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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 가던 길 내가 거기서 장례식 치를 뻔한 썰
게시물ID : car_822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똥갖구가
추천 : 12
조회수 : 1148회
댓글수 : 55개
등록시간 : 2016/05/18 19:56:48
부고 소식 듣고 퇴근 후 분당에서 김포에 있는 장례식장에 가던 길
고속도로에서 뒷쪽 옆 차로에서 
내 차량 측방을 추돌할 뻔한 별의 별 차선 변경 차량이 네번이나 나타났고
'하 오늘 좀 이상하네' 라는 생각이 엄습하여 
최대한 바깥차선으로 옮겨 평소보다 더 서행하며 긴장하며 제 시간보다 한참을 걸려
목적지 장례식장 근처 교차로에서 신호를 받고 대기하던 중
교차로에서는 항상 차량 간격은 최소한 1미터 이상은 두는 습관인데다
밤이라 차도 없고 해서 간격을 2미터 정도 유지한 상태로
앞 차 스타렉스 뒤에 간격을 유지하며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룸미러를 올려다 보자 마자
유독 저 멀리 내 차선 뒤에서 오는 SUV 차량에 관심이 쏠리게 되고

순간 이오공감의 '한사람의 마음처럼' 이라는 노래 가사가 떠오르며
"왜 슬픈~예감은 틀린적이~없나하아아"
운명의 데스티니를 직감하게 된 나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내 차가 튕겨져 나갈것만 같은 생각에
혹시라도 발생할 2차 사고를 조금이라도 방지하고자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고 사이드브레이크를 당기는 순간

스타렉스에게 아주 공손하고 빠르게 내 턱으로 내 가슴을 찍으며 목 인사를 하자
내 인사를 받은 스타렉스 차량은 
"어허 이거 왜 이러나 이러지 말게" 라며 쑥스러운 듯
내 차에 후미를 가격당한 스타렉스는 1미터 정도 앞으로 밀려나가고
잠시 정적이 흐른 후
뒷 목에 손바닥을 곱게 올리고 내 차 운전석 옆으로 까꿍하며 허리를 숙이고 노려보시는 스타렉스 차주에게
뒤를 가리키며 엄지척!
나도 차에서 내려 보험사에 사고 접수 통화하며 확인해 보니
분명히 차 구입했을때는 이렇게 차가 짧지 않았는데 차가 반으로 줄어있고
내차 뒷좌석에 내 차 트렁크가 앉아 있고......

일단 우리는 목숨은 살아 있으니 스타렉스 차주와 나는 동반하여 사고 발생 차량에 가보니
사고 차량 운전자는 마빡이 조금 찢어져서 피가 맺혀 있었으나
육안으로 다행히도 운전자는 큰 부상이 없어 보였음.
창문을 '똑똑'

아 그것은 그 어떤 환타지속 금단의 궁전보다 단단한 철옹성.
창문은 내려가지 않고......
'똑똑똑'
'똑똑똑'
아 대답없는 그대여......

일단 스프레이로 사고 현장을 보존하고 
도로 한가운데에 흩날려 있는 내 차의 전리품들을 한곳에 주워 모으고 사진을 찍고 있으니
그때 창문이 스르륵.

나 : 괜찮으세요?
사고 차량 운전자 : ....... 

다시 창문 올림.
나 + 스타렉스 차주 : (  '') ? (''  ) ?

나 : '똑똑' 차 빼시죠.

사고 차량 운전자는 어딘가로 계속 전화하며 통화하고 있다가 창문을 내리고
나에게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보다 더 난감한 질문을 하는데

사고 차량 운전자 : 그쪽도 과실이 있는거죠?
나 + 스타렉스 차주 : (  '') ? (''  ) ?
아니 어떻게 지가 사고를 내놓고 피해자한테 괜찮냐 물어보거나 죄송하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ㄷㄷㄷㄷ
다시 창문 올림.

시간도 한참 지났고 해서 현장은 렉카차의 클럽이 되어있었고
이미 나와 스타렉스 차주 보험사 직원도 현장에 도착함.

차량도 길가옆으로 이동시키지도 않고 차안에서 꼼짝않고 있으니
근처의 택시 기사님들이 손에 커피 한잔 들고 몰려오기 시작함.
'아 뭐하는거여' 
'빨리 차를 옆으로 빼야지' 
'보험 불렀어?' 를 돌림노래로 시전하기 시작.

사고 차량 운전자는 계속 차안에서 통화만 하고 있다가
슬금 슬금 그제서야 차에서 내려서 지 차랑 밖을 둘러보기 시작함.

도대체 교차로에서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 전속력으로 진입할 수 있는지 의아해서 물어보았음.

나 : 아니 교차로에서 그렇게 빨리 운전하면 어떡해요?
사고 차량 운전자 : 문자...하..다..가

나 : ..................................
스타렉스 차주 : 이거 미친 ㄴ 이네!!!!!!!!!!!!!!!!! 
사고 차량 운전자 : 아니 왜 욕을 하세요?
스타렉스 차주 : 뭐? 야이 미친 ㄴ 아! 어딜 보고 운전을 하고 다니는거야? 횡단 보도에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즉사했어 그 사람!
사고를 냈으면 어! 사람이 어! 괜찮냐 어! 죄송하다 어! 먼저 사과를 해야 되는거 아냐 어!
관전 택시 기사님 1 : 아가씨 그렇게 운전하면 안돼
관전 택시 기사 2 : 아가씨가 100%야 아니지 아니지 아가씨가 앞차 꺼 까지 200%
관전 택시 기사 3 : ㅉㅉㅉㅉㅉㅉㅉ
관전 택시 기사 4 : 보험 불렀나? 경찰 불러야 겠는데? 차 좀 옆으로 빼야지
관전 택시 기사님 5 : 아휴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죽었지 죽었어
관전 택시 기사님 6 : 하느님도 못 살지 저렇게 때려 박으면 단박에 죽지 어휴 ㅉㅉㅉㅉㅉ

그리고는 아무튼 근 1시간이 되어서야 사고 차량 운전자 측 보험사 직원이 왔고
보험사 직원에게 모두 인계하고 거기 계시던 택시 기사님 택시 타고 장례식장에 잘 도착했고
차는 폐차하고.
어디서 주워 들었는지
다음날 문자로 자기가 지정하는 공업사 쪽으로 차량 입고 하시면 안되냐 이 지랄해서
폐차 결정 났습니다. 라고 답문 보내고 일 처리 다 끝냈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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