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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컴퓨터 잘하니까?
게시물ID : soda_12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빵수군
추천 : 26
조회수 : 3503회
댓글수 : 65개
등록시간 : 2015/09/04 22:15:53
수개월전까지 서비스계에서 자재관리하다 최근 IT관리직으로 이직한 유부징어예요.

단맛빠진 트레비? 정도 될 듯 싶은데 썰한번 풀어볼게요.
이하는 물을 많이 마셔 위장에 탄력이 없어서 음슴체..


베오베에서 찍사얘기 보니 생각나서 씀.
본인.. 수년간 서비스직에 있으면서 전공을 알리기 위해 여러모로 컴퓨터 잡기술을 알리며 살아왔음. 
언젠가는 이바닥을 떠날 수 있을거라 굳게 믿으면서..
경험삼아 이거저거 많이 해줬는데, 싫어하는 사람 아니면 왠만하면 다 해주는 편임.

평범하게 들숨 날숨을 반복하던 어느날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음.. 전화의 주인은 약 3년전 일하다 그만두고 다른곳으로 이직한 여성. 주변에는 되게 쿨한척 하지만 자기 잘못된거 지적하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한번 충돌하고는 가까이 지내지도 않았음.
참고로 나 결혼한다니 청첩장 달라길래 줬는데 쌩까고 다음에 커피한잔 줌 ㅎ..

안그래도 전날 부재중 통화를 봤는데 촉이 왔음.

이녀석은 지난 4년간 나한테 전화를 한번도 한적이 없었으니까(...)

정신무장 단단히 하고 전화 받음.

그녀어언..(이하 그해) : 오빠 안녕? 잘 지내?
나징 : 어~ 그래 잘 지내지 넌?
그해 : 나도 잘 지내지~ 오빠 나 다음달에 결혼해 호호~
나징 : 오~ 카스봐서 알고 있었디 축하한다~
그해 : 호호~ 고마워 오빠~ 그건 그렇고 나 오빠한테 부탁이 하나 있는데 들어줄거지? 

(그럼 그렇지...ㅋ)

나징 : 어~ 당연히 부탁은 그 부탁이 뭔지 들어보고 결정해야지 ㅋㅋㅋㅋㅋ

그해 : 어어... 실은 결혼식에 쓸 편집 영상이 필요한데~
이거 사진찍어준 스튜디오에 이야기하니 십만원 달라고 하더라구~ 오빠가 컴퓨터 잘 하니까 오빠가 좀 햐주면 안돼?




아... 정말이지 옆에 있었으면 조용히 주먹이 어깨까지 올라갔을 멘트 (-_-)

결혼식 안간 사람한테 부탁하는것도 철판인데 그것도 그 이유가 돈쓰기 싫어섴ㅋㅋㅋㅋㅋ

지체없이 나간 대답은,

나징 : 어 안돼 ㅎㅎ
그해 : 으응? (약간 당황) 
나징 : 그거 큰화면에 뿌리는거라 생각보다 인코딩도 오래걸리고 툴이나 코덱 안갖춰놓으면 하나하나 구하는데 드는 시간도 무시 못해. 딴거보다 하는사람이 하면 한시간이면 끝날거 내가하면 하루도 더 걸릴거. 난 못해 업체 맡겨.


** 그래도 최대한 봐주면서 적당히 거절하려고 했음. 어차피 부조는 주고받는거라 안받았음 안주는게 인지상정인데 처음부터 무리한 부탁이었음ㅎ..
 어쨋든 기가 차오르면서 부글부글하지만 젠틀하게 받아줌...

그런데 다음 멘트가... ㅎ

그해 : 에이 그러지말고~ 인터넷 찾아보니까 쉽던데~ 그거 몇가지만 찾아가지고 하면 금방 한다던데~
오빠가 컴퓨터 잘하니까 좀 해주면 안돼?



따악 여기서 빡침이란 내용물을 간신히 씌우고 있던 젠틀함이란 포장지가 burn out됨.

결국 내용인즉.
10만원 아끼려고 나한테 부탁한다.
내 결혼식에 참석했는지 여부는 잊었다.
만들기 쉽다=해줘봐야 결과물이 이모양이냐라는 소리 듣기 십상.



 나징 : 쉬우면 니가 하지?
업체에서 십만원 부른거 보면 같은 고객이라고 참 싸게 부른거같은데 그거 아끼려고? 그거 한번이라도 해보면 안하던 사람은 십만원 줘도 하기 싫은 작업이다
정 싸게 하고 싶으면 파워포인트에 사진 붙여서 슬라이드쇼를 돌리든지 니가 알아서 해봐.

어버버 하는데 그냥 끊어버림.


그리고 카톡 카스 다 차단.
결혼식에 뭘 썼는지 뭐했는지 잘 사는지 어떤지 하나도 안궁금함.
그냥 귀찮은 떨거지 하나 떼버렸단 후련함만 남음.ㅋ
  


쓰고보니 본인만 빡치고 하나도 안 사이다네요;

다음엔 이산화까스 한잔 더 마시고 올게욤 ㅋ
출처 본인의 ex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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