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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가 책임감을 느끼고, 왜 내가 반성을 해야하는가.
게시물ID : freeboard_13164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159a58
추천 : 3
조회수 : 237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6/05/20 11:59:02
생명부지의 미친 새끼가 범죄를 저질렀다.

댓글이 달린다.

지금껏 대한민국 여성은 데이트 폭력과 강간과 성추행과 기타 등등의 범죄 등지에 노출되어 최악의 삶을 살았고

이건 모두 남자의 책임이다.

조심스러운 말투로 이해해달란 식으로 말하지만, 정작 내용 그 자체는 위와 다를 바 없다.


나는 지금껏 살아오며 단 한번도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다.

누군가를 때린 적도 없고, 여친 앞에선 꼬리 흔드는 개다. 

지하철에서 누군가를 추행하고자 마음이 1% 든 적도 없고.

대한민국 어디에나 있을 법한 20대 남성이다.

그런데 그들은 나를 

'범죄를 저지를 지도 모를 인간.'으로 분류하고 

앞으로 조심해서 행동하길, 이 사건에 대해 경각심과 반성을 하길 원한다.

왜 내가 책임감을 느끼고, 왜 내가 반성해야 하는가.


이 사건은 피해망상으로 여성을 혐오한 조현병 환자가 무고한 사람을 살해한 사건이다.

만약 사회의 시스템에 그 정신병자가 3월에 가출했던 걸 미연에 방지하는 기능이 있었다면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사회와 인터넷 상에 있는 여자 혐오 문화와는 밝혀진 게 없는 현재로서는 별개의 사건이라 봐도 좋겠지.


어느분이 말씀하셨듯, 모니터 뒤에 사람있다.

나는 평범한 청년이다. 대한민국 모든 청년이 그렇듯

그다지 유복한 삶을 살고 있진 않지만 범죄를 저지를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근데 왜 내가 정신병자의 범행에 사과하고 경각심을 갖고 조심해야하는가.


뭐, 여성이 힘든 걸 이해해달라고 한다.

너는 안전지대에 있다고 말한다.

한 번 생각해봤다.

과연 그네들말처럼 나는 안전지대에 있는가.

1년 9개월. 그리고 예비군. 부조리가 있으며 실탄이 지급된다.

무수히 많은 자살로 죽으며, 예비군가서도 죽은 사람들이 있다.

그네들 표현을 빌리자면 나는 운이 좋았을 뿐이다.

내가 안전지대에 살고 있나?

내 삶은 안전지대인가?

본인들의 삶의 위험에는 공감해주길 바라며

왜 내 삶의 위험에는 공감해주지 않는가.


나는 반성하지 않을 것이고 

지금껏 살아온 그대로 똑같이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이번 사건이

부디 모두의 안전지대가 확산되는 결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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