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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마프) 죽음은 때로 삶보다 더 가깝게 닿아 와 있음을...
게시물ID : drama_450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서른두짤
추천 : 17
조회수 : 87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5/14 23:32:56



 오늘 디어마이프렌드를 보면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왜냐하면... 예전에 저희 엄마가 한 말씀인데
 사람이 어느 정도 살다보면... 감이 온대요
 죽음이라는 걸 생각도 못하고 살다가 어느 순간... 손 끝에서, 아니면 가슴으로 느껴지는 때가 온다고
 엄마는 그게 지금이라고 했어요
 요즘 환갑은 노인 축에도 못 낀다지만
 그래도 서서히 친구들이 아파서 수술 받고 병원에 입원하고 약을 먹고
 엄마도 어디 한 군데가 고장 나서 수술 받고... 그렇다보니
 게다가 조금 정신차릴만하면 친구 아무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등등
 어느덧 탄생보단 죽음이 더 친숙하고 가까운... 그런 때가 온다고요

 그리고 '아 내가 늙는구나' 싶은 그런 순간도 있대요
 예전엔 분명하게 기억했던 것들이 점점 희미해지고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아지고, 판단을 내리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기운이 없고 힘이 없어진다고.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르고 내년에 더 안 좋아질거라 생각하면 암울해진대요
 그리고 생각한대요. 생각했던 것보다 세월의 속도는 참으로 빠르고
 어느덧 순식간에 늙어버린 내 모습을 거울로 보면 그렇게 허무할 수가 없다고...
 저는 아직 자식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엄마는 지금도 가끔 제 등을 쓸면서
 넌 언제 이렇게 훌쩍 컸니, 라고 하세요.
 엊그제 초등학교 입학하던 조그마한 아이가 아직도 눈에 선한데
 벌써 시집가서 서른을 넘겼다고 생각하면 아득하기만 하다고요.
 본인 연세가 환갑이라는 건 더더욱 실감 못하시고요.
 어머 벌써 그렇게 됐어? 라며 화들짝 놀라고
 그러다가도 하루하루 변하는 몸 상태를 느끼면
 '아 나도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 싶다고요.

 거기 극 중에 나오는 어머님들,
 드라마니까 저러지,라고 생각하기가 힘든게
 엄마 친구분들만 봐도 별별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많고
 오히려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해 자식 낳고 평생 해로하는 것이 이리도 어려운가 싶을 정도로
 구구절절한 사연 가진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고
 그, 동창회에서 완이 붙들고 자기 사연 들어보라 하소연하는 분들
 그거... 그 완이 입장 되어본 적이 있어요 저는...ㅎㅎㅎ
 저도 출판사 다니거든요. 작가는 아니지만...
 근데 그냥 어르신들 막연하게 출판사 다닌다고 하면 다 책 내는 줄 아는 분들이 있어서
 그때 엄마 동창회때문에 강원도 엄마 고향에 무심코 같이 갔다가
 아주 그냥 붙잡혀서 사랑과전쟁 몇 편을 앉은 자리에서 들었었네요.
 다행히 저는 완이처럼 싫어하진 않았고, 너무 재밌어서 완전 몰입해 들었다 정도...? ㅎㅎㅎ

 그렇다보니 세상에 참 많은 기구한 인생들이 많고
 순탄하게 산다는 것이 참 쉽지 않고
 우리에겐 먼지 같지만 그들에겐 우주와 같이 큰 여러가지 케케 묵은 복잡한 감정들이 얽혀있어요.
 근데 그게 오늘 드라마에 나오더라고요.
 
 내 몸은 점점 쪼그라들고, 숨은 가빠지고,
 세상은 점점 위험한 것 투성이인데
 나를 지키려면 악다구니를 쓰거나 집안에 숨어들거나
 그도 아니면 요양병원이 결국은 최선이 되는...
 이 모든 것들이 예전에 들었던 우리 엄마의 고민이기도 해서
 자식이기를 앞서 같은 여자로서... 엄마 생각이 나서 많이 울었네요
 완이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가고...
 참 오랜만에... 드라마 보면서 숨이 가쁠 정도로 공감이 많이 갔어요
 앞으로도 기대하며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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