습니다. 

일본 출장 3개월 후 아버님은 돌아가셨어요. 
저는 결혼식이 아니라 장례식으로 신랑 가족들에게 얼굴을 알렸습니다. 


 그만큼 정신없던 시기였고 누가 누구에게 소홀하고 말고를 따질 수도 없었어요. 

 그래도 저는 일본출장 때. 결혼 전 마지막 여행이니까
 남들같이 프로포즈 이벤트는 없어도
잘 살아보자, 뭐 이런말은 들을 줄 알았는데..

분위기가 무르익었던 순간 남편이 "엄마한테 꼭 잘 해줘" 하는 겁니다

물론 결혼에 대한 당부의 말이나 프로포즈에 관련된 말은
"엄마한테 꼭 잘 해줘"를 중심으로 전무 후무합니다

 


전 살면서 저 말이 제일 지독했어요



  
남편이 잘못한 건 아닐 겁니다
누군가는 저를 욕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고백하건대
저는 저 말을 항상 가슴에 -1로 품고 살아갑니다
지금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너무 섭섭한데
섭섭하다고 말할 수가 없어서 눈물이 날 것 같아요
누가 아버님의 위독함이 얽혀있는데 그런 투정을 부릴 수 있겠어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졸렬해서 여태껏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근데 얼굴 안 보인다고 용감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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