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고민게시판에 올릴 까 좋은 글 게시판에 올릴 까 생각해봤는데 고민게시판에 이런 내용의 질문이 많은 것 같아서 여기다 올리는 것이 더 도움될 것 같아서 올려봅니다.)
첫 수능 때 원하는 점수를 받지 못한 저는 재수를 해서 약대에 들어갔습니다. 처음 대학 들어갈 때 재수를 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늦었다는 생각과 초조함이 있었는데, 의외로 입학 당시 저희 과 동기들 평균 나이는 24~25세 더라구요. 저희 과 동기 중 가장 나이 많은 형님은 당시 39살이셨습니다. 그 이전에는 다른 회사에서 일하시다가 나오시고 수능을 준비해서 다시 입학하신 거라고 하셨어요.
저희과 동기들끼리 처음 갖는 술자리에서, 고등학교 막 졸업한 20살 동기 여학생중 한 명이 39살 형님에게 물어봤습니다.
'39살이면 적은 나이가 아닌데 어떻게 다시 수능 봐서 약대에 입학할 생각을 하셨어요?'
20, 21살인 저희에게는 수능이 인생에서 가장 큰 문턱처럼 느껴지고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부담감이 컸는데 다시 수능을 준비해서 본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그 형의 대답이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요즘 사람 나이가 80살까지 산다고 하지? 39살이면 이제 겨우 내 인생의 반환점을 돈 거잖아. 내 인생의 나머지 반을 보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다시 수능을 본거야.'
저도 그렇지만, 특히나 요즘 20~30대의 많은 분들이 자신이 원하는 삶보다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권유로, 혹은 수능 성적에 맞춰서 대학교와 학과를 지망하고, 몇 년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내가 원하는 삶은 이게 아니었는데' 하면서 고민을 합니다. 지금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도 될까? 너무 늦은건 아닐까? 지금까지 해 놓은 걸 포기해도 될까?
물론 현실적인 문제들 - 금전적인 문제 혹은 가족과의 마찰 등 - 이 있어서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지금의 나이가 정말로 늦은 나이는 아니라는 걸 느끼실 거에요. 평균 연령이 80세가 되고, 또 지금 20대인 사람들은 100살까지 산다고 하는데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의 진로 재 선택 고민은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비하면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고 느껴져요. 40세가 다 된 나이에도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어 도전하신 분들도 계시잖아요?
고민게시판에서 뒤늦게 자신의 진로를 재 설정하는데 여러가지 고민이 있는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정말로 행복하게 살고 싶고 간절히 원한다면 다시 한번 시도해 보세요. 그리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목표를 달성한다면 이전에 살아왔던 삶은 모두 잊어버릴 정도로 큰 행복이 기다릴거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