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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에 대한 베스트 글을 보고 써봅니다.
게시물ID : economy_192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주는25도
추천 : 6
조회수 : 786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05/18 01:35:15
물론 저도 가방끈이 짧아서 잘 아는 건 아닙니다만 ....

공산주의-자본주의가 경제체제이고, 독재-민주주의가 정치체제인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경제체제는 사람들간의 활동이므로, 당연히 정치체제와 짝을 맞춰야 합니다. 
참고로 두 경제체제 모두 원론적인 수준에서는 민주주의를 파트너로 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를 소개하려면 자본주의가 안나올 수가 없는데, 
우선 자본주의는 개인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 시장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최고의 이득을 가져다준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시장을 가정하기 위해서는 모든 개인들이 동등한 지적능력, 동등한 자원, 동등한 정보력, 동등한 실행력을 가졌다고 가정해야 합니다.
이 전제가 성립되어야 "니들이 가난한 건 열심히 일하지 않아서 그래."라는 주장이 성립되는 것이고 ..
(신라 시대 같으면 진골이 평민에게 "너는 무능해서 평민이고 나는 유능해서 귀족이다."라고는 안했겠죠.)
이 것을 정치적으로 뒷받침해주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입니다.
그런데 자본주의를 하다보면 민주주의가 심하게 붕괴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1.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마르크스가 눈여겨본 것이 이 부분입니다. 
자본주의가 성립하려면 민주주의가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자본주의가 발전하면 민주주의가 망한다..
일종의 .. 피드백 작용 같은 것인데, 이런 현상을 여러 분야에서 발견합니다.

자본가들이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다보면 이윤율이 떨어진다. 
- 좀 복잡한데 단적으로 우리나라의 요식업 아이템을 연상하면 됩니다. 
좀 되는 아이템이 있으면 자본가들이 너도나도 뛰어들어 경쟁을 하게되고, 
그러면 설비투자 기술양성 등등 고정비가 높아져서 수익률은 떨어지는 것입니다.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안티자본가 세력이 조직화된다. 
- 규격화된 노동자와 시민들을 대량으로 찍어낸다는 뜻입니다. 
자본주의가 진행되면 필연적으로 대자본이 생기는데, 
대자본-대공장일수록 같은 처지에서 (마르크스 입장에서) 수탈받는 노동자들이 조직화되기 쉬워지니까
결국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안티자본가 군대를 스스로 양성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거죠.

자본주의는 개개인의 이윤을 추구 활동을 근간으로 하는데, 이윤추구하다보면 이윤이 대규모로 날아간다.
- 쉽게 말해 공황입니다. 이윤을 추구하려면 더 많은 상품을 찍어내야 하고, 더 적은 월급을 줘야 하죠. 
그런데 더 적은 월급으로 소비할 수 있는 상품은 더 줄어들테니, 많이 찍어낸 상품이 어느 순간 아무도 살 수 없게 되는 겁니다.

이런 이유들은 (마르크스가 보기에) 모두 기술이 점점 더 발전할수록 심각해집니다. 
따라서 기술이 점점 더 발전해서 어느 극단에 이르면 자본주의는 스스로 붕괴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그 이후에는 '인위적으로' 공산주의를 세워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인위적으로'에 따옴표를 친 이유는, 마르크스가 보기에 
노예제 -> 봉건제 -> 자본주의 까지는 그럴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렇게 나타나는 것이었는데 
공산주의는 자연히 그렇게 가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설계를 해야 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새시대의 설계는 자본주의가 노동자들을 충분히 (수탈을 통해 고통을 주는 방식으로) 훈련시켜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자본주의가 붕괴하는 이유를 보니 대강 이런 방향일 것이다 수준의 예측이었고
사용가능한 수준의 디테일로 이러저러한 새 제도를 만들자고 한 것은 아닙니다.

2. 레닌의 공산주의
레닌이 주도한 러시아 혁명은 가장 자본론에 반하는 혁명이라고들 합니다.
마르크스의 공산주의는 위에 설명한대로, 자본주의에는 자기자신을 망치는 요소가 있으므로 
자본주의가 점점 더 발전할수록 그 안의 부정적 피드백들이 감당할 수없이 커지고 결국 붕괴한다.. 라는 것인데,
레닌 당시의 러시아는 자본주의가 심화되기는 개뿔, 남들(영국, 프랑스 등등) 수준을 흉내만 내기도 벅찬 반농업국가였기 때문이죠.
이때 레닌은 '공산주의는 인위적으로 설계하는 거니까, 충분히 똑똑한 넘들이 설계하면 월반도 된다.' 라고 주장합니다.

문제는 마르크스의 기준으로는 노동자들은 아직 충분히 훈련되지 않았고,
'충분히 똑똑한 넘'들이 일반인의 수준을 뛰어넘는 설계를 통해 설득을 해야 했으니, 
레닌의 의도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이때부터 정치를 담당하는 똑똑한 넘들이 매우 중요해집니다. 

3. 스탈린의 공산주의
답이 없는 사람입니다. 
레닌은 신이고 나(스탈린)은 신의 후계자인데다가, 레닌의 이론으로 따져봐도 
내가 제일 똑똑하고 내 말이 다 옳다. 반대하는 놈은 죽어라.
..... 요것이 스탈린주의의 핵심이 되겠습니다.

4. 마오쩌둥의 공산주의 
베오베 글에서 공산주의의 중국버전이라고 하셨는데, 정확히는 스탈린주의의 중국버전입니다.
다만, 스탈린과도 상황이 달랐던 것이 
소련은 그나마 산업화 초입의 반농업국에서 월반한 거라면 (중학교 -> 대학교)
중국은 거의 완전한 농업국에서 농민혁명을 통해 공산주의로 (초등학교 -> 대학교)로 넘어갑니다.
그러니 아예 기초부터 새 판을 짜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고, 그 결과 오만 삽질을 해야 했고 그 최고봉이 문화혁명입니다.

다른 사람에 비해 마르크스 항목이 매우 긴데, 
마르크스가 주목한 자본주의 붕괴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나머지 모든 공산주의의 기초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는 사실 현재까지도 많이 살아남아 있습니다.
자본주의를 가만 놔두면 자멸한다거나, 따라서 자본가들의 이윤추구에 대한 일정한 사회적 통제가 되어야 한다거나
북유럽의 사민주의나 하다못해 미국의 기업가들의 반칙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통제 모두 공산주의적 아이디어들을 도입한 것이고요.

그러니까 .. 실제로 현실에 적용하는 규범으로서 공산주의(국가) 모델과는 별개로
공산주의적 아이디어들에 관심을 가지고 지지하는 것은 여전히 쓸모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참고로 시장에 대한 통제는 항상 있어왔습니다.
원론적 의미의 '모든 참여자가 동등하다'는 시장규칙은 자본주의가 최초로 시작할 때부터 항상 정부에 의해 간섭을 받아왔죠. 
다만 '자본가가 원하는 대로 하자(=노동자를 패자). 그게 자본주의'라는 왜곡된 신념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두에 쓴 것처럼 이론상의 자본주의는 근본적으로 민주주의이고, 민주주의를 벗어나려는 자본가의 행태도 규제해야 합니다.

** 이건 좀 딴 얘기인데, - ~주의가 아니라 ~학으로서 -
일전에 '경제학은 과학인가'하는 글이 올라왔었는데 (읽다 말긴 했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굳이 비교하자면 수학과 성격이 비슷하다고 봅니다.
수학이나 경제학에서 다루는 것은 실제의 현상이 아니라 자기가 세운 공리 속에서 성립하는 규칙들이죠.
부피나 두께가 없는 점, 선, 면이 실제로 존재할 수 없듯이 
완전히 같은 능력치와 성향을 지닌 시장참여자들도, 따라서 시장도 현실에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현실에서의 물리적 움직임을 수학적으로 설명하려면 어떤 특정한 가정이 필요하고, (다른 조건은 무시한다)
마찬가지로 현실의 경제상황을 경제학에서 설명하려면 특정한 가정이 필요하죠. (이거 저거 다 무시하고, 사람은 다 똑같다고 가정한다)
물리현상-수학의 관계에 비하면 경제현상-경제학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조잡하긴 합니다만 ..

주류경제학은 어쨋든 적어도 자기가 하는 말이 실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반면
마르크스 경제학은 자기 이론이 실제의 반영이라고 (유물론이니 어쩔 수 없는 한계일 수도..) 생각했던 것이
두 경제학의 아주 근본적인 차이이자 학문으로서 후손을 남겨가며 주류가 된 것과 
상당한 아이디어를 제공했지만 '학'으로서는 거의 사라진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쓰고 보니 ..... 쪽팔린데 ..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냥 올립니다.
그냥 그렇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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