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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가 몽골에 대하여 살아남은 이유는 말입니다.
게시물ID : history_121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etraisol
추천 : 12/4
조회수 : 2564회
댓글수 : 27개
등록시간 : 2013/10/20 10:03:48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istory&no=12163&s_no=12163&page=1

아랫 글에 (위 링크의 글) 적어주신 고려님의 답글에 대한 글을 이어 적어보자면

더도 덜도 아니고 지정학적 여건이 더해진 정치적인 요인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몽골항쟁과 외교노력이 몽골 상대로 무슨 성과를 올렸냐, 결국 민초들을 죽어나가고 국가는 무능했고, 어떤 장군은 북방영토를 들어 항복했지 않느냐,'

라는 것이 너무 일방적이라 평하시는데 아닌 말로 사실이 이러한 것을 무어라 평가하겠습니까?

물론 이렇게 축약하신 고려님도 아시겠지만 1232년 8월부터 그 해 말까지 전개된 몽골과의 2차전 이후에 고려의 정예병들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누굴 지키고 있었는지요?

왜 고려군이 수성전과 비 정규전을 고집했겠습니까? 방책이 없습니다. 물론 야전에서의 몽골군을 상대한다는 것은 왠만한 작전 수행 능력과 전략적 운용 능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이상 무모한 일이라지만 애초에 제대로된 중앙군을 위시한 정예병과 장수들이 그 들의 사병과 함께 전부 강화도에 들어가 정권 유지에만 매달리고 있던 상황에서 어떠한 선택이 가능했겠습니까?

외교적 노력도 그렇습니다, 고려왕이 몽골로 기어들어가야 한다는건 아닙니다, 분명하게 말씀드리지만 몽골의 요구는 지배층 자제의 입질, 호구조사의 보고, 몽고군 원정시의 조군, 원에 대한 식량과 물자의 공납, 다루가치의 주재, 역참의 설치 등 이른바 6사(六事)입니다, 말씀하신 외교적 능력이 있다면 이러한 문제에 있어 충분히 상호간에 조절이 가능하여 전쟁을 피할수도 있었겠지요.

고려가 살아남은 이유는 고려가 대단하고 위대한 국가이거나 몽골과의 전쟁을 벌이는 그 과정이 대단해서가 아닙니다, 그저 몽골의 정치적 상황이 고려를 지우지 못하게 만들었을뿐입니다, 당장 고려가 지워지고 직할령으로 편입이 된다면 누가 이득이겠습니까?

적어놓으신 대로 고려가 직할령으로 편입이 된다면 여몽전쟁의 주력을 담당한 동방3왕가의 입김이 쎄지고 대칸의 자리를 동생에게 빼앗길지 모를일인것은 둘째치고 고려는 고구려를 계승하는 국가로서 만주에 있어 명분이 있습니다, 즉 고려를 정벌하였다는 것은 만주의 정치적인 구조에서 어느 정도 우위를 차지할수 있다는 더 나아가 동방3왕가를 끌어낼수 있는 카드를 얻었다는말입니다. 더군다나 이러한 가치는 명분이 동생보다 떨어지던 쿠빌라이로서는 고려가 가진 지리적, 정치적인 가치과 더불어 고려와의 화친을 거부할 이유가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더군다나 원종이 쿠빌라이를 선택한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유목민적 전통에 철저한 아릭 부케와 한족이나 다름없던 쿠빌라이 누구를 선택하겠습니까?

최소한 말은 통할 상대를 골라야 하는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화친의 결과는 고려가 원해서 얻은게 아닙니다, 몽골이 원해서 내려진 선택이지요. 부마국과 황금씨족을 왜 내려주었겠습니까? 당연히 힘입니다, 고려가 명분이든 국력이든 힘을 가져야 몽골이 원하는 데로 눈엣 가시같은 동방3왕가를 견제할수 있는것입니다, 

공물 상납을 조절하고 하는 것은 부마국이 아니라 제후국이라도 가능한 권리입니다, 받아들일지 아닐지는 확답이 없지만서도 이건 당연히 행사할수 있는 일입니다, 

영토를 돌려받은 것은 원종이 쿠빌라이에게 찾아갈 당시 부터 청원하던 일입니다, 외교적 노력으로 돌려받았다기 보다는 당시 만주에서 벌어진 나얀의 반란에 따라 한반도의 서경보다는 요충지인 요동으로 옮기는게 낫다고 판단했고 여기에 더하여 끊임없이 올라오는 고려의 지리한 요구에 따라 돌려준것 뿐입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전 여몽전쟁 혹은 대몽항쟁 당시의 고려를 무조건 적으로 폄하하거나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분명한 사실은 당시 쿠빌라이가 동생과 대칸의 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이지 않고 있었다거나 동방 3왕가에 바로 인접한 위치에 고려가 있지 않았다면 얼마든지 고려가 몽골의 직할지로 편입되었을거라는것입니다.

송나라나 금나라 같은 나라들이 고려보다 제대로 못싸운것은 아니지않습니까? 이후에 유럽 원정을 보더라도 그 들이 대단한 전과를 거두었기에 원정을 포기하고 돌아온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말 그대로 이건 고려의 사정이 있는 것입니다, 고려만이 가지고 있는 중요성이 있기에 고려라는 국가를 지우지 않은 것 뿐이지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요.

'수당에 맞선 고구려를 계승했다는 고려가 거란대군을 물리치고 국제적 균형을 조정하는 국가로 있었던 그 자부심과 자주의식, 몽골에 40년항쟁한 국가라는 것. 그 의의를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라는 말씀 틀린것은 아닙니다만 그 글은 고려의 노력을 모두 부정적으로 보자는 글이 아니라 현실을 보자는 글입니다, 아무리 좋았던 한때를 생각하더라도 결과는 이렇습니다, 아무리 좋은 과정을 생각해도 결과는 변하지 않습니다.

고려가 외교적이나 군사적으로 대단히 성공을 거두었기에 몽골이 한 발 물러난 것이 아니라 더 이상 물러날 길이 없던 고려가 몽골과의 화친을 택한것입니다.

이 화친의 댓가는 고려의 능력이 아니라 가치이지요.

지금 막 일어난 터라 참 두서가 없고 빼놓은 부분이 있을지 모르나 답변을 드리자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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