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든다.
어느덧 서울에 올라온지 5개월 정도 지났다.
처음 목적과는 완전히 반대로 흘러가고 있는 지금, 내가 선택한 길이지만 무척이나 힘들다.
한달에 월급 130을 받고
과외 45만원 영어과외 10만원 교통비 5만 5천원 휴대폰비 7만 5천원 방값 22만원을 빼고 나면 40만원이 내 손에 쥐어진다.
어차피 없을 미래를 위한 저금에 현재를 얽매이지 말자였던 내 신조는 없어진지 오래이고, 몇달 남지 않은 입시를 위해
공부에만 전념하기 위해 40만원을 다시 반으로 쪼개서 운이 좋으면 20만원은 저금을 하고,
남은 20만원은 밥값, 화장품값에 다 쓰기도 빠듯하다.
힘이 은다.
예전같으면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것을 원망했겠지만
이제 어느정도 세상을 알아버린 내가 원망할 곳은 어디도 없다.
가족을 버리고 간 아빠를, 빚에 허덕이는 엄마를, 빚만 남겨주고 떠난 아저씨를, 놀다가 이제서야 학교를 간 오빠를
집에서 탈주를 해버린 나를 원망할 수도 없다. 원망할 힘도 남아있지 않고.
시간을 쫓지 않으면 엿되는 게 이제 압박이 되어 나를 옥죄어오고 집중력을 흩트린다.
그렇다고 씨발 잣같은 세상을 원망할 수도 없고 원망을 한다면 어디에다가 해야하는 것이며
도대체 무엇을 원망해야하는 거지?
부럽다. 너가.
학교 졸업하고 편입하고 공부만 하는 너가.
체력이 안되 알바를 그만두고 학원만 다니는 너가.
생계 책임을 떠안지 않은 너가 부럽다.
나는 인간관계의 기본인 타인과의 밥 한끼조차 삼일을 굶어야 할 수 있는데
그마저도 내가 사는것도 아니고 더치페이로나마 인간관계를 꾸려 나갈 수 있는데
나도 동생들한테 떡볶이 한끼라도 사주고 싶은데
내가 굶어야 된다는 생각에 매번 포장마차를 지나며 망설이는 나인데
영화는 개뿔 굿 다운로더와 불법 다운 사이에서 매 순간 고민하며 포기하는 나인데
키와는 반대로 점점 엄지공주가 되어버리는 것 같은 나인데
주인집 아주머니가 해놓는 맨밥을 훔쳐먹는게 나인데
세상은 이 그지같은 자본주의는 남들과의 비교를 멀리하라 하지만
일터와 학원에 있는 매 순간순간이 나를 비교하게 만드는데 어찌하나............
흐아
몸이 지쳤다.
평일엔 풀 알바를 뛰고 주말엔 학원을 가고 잠은 자도자도 부족한 것 같고
피곤하고 그냥 다 포기하고 싶은데 또 미련하게 포기는 못하고... 흐아......아.....
곧 있으면 출근인데 가기 싫다.
내가 싫다. 소멸해버리고 싶다.
힘들다ㅏㅏㅏㅏㅏㅏㅏ란 말로 부족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