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제 1차 세계대전을 치루면서 전쟁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여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돈을 빌렸다.
전쟁에서 패함과 동시에 독일 정부는 승전국에게 엄청난 배상금을 갚아야 했지만
국민들에게도 거액의 빚을 지고 있었다.독일 정부는 국내의 빚을 갚기 위해 가장 손쉬운 방법,
그러나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내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즉 돈을 마구잡이로 찍어내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전쟁 때 모든 것이 파괴되어 물자는 극히 부족하데 돈은 마구잡이로 찍어대니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돈 가치는 끝을 모르고 추락하기 시작했다.
1923년 11월 경에는 빵 한 조각이 8백억 마르크, 쇠고기 한 조각이 9천억 마르크, 맥주 한잔에 2천 80억 마르크에 이르렀다.
전쟁이 시작됐을 때의 환율은 1 달러 당 4.20마르크였으나 종전 후 계속 오름세를 보이더니
23년 1월 초 드디어 1만 마르크를 돌파했고, 7월에는 16만 마르크로, 10월에는 2천4백20억 마르크로 치솟다가
11월에는 1달러를 얻기 위해서는 4조 2천 억 마르크를 가져야 했다.
노동자들은 하루 일당으로 손수레에 가득찬 지폐를 받아 가게로 몰려들었으나
그 돈으로도 살 수 있는 물건은 거의 없었다.
돈 가치는 끝도 없이 떨어져 사람들은 성냥대신 지폐에 불을 붙여 담배를 피우며
물자를 절약했다고 말했으며 돈이 하도 많아서 벽을 벽지대신 돈으로 도배하는 것이
물자를 더 아끼는 것이었다.
또 바구니에 돈을 가득 담아두면 도둑들은 돈은 모두 버리고
바구니만 훔쳐가기도 했다. 돈이 워낙 가치가 없어 훔쳐가도 귀잖기만 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 때문에 고액권은 계속 남발되었고 1923년 11월에 발행된
50조마르크짜리 동전과 1백조 마르크의 지폐는 세계 역사상 최고의 고액원으로 기록되었다.