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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자 강남역 추모집회 주최자의 글
게시물ID : freeboard_13187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아름
추천 : 0
조회수 : 212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5/22 18:14:41
안녕하세요,

어제 5/21 있었던 강남역 여성대상 혐오범죄 집회 총괄자 김아영 입니다.


우선, 어제 집회에 참가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 어제 집회를 마무리 지으며..


어제 예상했던 150 명 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와주셨습니다.

예상했던 인원 수 보다 1.5배 - 2배의 물품을 당일 추가 구비해두었는데, 

(우비 350 벌, 국화 300 송이, A4 용지 500 매, 책자 210매 등)

모든 물품이 소진 되었고, 저희가 준비한 물품 수량 보다도 훨씬 많은 인원이 모여주셨습니다. (500분 이상 추산)

늦게 오셔서 물품을 받지 못하신 참가자 분께는 죄송한 마음입니다.


집회를 주최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참가 해 본적도 없어서 혹시나 잘 못해내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많았습니다.

집회 시작을 공지하며, 예상보다 훨씬 많이 와주신 참가자 분들 앞에서니,

너무 감사한 마음에 감정이 벅차올라, 추모사를 읽으면서 많이 떨었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때문에, 심지어 급히 준비했던 소형 확성기의 소리가 좋지 않아서,

뒤에 계신 많은 분들께서는 잘 안들리셨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 기울여 주시고, 모든 분들이 안내드린 진행 방식대로, 

오로지 피해자를 추모하는 목적과 피해자를 기리는 마음으로,

단 한점의 소란 없이 집회 진행을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까지 질서정연하게 현장을 유지해주신 모든 분들 덕분에,

쓰레기 한점 없는 현장에서 진행 일동(저를 포함한 모든 질서유지인) 모두 긴 여운이 남았습니다.

집회 진행에 가장 큰 도움을 주신 모든 질서유지인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집회 현장과 주변정리를 너무 깨끗하게 해주신 모든 참가자 분들께 감사합니다.



+)

- 책자를 배부를 못받은 분들께서, 책자 내용을 올려달라고 많이 요청해주셨습니다.

책자 내용은 빠른 시일 내에 이곳에 올리겠습니다.

- 모금 금액과 집회 진행을 위해 사용된 모든 내역 및 영수증 증빙, 입금내역 출금내역 또한 빠른 시일 내에 이곳에 올리겠습니다.

 (너무 많은 일이 한꺼번에 들이닥쳐 몇 일 미뤄질 수 있는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2. 저의 소속과 신상정보에 대한 허위 루머와 관련하여,

 

집회 개최 전부터 제가 누군지에 대해, 또 저의 소속에 대해 논란이 많았기에, 

지난 5/19일 제가 본 집회의 총괄을 맡기로 결심 한 후 '추모집회 주관 및 집회의 목적 관련 공지' 글을 올렸었습니다.


어제 현장에서 수많은 언론 취재에도 밝혔고, 

지난 공지글에서도 언급 했듯, 저는 아무런 커뮤니티 혹은 특정단체와 무관한 한 개인입니다


5/19 '추모집회 주관 및 집회의 목적 관련 공지' 글 中, (링크: http://cafe.daum.net/genderside/gBsa/2


저는 워마드 운영진이 아니며, 어떠한 여성 커뮤니티의 운영진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어떠한 정치 집단에 소속되어 있지도 않은,

그냥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에서 회사를 다니며 살고 있는, 

하루하루가 여러분들이랑 다를 바 없는 한 사람입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소속' 이란, 해당 집단의 운영진 혹은 주최진에 '소속되어있지 않음' 을 뜻합니다.

제가 이번 집회에 대한 소식을 알게 된 경로 또한 여러분들과 같습니다.

저의 경우 개인 SNS 를 통하여 이 소식을 접하였고, '강남역 추모집회 까페'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지원 메일을 해당 카페 개설을 해주신 분들께 보냈습니다.

합법적인 집회 진행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이게 된 여러 지원자들과 논의를 하던 도중에,

추모 집회의 '주최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해당 추모집회가 정말, 아무런 정치색깔 혹은 어떠한 커뮤니티의 색깔도 띄지 않은,

오로지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한 추모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제가 지원하였고, 집회를 준비하고 계신 모든 분들과 상의 끝에 총괄을 맡게 되었습니다.


다시금 말씀드리지만, 저는 어제 오신 500명의 참가자들과 다름없는,

지극히 평범한, 단지 이번 '강남역 여성혐오 범죄'로 인해 희생된 피해자의 죽음이 너무나도 슬픈 한 사람일 뿐입니다.


3. 저에 대한 악성 게시물에 대하여,


계획한 것 보다도 큰 규모로 진행이 되었고,

예상한 것 보다도 더욱 무탈하게, 평화롭게,

참가자 전원이 모두 한 마음으로 피해자에 대해 추모하는 뜻깊은 시간을 시간을 갖게 되어

모두에게 감사하고, 또 저 스스로에게도 후회없는 결정을 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집회가 끝난 이후, 남성들이 주로 하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뉴스 인터뷰에 나온 저의 실명과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허위 사실, 인신공격, 도를 지나친 성적 모독, 심지어 '살해협박'이 담긴 내용이 난무한 상황이어서,

마음이 매우 괴롭습니다.

거론할 가치조차 없는 인신공격과 성적 모욕뿐 아닌, 

상당히 많은 게시물에서는 '저의 외모' 또한 다시금 평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모에 대한 평가라니요..

여성외모에 대한 평가 또한 좋은평가건 나쁜 평가건간에 엄청난 폭력인것을 어찌 모르십니까.

참담한 심정입니다.


저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주 접속하는 편이 아니기에, 

이러한 사실조차 조금 전 지인들을 통해 전달받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평소에 그리 가깝지 않던 지인들도, 

해당 소식을 저에게 전달해주며 걱정을 해주고 있습니다.


우선 저를 걱정해주시는 모든 분들,

비록 일면식도 없지만, 본인 일처럼 걱정해주시고 분노해주시고 

도움 주시는 모든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해당 집회 주최를 맡기로 결정 한 후 이러한 일들은 어느정도 예상했던 부분이기에,

최대한 침착하게 해결해 나갈 예정입니다.


저의 가족과 지인을 포함하여 저의 신변에 대해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괜찮습니다.

아직까지는 살아남았고, 또 최선을 다해 살아갈 것 입니다.


저는 비록 보잘 것 없는 한 개인이지만,

저는 비록 그들이 퍼뜨리는 허위 정보에 나와있는 '어떠한 단체들의 수장' 이 전혀 아님에도,

저와 같은 마음을 가진 수 많은 분들께서 함께 해주고 계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이러한 공격을 당하면서, 마음이 가장 괴로운 것은,


제가 또 다른 여성의 죽음을 슬퍼했다는 이유만으로, 

제가 또 다른 여성의 죽음을 추모했다는 이유만으로,

제가 이번 '여성대상 혐오 범죄' 에 대해 가슴아파했다는 이유만으로,

제가 여자라는 이유로, 온갖 성적 희롱과 폭력을 당하게 되었고

또 다시 '여성 혐오' 와 '여성 폭력' 의 표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여성 차별이 사라지길 바랍니다.

여성 혐오가 사라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아영 드림.



(본 글을 다른 커뮤니티에 출처를 밝히시고 퍼가셔도 괜찮습니다.) 

출처 http://m.cafe.daum.net/genderside/gBsa/9?listURI=%2Fgenderside%2FgBsa%3FboardType%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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