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리뷰/스포주의] 곡성에 대한 리뷰
게시물ID : movie_578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이유어른유
추천 : 4
조회수 : 94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5/25 22:31:59
옵션
  • 창작글

스포주의/ 곡성 리뷰

안봤다면 발걸음을 한발짝 물리자.

오랜만에 흡입력 착착 감기는 영화를 보고 왔더니 아직도 마음속 잔여물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아니 한동안 제법 남아있을 것 같다. 이번 '곡성'은 코미디이면서도 스릴러고 공포이며 미스터리한 영화였다.

왜 많은 사람들에게 '?'를 남긴 영화인지도 알 것 같았다. 기존의 영화처럼 딱- 통쾌하게 떨어지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를 남기는 영화치고 묘하게도 찝찝함을 전혀 남기지 않았다. 깔끔하면서도 묘~한 맛이랄까? 이유로는 내 나름대로의 답을 그 안에서 찾을 수 있으면서도 다른 멋있는 답이 있을 것 같기 때문이었다.

쿠니무라 준과 곽도원 천우희 황정민 심지어 조연들, 아역배우마저도 연기는 다큐를 보는 것 처럼(지루하다는 것이 아닌) 그야말로 생생한 배우들의 냄새가 아닌 배역들의 냄새가 배여있었다.

황정민을 보면 사실 다른 영화들을 볼 때 황정민이라는 느낌이 있었지만 곡성의 일광의 모습에서는 저는 황정민의 모습이 아니라 일광이 보였다.

쿠니무라 준과 곽도원에게는 말없이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 이유로는 저의 말재간과 일천한 지식으로는 표현할 길도 평가할 방법도 없었다고 생각 된다. 뭐 아역배우는 말할 것 도 없었다. 저거 어린아이 맞어? 한 30년 배우 생활한 사람이 빙의된 것 같았다. 그 검은사제들의 박소담 이후로 전율을 느꼈다.

한 마디로 배우들의 연기로는 걱정 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엄청 빡세기로 유명한 나홍진 감독에서 촬영한 모든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제 본론으로 가서 작품이 무엇을 이야기하는 가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다른 답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기에 의견이 분분할 것이고, 필자 역시 딱 무엇이 확실하다 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감독이 내고자 하는 답은 감독만이 알고 있겠지요. 하지만 반드시 감독의 답이 확답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감독이 대중에게 작품을 던진 이상 답은 하나가 아니라 수많은 답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적어도 이 작품은.

그래서 서론은 접고 저의 생각을 말하자면 많은 사람들이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의심'이다. 뻔한답이다. 그렇다. 필자는 쉽게 생각하기로 했다.

스포이지만 필자는 답을 막바지에 쿠니무라 준이 연기한 일본인과 부제와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직접적으로 언급은 하지 않겠지만. 이 전체 영화를 관통하는 것은 이야기 초반의 '카더라'부터 막바지 천우희와 곽동원의 갈등, 부제와 일본인의 대화까지 전체적으로 의심이 들어가 있다.

이 이야기와 가장 밀접한 이야기는 흑사병이라고 생각한다. 그 당시에는 정체불명의 죽음의 병. 유럽의 인구를 박살내버린 전쟁보다도 무서웠던 흑사병. 사람들은 그 공포에 질렸었다. 당시 과학이 발달한 것도 아니고 그들이 가진 해결책은 미신에 의존하는 등등....공포로 의심을, 의심으로 책임을 전가할 희생양을 찾았다. 결국 유대인, 한센병 환자, 거지, 외국인 등을 학살하기 이른다.

사실 이 영화에서 이 병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나오지 않는다. 그저 '추론'할 뿐이다. 무당의 말, 마을 사람들의 말, 말말말...

결국 조그만한 단면적인 정황과 마을사람들의 말, 곽도원의 의심 그리고 무당의 말이 합쳐져 집단 광기가 완성된다. 그 광기는 외지인(쿠니무라 준)을 죽이고 만다. 그런데 결국 나중에는 일광의 말에 천우희를 의심하고 천우희의 말을 무시한 채로 일광의 말대로 행동한다. 뭐 그 끝이야 말할 것 도 없다.

진짜 범인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냥 단순히 원인모를 돌림병일지도 모르고 쿠니무라 준은 죽은 것인지 산 것인지 모르겠다. 애초에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쿠니무라 준 자체가 의심이고 전염병이고 악마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만들어낸 환상. 외지인에 대한 배타심. 복합적으로 만들어진 사람들이 범인이기를 바라는 희생양일지도 모른다.

이런 모습은 사회 곳곳에서 발현된다. 연예계에서도, 정치판에서도 어쩌면 그냥 일상에서 가장 빈번하고 강력하게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정확한 정보가 빈약한 상황에서 두려움과 공포가 어울어져 만들어지는 환상. 그것이 진짜 영화에서 보여주고 싶은 공포가 아닐까 필자는 생각한다.

----------------------------------------------------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왜 놀라느냐? 어찌하여 너희 마음에 여러 가지 의혹이 이느냐?"

"내 손과 내 발을 보아라. 바로 나다. 나를 만져 보아라. 유령은 살과 뼈가 없지만, 나는 너희도 보다시피 살과 뼈가 있다."

의심은 형체없는 형체를, 그 형체는 나를 잡아먹는다.

* 페북에 올리면서 약간 수정한 것을 다시 올렸습니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