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떠날 때 말했죠 지금 아무것도 없는 내가 많은 경험과 돈을 벌어 기반을 다지고 더 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실은 그런 사람이 되어 당신 앞에서 당당하고 당신 옆에 서고 싶어서 였습니다
당신이 힘들 때 어찌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내가 곁에 있다고 나아질까? 위로는 되겠지만 그 뿐이지 않을까? 가지도 못하는 주제에 그저 말 뿐인 위로가 오히려 당신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지금 당장 가지 못하는 나는 과연 그 사람을 좋아할 자격이 있을까 그렇게 밤을 지새운 적도 여러 날 입니다
지금 전 당신을 보러 갑니다 당신이 더 힘들어졌다는 소식을 들어서입니다
당신 때문에 가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힘들어 할 모습을 멀리서 상상하는 내가 너무 한심하고 괴로워서 입니다
당신이 내게 반가워해주었으면 고마워해주었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부담스러워해도 껄끄러워해도 괜찮습니다 그저 내가 당신을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나름 쌓은 기반이 아깝지 않냐고 다들 묻습니다 그것들은 당신에 비하면 내겐 의미가 없는 것들입니다
그 것들은 내가 호주에 다시 돌아와 쌓을 수 있지만 지금 당신에게 가지 않아 생기는 후회는 무엇으로도 돌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것들을 포기하고 왔으니 당신에게 요구하겠다 라는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생각보다 당신이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고 내가 돌아옴을 의아하고 이상하며 오히려 멍청하게 여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난 지금 당신이 힘들 거라는 그 생각하나에 너무 힘이 듭니다
아무런 힘이 되지 않아도 혼자 있는 당신 옆에 있고 싶습니다 우리 사이가 전과 같이 그저 애매한 관계로 지속될지 아니면 발전할지는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