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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분들... 그냥 알아주시면 안 될까요?
게시물ID : freeboard_13157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비설당주
추천 : 2/4
조회수 : 480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05/19 13:14:44

글 첫머리에 이런 걸 써야하는 현실이 슬프지만.. 저 ㅇㅅ ㅁㄱ 아닙니다.
제 다른글 보기하기면 작년 여시대란 때 여시 까고 베오베 간 글도 있어요. 2개나;;;
 
어제 오늘 마음과 머리가 다 복잡합니다. 회사일도 많은데ㅠㅠㅠㅠㅠㅠ
김여사 논란에 이어 사건으로 여혐 조장 논란까지...... 개인적으로 좀 답답하네요.
1베의 여혐논리가 모든 남성의 의견이 아니듯
ㅁㄱ의 남혐논리가 모든 여성의 의견이 아닙니다.
그냥 여성의 입장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오늘 오전에 김의성 배우께서 이런 트윗을 하셨어요.
 
"문제를 조금씩 알 것 같다. 여성이기때문에 감수하는 위험의 존재는 알면서 그 위험 자체가 얼마나 부당한지, 얼마나 실재적인지, 그것이 주는 공포가 얼마나 끔찍한지 미처 몰랐거나 외면했었다."
 
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겁니다.
누군가가 살해당한 사건을 이용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그 사건으로 '난 이제 대낮에도,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죽을 수도 있구나'라는 공포가 생겨서 그래요.
 
'여자라서 죽었고, 남자라서 살아남았다'는 말은 '남자 책임이다'가 아닙니다. 그 미친 1놈이 어찌 남자들을 대변할까요?
'살아있으니까 좋냐? 같이 죽자'는 말도 아니에요.
'여자는 죽었는데 남자는 살았으니까 미안해하라'는 말도 아닙니다.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여혐이 얼마나 위험해졌는지를 알아달라는 겁니다.
 
오유에도 가끔 성추행, 성폭행, 폭력을 당하신 여자분들의 글이 올라오고... 그 글을 보고 같이 분노하시고, 피해자를 위로하고 걱정해주시는 분 많은 거 잘 알아요.
그리고 혹시 위험할까봐 신경 써주시는 남자분들 많은 것도 알아요. 그 분들은 여자가 신체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당할 피해를 예상하고 방어해주시는 거지만
반대로 약하기 때문에 만만하게 대하고, 여자가 겁이 많기 때문에 위협하는 남자들도 있습니다. (겁이 많은 건 위험을 알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어쩔 수 없이 밤에 택시 타게 되는 상황일 때 남자분들은 그냥 목적지 말하고 주무시는 경우도 많은 것 같은데(뭐 개인차 있겠지만)
여자의 경우는 그렇지 못합니다. 자버리면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요. 택시기사님을 예비 범죄자로 취급해서가 아닙니다. 그냥 불안해요.
남자분들도 여사친이나 여친을 택시 태워 보내면서 번호 적고 하시는 분들 많잖아요.
 
'넌 왜 모르냐'고 타박하는 글이 아닙니다. 모르는 게 당연해요. 남자로 태어나서 남자로 자랐으니까요. 그걸 비아냥대는 글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남자들이 군대에서 새벽에 근무 나갈 때 나는 짜증을 1도 모르고 있다가 '아! 밤에 중간에 일어나서 보초 서야해?' 하며 이해하듯이
지금 이 분위기가 여자들에게 얼마나 실질적으로 무서운 일인지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아까 이런 요지로 덧글을 달았을 때 어떤 분이
성대결로 몰아가는 추모현장의 분위기가 문제고, 그거 때문에 남자들이 예민해질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이해해달라고 하셨는데요.
이 사건은 분명히 '여자라서 죽였다고'고 한 성별범죄의 문제이자 혐오의 문제입니다.

제가 회사 남자 사원을 갈궈서 그 사원이 저를 찔렀다면 이걸 여성혐오범죄라고 하지 않아요.
화장실에서, 여성이 들어오기를 1시간이나 기다려서 여성이 들어오자 찔렀습니다.
그때 그 시간에 화장실에 가서 범인을 봤다는 남자분 댓글도 봤는데요. 그 분은 해코지를 당하지 않았어요.
그 남자분이 피해를 당해야했다는게 아닙니다. 이게 성별차이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예요.
그 미친 1놈이 화장실에 들어온 게 남자니까, 지가 쫄려서 그냥 있었던 거잖아요.
 
그리고 '강남살인남'이 거슬린다고 하셨는데... 지금까지 많은 기사에서 '***녀'라는 제목이 많았어요.
심지어 대장내시경을 위해 수면마취를 했던 여성이 의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기사의 제목은 '대장내시경녀'였습니다.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의 성별만 부각했어요. 만약 여자가 의사였고, 남자 환자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할 때 제목도 그럴까요?
지금까지 여자가 피해를 당했으니 남자도 당해봐라..는 미러링이 아닙니다.
**녀라는 표현은 사회에 만연해서 이상함을 못 느낄 정도였는데 **남이라는 건 많지 않아서 이상하신게 아닐까요?
 
'여성혐오범죄'라는 말은 이미 '여성을 혐오하는 일부 남자들'을 내재하고 있습니다.
멀쩡한 대다수의 남자들을 지칭하는 얘기가 아니에요. 여성혐오 안 하시잖아요.
여성 vs 남성 구도가 아니라는 겁니다.

1베의 여혐논리가 절대, 대다수의 남자분들 논리가 아닌 것처럼
ㅁㄱ의 남혐이 대다수 여성의 논리가 아니에요.
'난 아무짓도 안 했는데, 여성혐오 안 했는데' 불쾌하신 남자분들 심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남혐이 아주 불쾌하시겠지만, 그게 남성분들의 안전이나 생명의 위협으로 다가오진 않으시잖아요.
여자들에겐 그래요.


어떤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게 여혐 vs 남혐의 문제로 가서는 아무 것도 되지 않습니다.
이런 혐오의 생산을 방지할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찾아봐야죠.
남자분들에게 '넌 이런 것도 모르냐'고 하는게 아니라.. 상황이 이러니 같이 고민해보자.는 얘기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김의성님 트윗을 다시 인용하면서 글 마칠게요. 같이 생각해봐요.

"문제를 조금씩 알 것 같다. 여성이기때문에 감수하는 위험의 존재는 알면서 그 위험 자체가 얼마나 부당한지, 얼마나 실재적인지, 그것이 주는 공포가 얼마나 끔찍한지 미처 몰랐거나 외면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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