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렸을때 개싸움 말리다가 손가락에 빵꾸 났었는데도 개만 보면 좋아서 어쩔줄 모르는 사람이에요
(어린나이라 왜 손으로 개싸움을 말렸는지는 ㅋㅋ)
평소에 개를 예뻐하지만 함부러 건드리지는 않거든요.
주인 있는 개면 만져봐도 되냐고 꼭 물어보고요.
어느 가게나 공장같은데에 개가 있어도 한번에 확 다가가지도 않고 짖거나 으르렁대면 절대 근처에도 안가구요.
어제 있었던 일인데요.
아는 분 따라 목공 공방에 놀러를 갔었어요.
거기에 키우는 고양이가 있다고 해서 고양이 찾으러 돌아다니고 있는데 밖으로 나갔더니 흰 백구 한마리가 있더라구요.
멀찍이 떨어져서 손으로 안녕~ 하고 흔들었더니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엄청 반기는 겁니다.
그래서 두세발짝 더 다가가서 또 안녕~ 심심해~?
이랬더니 수줍어하면서 꼬리를 멈췄다가 다시 또 살랑살랑 흔들어요.
어이구 부끄러워? 이러면서 근처로 가서 닿지는 않을 거리에 쪼그리고 앉아 말을 건냈더니 또 수줍어하더니 또 다시 꼬리를 흔드는거에요.
겁내지 말라며 손등을 살짝 올려줬더니 코로 냄새를 맡듯이 살짝 코를 대더라구요.
그래서 겁이 많구나~ 하고 있는 상황에
진짜 순식간에 제 손을 물어버린겁니다...
살짝 장난치는 것처럼 물은것도 아니고
개들 싸울때 잇몸까지 확 드러나며 인상쓰는 그 표정으로..
순간 뻥쪄서 응?.. 하다가 손을 뺐는데
(얘가 놔준건지 제가 뺀건지는 잘 기억이 안나네요)
동전만한 핏방울이 바닥에 뚝 뚝 떨어지는거에요.
검지손가락이 피범벅이 되어서 손톱이 나간건지 손끝이 빨갛더라구요.
그래서 아는 분 차를 타고 병원에 가서 주사맞고 치료하고 왔는데 검지손톱 절반정도가 나갔다더라구요.
그냥 좀 너무 어이가 없어서 ㅋㅋㅋ
이 얘기를 주위에 하면서도 제가 어이가 없었어요.
꼬리를 치며 코앞까지도 가만있던 개가 갑자기 물었다니..
이런 상황을 본적도 들은적도 없으니 웃기죠 ㅋㅋ
아는분은 공방에 돌아가서 얘기를 들어봤더니
원래 잘 무는 개라고 했다더라구요.
주인도 물고 누구도 물릴뻔했고 물린사람도 있고..
그런 상황이면 개조심 푯말이라도 붙여주시던지 해야지
당연한듯 아무렇지 않은 듯 쟤 원래 잘 문다고 하니까
이게 무슨 마인드인가 싶기도 하고..ㅎㅎ
물론 묶여있는 개한테 가서 물린 제 잘못이긴 하지만서도
짖거나 으르렁댄 개도 아니고 그렇게 반기던 개가 물었으니 저도 당황은 했죠 ㅎㅎ
어렸을때의 기억은 사라져서 개를 예뻐했었는데
어제의 충격은 아직 가시질 않아서인지 한동안 좀 겁은 날것 같네요.
저처럼 마냥 개가 좋아서 다가가시는 분들이 많으시니
꼬리를 치고 반기는 개가 있더라도 함부러 다가가시지는 않으시는게 좋을 것 같아 정보라고 하긴 뭣하지만 글을 씁니다.
그나저나 제 손은 언제 나을까요..
이제 여름인데.. 벌써부터 힘들어요 하핳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